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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술사
박은주.양지열.김만권 지음 / 미디어샘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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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술사>는 탈진실의 시대에 늘어나고 있는 거짓말 기술자들, 새로 생겨난 개소리 예술가들, 그리고 그들의 거짓말과 개소리를 암묵적으로 때로는 명시적으로 받아들이고, 사람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이용하는 사람 모두를 향한 비판이다.
이 책은 PD, 변호사, 철학자 세 사람의 공저로, PD가 언론과 관련된 이슈를 고르면, 그림 읽는 변호사, 책 사는 철학자가 그림과 책으로 표현했다.
- 프롤로그 (책의 설명)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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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언론의 보도에 대한 문제점을 다룬 부제 중, 백신, 방역에 대한 대응책의 불신이 눈에 띈다. 혼란스러운 인포데믹(정보 감염증)을 말하는데, 먼저 TBS PD 박은주 작가가 현실의 기사를 꺼내며, 우울했던 일상의 언론을 이야기한다. 그러면 다음으로는 에이블 법무법인의 양지열 변호사가 백신에 대한 가짜 뉴스 보도의 문제점을 그림과 함께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경희대 교수 김만권 작가가 그 주제를 철학이라는 소재로 더해 덧붙이는 식이다.
책 속 모든 이야기들은 (여론몰이, 아동학대, 복지제도, 검찰개혁 등) 이런 구성으로 만들어진다. 한가지 주제를 두고 여러 전문가들이 다른 소재와 함께 풀어내는 방식은 독특하면서 내용이 깊다. 그래서 한 주제가 3가지의 추가된 설명으로 읽혀지기 때문에 미술을 좋아한다면 각각의 부제를 따라 양지열 변호사가 설명하는 <그림 읽는 변호사>만 계속해 읽어도 좋다. 수평적인 독서가 가능하다.
세 명의 공동 저자는 바라보는 방향성이 같아서 언론이 무수히 쏟아내는 기사를 개인이 비판적으로 접근하며 행동할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유사한 여론 조사를 취합해 모아보는 습관(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시선)과 여론 조사를 보고 내 의견을 결정짓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는 언론플레이가 새롭지 않을 정도로 한국에서 고착화된 것으로 설명이 되어진다.
page.74.75
압수수색을 당하고, 귀소에 갇혀 강제수사를 받다보면, 재판까지 가기 전에 이미 만신창이가 됩니다. 그런 일을 막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힘을 언론은 가지고 있습니다. 잘못된 수사와 재판, 억울한 사연을 알려야지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아요. 검찰과 너무 친해서인지 잘못한 일에는 눈을 감는 겁니다. 그것을 넘어서 잘못한 일을 더 크게 만드는 공범이 되지요. 검찰의 말만 믿고, 짓지도 않은 죄를 지었다며 단정적으로 떠들어 대는 겁니다. 검찰 역시 취재의 대상이어야 하는데, 검찰이 불러주는 얘기를 받아쓰는 데만 열중하게 돼버린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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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한국에서는 고위공직으로 갈 수록 비리가 심하다. 따라서 공수처가 발휘되고, 실제로 법안처리가 이루어져도 바람직하게 공수처가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언론과 검찰의 관계는 국민들이 기사를 보는 눈에도 "분별력"을 키워야 함을 말하고 있다. 참 씁쓸한 부분이다.
page.52
영국 옥스퍼드 대학 부설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가 발간한 <디지털뉴스리포트 2020>에서 한국의 언론 신뢰도는 조사대상 40개국 중 최하위(40위)로 집계됐습니다. 2017년부터 4년 연속 바닥에 머무르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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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언론이라는 큰 틀에서 검찰과 복지, 학대, 혐오, 재난을 말하고 있다. 언론의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찬성이라던가, 언론이 가지는 권력으로 정치권의 문제점이 신뢰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넘어, 그 동안 언론이 좌지우지했던 여러 잘못된 부분을 생각나게 하는 것이다. 내년 3월과 4월에는 대선과 총선이 있다. 아주 중요한 시기에 언론의 역할이 무엇일까. 당연히 정확하고 사실을 근거로 하는 기사를 국민에게 알려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 책은 언론의 가짜 뉴스를 분별해 내야 하는 지금의 씁쓸한 상황을 확실하게 되새길 여러가지 주제들이 많았다. 언론의 기사를 접하는 모두가 읽어야 하지만, 언론이라는 이름에 가장 가까운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권해주고 싶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