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사
유디트 타슐러 지음, 홍순란 옮김, 임홍배 감수 / 창심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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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의 인생에는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어.

중요한 건 그 삶을 통해 써 내려간 이야기이지.



       page. 268








크사버는 비겁한 인물이다.  반면에 마틸다는 의욕적이다. 두 사람은 작가와 국어 교사라는 "언어적" 특징으로 서로에게 끌린다. 아직 성공적인 데뷔를 하지 못해 마틸다에게 경제적으로 의지를 하는 크사버는, 반드시 자신의 성공을 부르짓으며, 3부작 시리즈를 끝마친다. 이는 결코 크사버 혼자만의 성과는 아니다. 3부작 소설의 아이디어를 마틸다가 도와줬기 때문이다. 그렇게 유명한 청소년 문학작가가 된 크사버와 국어 교사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마틸다에게 아무런 문제는 없어 보였다.



영원히 함께 할 것 같았던 크사버는 마틸다를 버리고 떠난다. 정확하게는 호텔 사장이자 억만장자인 요하힘의 딸 데니스 조넨펠트와 결혼하면서 마틸다를 버린 것이다. 마틸다는 크사버를 기다리지만, 방송을 통해 크사버가 데니스와 결혼했으며, 아이와 함께 한 모습을 확인한다. (하지만. 크사버는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다. ) 이후, 크사버는 데니스가 자신의 아이가 아님을 속였다는 것에 배신감을 느낀다.



크사버는 비겁한 인물이다. 마틸다와 끝내지도, 데니스와 헤어지지도 않았다. 그는 작가라는 자신의 타이틀에 걸맞는 환경이 더 중요해 보인다. (그러다 자신을 알아봐주는 마틸다가 진정한 사랑이었음을 뒤 늦게 깨닫게 되지만, 너무 늦어버린다.)



어느 날 크사버는 자신의 아들(이라 생각하지만 결국 데니스와 데니스 전 남편의 아이가 야코프다. ) 야코프를 잃어버린다. 크사버는 아내 데니스가 자리를 비운 사이, 스웨덴인 보모 리브와 성관계를 갖느라 아이를 잃어버리게 되는데, 사건의 아이가 실종된 부분은 이 소설에서 추리 소설로의 전환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사건의 진정한 진실은 마틸다가 찾아낸다. ( 마지막 반전을 계기로 이 소설은 추리. 미스터리 소설이 아니라 사랑에 가까운 소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누가 야코프를 데려갔으며, 혹은 죽였을 지도 모른다. 아니면 사고사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크사버와 마틸다의 재회 전, 그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부분과 만남 전 16년 간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쓰고 있는 소설 속 흐름은 액자처럼 소설 안의 소설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다각도를 보여준다. 집중하지 않으면 초반의 이야기를 놓칠 수 있다.  야코프와 마틸다의 이야기 그리고 마틸다가 쓴 소설을 야코프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야코프가 쓴 소설을 마틸다에게 얘기하는 부분, 그리고 16년 간 일어났던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는 그 많은 이야기를 스토리 안에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작가의 필력은 실로 놀랍다.



크사버는 마틸다와 만나면서 다음 소설이 될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자신의 집안의 역사에 몰두한 작품을 위해 친할아버지 리하르트 잔트를 등장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마틸다는 자신의 첫 소설이 될(소설이 아니라, 결국 크사버와 연결되는 반전이 된다.) 이야기의 납치되는 아이를 기르는 한 여성의 스토리를 서로 공유한다. 



국어 교사와 작가는 썩 유대감이 높을 것 같은 특성을 보인다. 직업적으로나 동질감으로나 두 직업의 공통점은 책 속의 이야기에 그대로 드러난다. 분명 추리 소설이라 생각하고 읽지만, 결국은 로맨스 소설인 이 책의 내용은 구성 자체만 봤을 때, 매우 독특하다는 느낌이 든다.



16년 전 함께 했던 연인, 그 중 한 명의 배신으로 16년 동안 연락 한번 하지 않고 살아간 연인들이, 학생들을 위한 워크숍 계획으로 인해 다시 만난다. (크사버의 말로는 정말 우연이라고 하는..) 둘은 메일로 서로의 소식을 전하고 듣는다. 그 동안 어떻게 살아왔으며, 왜 자신을 떠났는지. 그리고 만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큰 사건에 대한 이야기까지. 



인생을 살며 느끼는 사랑과 의미, 그리고 삶의 모티브가 되는 것은 결국 무엇일까. 서로가 닮았다고 생각했던 연인들이 결국 헤어짐을 끝으로 다시 함께 할 수 있을까? 이야기적인 부분에서 독특한 방식을 택한 이 책의 마지막 반전은 로맨스와 추리 소설 그 어느 한 가운데에 있다. 추리로 읽다가 로맨스로 그리고 반전으로 기억될 책의 마지막의 여운을 함께 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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