수상한 중고상점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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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의 주인공은 히구라시다. 그는 28살로 친구 가사사기와 변두리에있는 중고상점에서 일한다. 개업한 지는 2년이 되었지만, 가게의 매출 상태는 2년 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어느 날 고가의 가구와 장식품 을 팔겠다는 미나미 리호의 연락을 받고, 그 곳에서 중학교 1학년이던 리호의 딸 미나미 나미를 알게 된다. 아버지의 물품이었던 물건을 모조리 팔아버리는 엄마에게서 장식품을 가져오기 위해 몰래 트럭에 타는 미나를 알게 되면서, 가사사기와 히구라시와의 인연은 시작된다. 




가사사기는 중고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려는 (정확히는 청동상 속의 사진을 태우려는) 범인을 추리하고, 물건을 배달하면서 알게 된, 신목의 사건(수령을 자랑하는 신목에 도끼를 찍고 협박 문구를 새긴 범인) 과 절 집에서 새전함 속 돈을 훔치려는 범임을 추리하지만. 그의 추리는 언제나 빗나간다.  그런 가사사기의 진면목을 모르는 나미는 항상 그를 존경어린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를 신뢰하는 나미를 낙담시킬 수 없던 히구라시는 가사사기 몰래 항상 뒤에서 사건을 추리해나간다. 








중고상점에서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아버지의 물품을 지키려는 나미와 자개 공예를 동경했지만, 결국 자신이 갈 곳은 아니라는 생각에 포기하려는 사치코의 이야기, 양아들로 들어가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던 소친의 고백 등은 조금씩 다르지만, 삶에서 느껴볼 수 있는 감정을 보여준다.



가사사기는 항상 "한 수만 읽으면 된다"는 말을 빠지지 않고 하지만, 체스에서의 킹을 잡겠다는 구호인 "체크메이트"의 성격의 풀이는 내 놓지 못한다. 해결은 항상 히구라시의 몫이다. 히구라시와 가사사기 두 사람의 추리는 한 사건을 풀이하는 데, 발상의 전환을 불러온다. 가사사기의 추리는 아주 틀려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사사기의 추리는 마지막 귤나무가 자라는 절집에서 뒷걸음치다 쥐를 잡는다는 속담처럼 소친의 감정을 맞추기도 한다. 물건과 인생 그리고 사건을 절묘하게 섞어놓은 수상한 중고상점은 오래된 중고를 판매하는 상점에서 사건 해결이라는 현재 진행형의 이야기들과 어울려 색다른 느낌을 준다.   











원하는 일에 선뜻 발을 담궜지만, 해보니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다. 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면, 두 번 째장 쓰르라미가 우는 계절에서 사치코의 이야기가 공감이 갈지 모르겠다. 볼드리지의 법칙에서 "무슨 일에 말려들지 사전에 알고 있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을 것이다" 라는 말처럼 시작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과 겁을 내고, 포기하는 것은 천지차이기 때문이다. 수상한 중고상점의 사건추리에서 사치코의 이야기는 픽션이지만, 직업을 고민하게 되는 누군가에게는 잔잔한 울림이 될 것 같다. 그 밖에 부모님과의 추억의 물건을 말하는  미나의 이야기, 성범죄 피해자 스미에의 이야기가 함께 한다.  중고상점의 흠짓과 다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썩 잘 어울리는 수상한 중고상점은 표지만큼이나 따듯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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