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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평점 :

내면이라는 심리학적 접근이 명상과 만나 생각지 못한 결론을 내리는 책
page.13
행복을 방해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우리의 내면아이다.
유년 시절의 모든 상처를 지닌 내면아이는 우리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덜거덕거림을 멈추려면 내면아이를 치유해야 한다.
주인공 비요른 디멜은 43세이다. 모든 것은 부모탓이다. 이런 인식을 품고, 부부문제와 미래의 불안감, 일상적인 예민함과 살인 여러건의 책임을 모두 부모에게 전가한다. 사소한 일에도 금방 자제력을 잃는 비요른, 그는 변호사이다. 자신이 짜놓은 거짓에서 살고 있는 그는 실종된 마피아 보스 드라간을 변호했으나, 반년 전 그를 살해했다. 그래서 드라간의 이름으로 그의 범죄 조직을 계속 운용 중이다. 그래서 비요른은 마피아와 경찰의 레이더를 피해야 한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명상으로 다스리려 한다.(정확히는 그의 아내 카타리나의 강요에 의한 요쉬카 브라이트너와의 상담이었다.) 그는 그 상담 자체가 자신의 내면아이에 매우 깊이 몰두하는 첫 걸음이 될 줄 몰랐다. 6개월 전, 살인을 그만두게 되었던 일, 그러니까 명상 살인을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조만간 재개하게 될 내면 아이에 대한 이야기였다.
마피아의 보스를 죽인 살인사건은 아내 카타리나는 모른다. 드라간을 살해하고 그의 심복 보리스를 자신의 건물 아래 위치한 유치원 지하실에 포로로 잡아두었다. 안락한 그의 세상을 당장 터뜨릴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 보리스는 그가 자신의 삶과 딸의 삶을 구하려고 반년 전 납치한 인물이다. 보리스는 그가 살인을 거부한 유일한 증거였다.
어느 날, 아내 카타리나와 딸 에밀리와 함께 한 오랫만의 휴가에서 산장 종업원 닐스를 만난다. 닐스는 먼저 들어온 손님의 순서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 순서나 주문을 받았다. 닐스는 자신의 쉬는 시간에 물어오는 비요른의 질문에 성의없고, 불친절하게 답변했으며, 주문을 받고도 20분이 지나서야 주문의 일부만 서빙했으며, 비요른이 주문한 일부의 음식(소시지) 를 또 잊어버렸다. 비요른은 1년 동안 쉬지않고, 겨우 쉬게된 하루에서도 멍청이 종업원에게 주문음식이 전부 올 때까지 복종하고 싶지 않았다.
누구나 명확한 부당한 취급을 당했을 때,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낀다. (비요른의 행동은 충분히 화가 날 상황이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생각하는 건 모두가 다르다. ) 비요른은 원하던 산장에서 하루를 닐스로 인해 망쳤다 생각했고, 자신이 겪은 하루에서 최소한 일부분이라도 닐스의 하루를 망쳐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주 소소하게 복수하면 기분이 다시 좋아질 터였다. 그래서 비요른은 화물용 케이블 카의 빗장을 열고, 상자를 가까이 두었다. 쌓인 상자위에 물건을 올리면 분명 쓰러져 문에 부딪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책의 주인공 비요른 디멜의 1인칭 시점으로 쓰인 이 책은 화를 삼키다 명상을 선택한 비요른의 심리학과 행동으로 시작된다. 그는 자신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살해사건을 일부 숨기면서 상담가를 찾는다. 자신이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타인에게 그렇게 반응하는 것이 스스로가 너무 궁금하다.
나중에 죄책감을 느끼게 될 게 뻔하면서도 행동하는 부분은 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분노장애를 떠올리게 한다. 사람의 내면에 자리한 악과 선에서 비요른은 감춰둔 악을 꺼내놓는다. 책의 특별한 이름만큼이나. 본적없는 심리와 내면에서 생기는 행동학적 갈등과 기묘한 이야기들이 결말을 더욱더 궁금하게 했다. 역시 빠른 속도감의 소설은 1인칭 만한 게 없다. 책의 띠지에서 보여지듯. 아이가 들은 그 말 한마디" 네 소망은 중요하지 않아." 에서 모든 살인이 시작된다. 5살 아이는 어떻게 해서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을까. 2권을 이어 흥미로운 소재의 이 이야기는 3권에서도 이어진다. 이 사실이 벌써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