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워칭 유
테레사 드리스콜 지음, 유혜인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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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는 기차 안에서 10대 소녀들과(애나와 세라)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20대 남성(칼과 앤터니)들이 어울리는 모습을 본다.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세라가 화장실에서 한 남자와 관계를 갖는 것을 목격하고는 참견하지 않기로 한다. (단지 얌전한 소녀가 아니라는 것 때문에 방관자를 선택한 엘라)





다음 날 애나의 실종 사건이 뉴스에 보도되고, 엘라는 아이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엘라는 방관하지 않고 책임을 전가 했다면 이렇게 괴롭지 않았을 거라고 자신을 탓한다.





" 이 바보 천치야, 1년 전에 당연히 해야 했던 행동을 왜 안한거야? 기차에 탔을 때 애들 부모한테 전화해서 책임을 넘겼어야지. 네가 아니라 부모 책임으로 만들지 않고 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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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이자 방관자인 엘라는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아이들이 의심스럽지만, 아이들은 알리바이가 있다. 그리고 세라는 뭔가를 숨기고 있다. 




세라와 애나는 초등학교 때부터의 단짝이었으며, 실종된 그 날 원래는 팀과 폴 제니, 세라, 애나 다섯 명이서 런던에 가는 계획이 있었다. 그러나 세라와 애나를 제외하고 계획이 틀어졌다. 둘만 남은 상황에서 그렇게 일이 생겨버렸다. 경찰에서 세라를 찾아 경위를 살피지만, 세라는 거짓말을 해 버린다. 




실종된 소녀 애나는 1년이 지났지만. 찾을 수 없었다. 실종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아이를 방관한 목격자 엘라에게 그 만큼의 원망만이 쏟아졌다. 그러던 중 엘라에게 엽서가 오기 시작한다. 




"왜 안 도와 줬어??"





엘라는 실종된 아이의 부모가 자신에게 협박성 엽서를 보내는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전직 경찰이자 현직 탐정인 매슈 힐에게 도움을 청한다. 바버라를 찾아가 정말 그 부모가 보낸 것이라면 확인해 달라는 것이다. 엘라는 자신도 아들 루크가 있었고, 바버라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첫 편지를 시작으로 엽서는 계속해서 오고 있다. 엘라는 어떻게라도 해야할 것 같다.





헨리 밸러드는  실종된 딸 애나에게 좋은 아빠가 아니었다. 애나가 실종되기 전 헨리는 "아빠 역겨워.." 라는 말을 했다. 헨리는 그 점이 더 안타깝다.  (갈등 상황은 헨리에게로 전이된다.) 헨리에게도 비밀이 있다.





세라는 최종적으로 실종된 애나와 함께 있지 않았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기억 속에서 어릴 적 아빠가 자신을 추행했던 기억 때문에 괴롭다.(세라의 언니 릴리도 마찬가지다.) 애나가 사라진 시점과 세라의 아빠(밥)가 사라진 시기는 시간적 텀이 있었지만. 세라는 평소 아빠가 자주 했던 말들이 의심스럽다. 





"참 예쁘다. 네 친구 애나 말이야. 보통 미인이 아니야."




책은 4명의 시점으로 번갈아 가며 시작되는데, 먼저 (목격자) 엘라가 방관자가 되는 시점부터 애나의 (아버지) 헨리가 딸을 그리워 하면서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부분, 그리고 애나가 먼저 호텔로 갔을 거라 생각하고 클럽에 있던 (친구) 세라, 애나의 실종 사건을 비밀리에 수사하는 (탐정) 매슈 힐이다. 목격자와 아버지, 친구, 탐정 4명이 이야기를 주도해 나간다.



탐정은 엘라를 돕는 측근이기도 하지만, 자식을 추행하는 세라의 아버지(밥)과 대조할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짐승만도 못한 부모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모도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사건을 읽는 불편함을 덜어주기도 한다.) 



처음부터 용의 선상에 오르는 두 명의 전과자는 금세 혐의를 벗는다. 세라의 아버지가 용의자가 되는데. (세라의 초경에서 하지 말아야 할 추행을 했기 때문에 세라의 아버지는 실종 사건에 더 가까운 인물일 거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반전을 부른다. 



모든 범죄의 80%는 측근 혹은 지인이다. 이 정의는 책에서도 유효하다.  읽으면 읽을 수록, 쓰레기 같은 남성 중에 진짜 쓰레기는 누구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책을 덮고 나서 범죄를 방관한 방관자를 단죄하기 전에 범죄를 저지른 이에게 책임을 묻는 게 먼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결국엔 범죄자가 없으면 방관자도 없을 테니까. 



지은이는 15년 간 뉴스 앵커로 활동하고, 저널리스트로 인생의 어두운 이면을 자주 접해왔다고 했다. 그녀가 취재했던 모든 실화는 그녀가 인터뷰한 이들의 감정을 그대로 책에 녹여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을 것이다. (주인공 4인의 감정과 시간적 흐름은 나라면? 어땠을 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 한다. 피해자 입장에서 방관자의 입장에서 그 둘 모두를 말이다. )




스토리는 반전의 반전을 보여준다. 마지막 몇 장에 걸쳐 급박하게 돌아가는 부분은 반전일거라 생각했던 독자에게 반전의 반전을 선사함으로써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한편으로 범죄자가 커오는 환경이 어떻기에 몇 백년이 흘러도 꾸준히 동일한 범죄가 생겨날까 하는 궁금증도 밀려왔다. 딸을 추행하는 아빠, 편집적인 스토커 모두 정신적 이상을 보여줌에도 방관자를  더 주목하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정상적인 사람이 더 많다는 전제를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애나는 실종된 지 1년이 지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실종자는 살아있을 확률이 적어진다. 애나의 죽음으로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책 속에서 묻는 질문을 다시 읽는다. 타인의 일에 개입하게 되는 기준은 무엇일까? 보고도 그냥 지나친다면 그 일은 내 탓이 되는 것일까? 이 질문과 함께  생각해 볼 문제점들이 참 많은 책이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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