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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가 말할 때 - 법의학이 밝혀낸 삶의 마지막 순간들
클라아스 부쉬만 지음, 박은결 옮김 / 웨일북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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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법의학자이자, 법의학 연구 부대표를 맡고 있는 저자의 실제 경험담을 쓴 책이다. 그림이 조금도 없어 아쉬운 부분이지만, 법의학자의 관점에서 본 살인 현장을 설명한 부분은 도움이 되었다.
[ 인간의 몸에 있는 체강은 두개강, 흉강, 복강, 이렇게 셋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가슴과 배는 횡경막으로 나뉜다. 총을 쏘거나 흉기를 휘두르는 등의 공격으로 이 체강 중 하나가 ' 열리게 ' 되면 법률 상 살인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것이 원칙이다. 법전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으나, 독일 법정에서 널리 합의된 내용이다. 또한, 공격을 당한 사람이 사망하는 경우에는 모살죄나 고살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 만큼 형량이 높아진다. 팔과 다리의 자창에 대해서는 여전히 사법부가 의학계나 경찰의 의견과 다른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종종있다.] -p.55
사건 설명과 함께, 법의학적 소견이나 의학 상식을 다룬 부분은 작가 클라아스 부쉬만의 임무 수행 중 가장 기이하고 비극적인 사건 12개를 실었다고 하니, 독일의 범죄현장을 간접적으로나마 파악해보기 좋다.
[ 맥이 뛰는 상처가 생기면 출혈로 사망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인간의 몸에서 순환하는 혈액량은 체중의 8% 정로를 차지한다. 몸무게가 100킬로그램 정도 일 경우, 거의 8리터의 혈액이 있다는 것이다. 이중 삼분의 일이 손실되면 (100킬로의 경우 2.6리터)쇼크가 발생한다. 쇼크 상태에 빠진 사람은 출혈을 즉시 멈추고, 산소를 투입하고, 다리를 들어 올림으로써 사지에서 몸통과 머리로 피를 보내는 등의 방식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건강한 사람에게만 적용 가능하다. 심장 질환이 있는 90세 노인은 25%정도의 피를 잃기만 해도 살아남지 못할수 있다. ]-p.58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그림이나 일러스트를 삽입해 놓고, 사건과 연관된 많은 사례를 포함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한국에 출판하는 책인 만큼 한국과 독일의 법의학적인 공통점이나 다른 부분들을 나열해 설명한다면 더욱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반면에 12가지 사건에서 몰랐던 부분들이 많이 확인되어서 읽는 동안 메모할 부분들이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몰랐던 바가 있다면, 법의학자들이 부검실에만 근무하는것이 아니고 주기적으로 당직을 서며, 경찰이 호출하면 출동도 한다는 점이다. 출동 대기중이던 법의학자가 사건 현장에 나가면, 부검실에서 대기하는 다른 법의학자는 문의 사항을 담당하고 만일을 대비해 2인 1조로 부검에 바로 들어가도록 준비를 한다고 하는데, 이 점은 우리나라도 동일한 것인지도 의문이 생겼다.
부검이 언제나 팀워크로 이루어진다고 말한 저자의 글을 참고로, 독일과 다른 우리나라 법의학자가 쓴 글도 궁금해졌다. 한국의 법의학자가 쓴 국내의 범죄는 어떨까, 여러 방향에서 법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해 준 책이라 재미있게 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