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유럽 - 당신들이 아는 유럽은 없다
김진경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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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력을 보고 있으면, 국문학,중문학 전공에 기자 출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문학 전공에 기자 출신이라 글의 내용이 깔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스위스에서 거주하고 있다. 여러 매체에 유럽의 정치, 사회, 경제에 관한 글을 기고해왔던 경험이 있어서 인지, 전반적으로 유럽의 역사에 대해 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주장을 관철하는데, 적당한 사례를 들어 설명했고, 설명이 진부하지 않아서 좋다.


군더더기의 부연 설명도 없어서 이해가 쉬웠고, 책을 한장씩 넘기면서,
다음 내용이 어떤 주제를 담고 있을 지 기대하면서 보게 된 몇 안되는 책 중에 하나였다. (유럽 이야기가 이렇게 재밌을 수 있다니!)






특히, 민주주의에 제일 앞서갔다고 자부하는 스위스에서 민주주의보다 '나만 아는 이기주의의'가 팽배한 부분의 사례를 설명한 부분도 눈에 띈다.(P.10 참조)



------------P.10~12--------------------------------------

스위스에서 여성이 출산하면 14주의 유급 출산휴가가 주어진다. 놀라운 건 이것이 2005년에야 비로소 법적으로 보장됐다는 점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스위스는 직접민주주의의 대명사로 인식되는 국가다.  의회에서 입법이 되어도 누군가 나서서 이에 반대하는 서명을 모으면 법안을 국민투표에 부쳐 전 국민의 의견을 물을수 있다. 여성의 출산 휴가 관련법은 1945년 이후 4번에 걸쳐 국민 투표에 부쳐졌다가 모두 부결됐고, 2005년에야 통과됐다.  남성에게 2주의 유급 출산휴가를 주는 법안은 2021년 9월에야 겨우 통과됐다. 출산 휴가가 스위스에서 이렇게 난항을 겪은 이유는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복지제도라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국민투표로 상징되는 스위스의 직접 민주주의를 조금만 뜯어보면 이런 이기주의로 점철돼 있다.  성숙한 개인주의와 나만 아는 이기주의는 종이 한장 차이다. 또 다른 예. 스위스의 기차역과 트램(전차)역에는 승강장 바닥이나 안내 스크린에 저상칸이 어디인지 표시가 없다.

기차와 트램린에 대개 저상칸과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칸이 섞여 있는데, 역과 기차의 종류에 따라 차량의 길이나 진행 방향이  제각각이어서 승강장의 어느 지역에서 저상칸이 멈출지 알수가 없다. 한국의 지하철 승강장에는 휠체어 칸 입구에 표시가 돼 있고, 지하철 앱을 설치하면 내릴때 환승 통로로 바로 연결되는 칸까지 알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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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도 다룬 내용이지만, 유럽인들이 마스크를 쓰는 것이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례와 함께, 백신 찬성론자와 반대론자의 입장을 실어 과거 천연두 바이러스 실험 결과를 넣는다. 이런 백신 갈등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백신 무용론이 대두된 이유와 배경을 설명한 부분이다. 한 쪽짜리 글 안에 사례와 설명, 주장이 담겨 있어 한때 백신에 대한 공포가 있던 내게도 공포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저자의 스위스 거주 당시의 시대 상황과 경험담도 적절히 담겨있어, 주장을 이해하는데 더욱더 재미 있었고 도움도 되었다. 지도 상 스페인과 스위스가 인접된 국가여서 인지, 스페인의 정치, 경제 사례도 볼 수 있고, 스위스에서 거주하기 때문에 경험할 수 없는 교육 시스템도 볼수 있다.(P.100 참조)



-------------------------------P.100~101--------------

스위스 알프스 산맥에서 8000년 된 빙하가 녹은 물이 흘러가 만들어진게 취리히 호수다.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이 호수 끝에 스위스 최대 도시이자 경제 수도인 취리히시가 자리잡고 있다. 호수를 중심으로 생겨난 마을이 총 162개에 이르는데, 취리히시와 이 마을들을 모두 묶어 칸톤 취리히라고 한다.  스위스 연방을 구성하는 26개 칸톤 중 하나다. 날씨 좋은 여름에는 어른 아이 할것 없이 호수에 뛰어들어 수영을 한다. 코로나 19가 잠시 주춤했던 2020년 여르에도 별다를것 없었다.  스위스 사람들의 호수 사랑은 대단하다. 


많은 한국인이 유럽식 교육을 이상적으로 바라본다.  경쟁이 없어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원하면 누구나 대학교육을 받을수 있으며, 직장에서 학력 때문에 차별받는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경쟁도 차별도 없다면 왜 대학 진학 과정의 일부인 김나지움 진학률이 동네 소득수준에 따라 달라질까.  왜 김나지움 입시에 대비하는 학원이며 개인 교습이 성황일까.  왜 취리히연방공과대학을 졸업하면 스위스 상위 5%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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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스위스에 대한 정보를 이보다 더 깔끔하게 정리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외, 독일의 역사를 짤막하게 다루고 있고 한국의 역사와 스페인의 역사의 공통점도 담고, 피해자의 용서할 권리라는 부제목의 소재는 한국의 5.18 민주화 운동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 좀더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천관율 수석 에디터의 평처럼 진지한 이방인이자 좋은 저널리스트인 저자 김진경님의 이책을 통해, 유럽의 역사와 사회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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