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헤어웨어 이야기 - 신화에서 대중문화까지
원종훈.김영휴 지음 / 아마존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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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헤어웨어 이야기]라는 책을 보자마자. 메두사의 뱀의 머리가 생각났다. 전 세계에서 머리와 연관된 가장 유명한 이야기가 메두사가 아닐까 하는데, 역시 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신화 part에서는 명품 패션 브랜드의 베르사체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베르사체의 심볼이 메두사라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심볼은 뱀의 머리카락을 뺀 메두사 얼굴의 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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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체의 메두사에서 뱀의 머리카락은 사라지고 모호한 이미지로 남는다. 그러나 표정을 알 수 없는 시선에서는 어떤 권위가 엿보인다. 베르사체가 메두사를 상징으로 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두사는 자신을 바라보는 모든 존재를 단닪나 돌로 만드는 괴력의 소유자였다. 이처럼 "황금빛 메두사의 베르사체 패션은 보는 사람을 압도할 만큼 아름다운 힘을 가지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도발적인 상징이었다. 





신화 속에서는, 어린 시절 심리적 불안 요인으로 머리카락에 강박적 집착(머리카락을 먹는 등의 행위)을 하는 라푼젤 증후군처럼 라푼젤의 머리 묘사와 의미를 더한다. 젖은 긴 머리로 뱃사람들을 유혹하는 세이렌의 신화 이야기도 있다. 이 외에 변발로 이어진 몰골과 고려 그리고 청나라의 동양 헤어 이야기도 확인할 수 있다.



헤어 웨어 이야기 중에서도 "인형의 헤어 세계"에 다룬 짧막한 부분은,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바비 인형의 머리는 금발과 흑발을 떠나 헤어 스타일과 패션 코디를 함께 스타일링할 수 있어서 헤어 웨어 외에 전체적인 느낌을 가지는 데 좋았다. 또, 인형에 대한 추억은 현재 진행형이어서, 어린 아이들, 어른 할 것 없이 인형이 주는 감각적 상징과 추억에 저절로 빠지게 한다. 



바비 인형에 이은 "양배추 인형"은 "헤어 스타일"이라는 주제에서 인형이라는 물체에, 인간의 헤어 스타일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인형"이라는 주제로 책이 출간되면 더 좋을 것 같다. 세계 헤어웨어 이야기에서 세계 "인형"이야기라는 주제로 더 많은 이야기 거리를 만들면, 인형의 패션과 세대 별 유행하던 인형의 역사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세계 속 머리카락 이야기에서 헤어 스타일과 함께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패션이다. 패션과 헤어 그리고 역사의 이야기는 주제를 다방면으로 두고 읽을 수 있어서 특히 새롭다.



인간에게 있어서 머리카락은 미의 효과 뿐 아니라 권위, 감정, 스타일, 문화 등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 상투, 일본의 게이샤, 17세기 유럽의 귀족 머리 퐁탕주, 지금도 유행하고 있는 클레오파트라의 헤어 스타일(직각 머리)등은 결국 전통에서 이어진 하나의 드라마다. 역시 인류의 시간 속 헤어 웨어는 블랙홀 같은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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