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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트 -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
최인철 외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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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심리학, 법학, 미디어학, 역사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혐오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춰 그들의 생각을 정리하여 쓴 글이다.
지금 이 시점에 뉴스에 도배되고 있는 한 연예인의 낙태 회유 온라인 폭로글에 따른 폭로자 A씨에 대한 악성 댓글의 폐해와 선한 이미지와 수준높은 연기력으로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연예인 K씨의 기사들이 최근 2~3일 연예 뉴스의 주축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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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나 일반인들에게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모는 악성 댓글의 폐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안타까워 하고 있는데, 정작 댓글을 뿌리고 조직적으로 달려드는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인지나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공개적인 모욕을 주는 악성 댓글에는 사회 부도덕성을 응징하고 제어하는 기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만, 수위는 시간이 지난다고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을 저자 한분이 개인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 글도 눈에 띈다.
댓글러들이 퍼뜨린 악성 소문을 인터넷 매체에서 기사로 받아쓰고, 그 기사가 다시 SNS, 댓글창으로 퍼 날라진다. 1인 미디어 같은 인터넷 매체나 유투버들이 가짜 뉴스를 올리고, 삭제해주는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고 한다. 어느 인터넷 카페는 당사자가 자살할 때까지 악플을 멈추지 말고 계속하라고 독려하는 글이 올라왔다 하니, 혐오의 위력이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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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를 키우는 재난>
최근에는 혐오가 더욱 진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예전에는 혐오하면 인터넷 놀이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거리에 나가 집회를 한다거나 정치인들에게 압박을 가해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킨다든가 하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들이 늘어나고 있다.
안전에 대한 부당한 집착이 혐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안전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난민 혐오나 트렌스젠더 혐오를 정당화한다.
신분이 불확실한 이주자들을 추방하자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진짜 원인을 찾아서 그것을 해결하려 해야지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아 혐오하고 차별하면 안된다. 그 자체로 부당하지만 문제를 해결해 주지도 않는다.
사회경제적 위기가 있을때 혐오가 더 폭발하는 경향이 있다. 유럽의 홀로코스트는 1차 세계대전에 패망한 독일의 사회 경제적 위기를 배경에 두고 있다. 유럽 복지국가의 위기가 이주자 혐오, 무슬림 혐오로 연결되고 있고 미국 백인 남성들의 불만이 혐오 정치인을 불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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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홍성수님의 혐오 현상의 배경과 그에 따른 과제를 제시한 내용이 눈에 띈다. 혐오라는 단어가 양산되고, 일상생활에 깊게 뿌리내리게 된 배경을 제시하고, 현재의 가짜 뉴스와도 연결되는 시점에 대한 글은 혐오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출간된 출판사 대표 김희영님은 가짜뉴스와 편협한 공감이 만들어내는 혐오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이 공감 교육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해, 책을 출간하였다고 밝혔다.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볼수 있도록 온라인 컨퍼런스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와 혐오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사실에 입각한 내용인지 여부를 확인하지도 못한채, 가짜 뉴스가 양산되고, 이 가짜 뉴스가 마치 사실인양 일부 몰지각한 유투버들의 돈 놀이에 쓰인다는 점도 씁쓸하지만, 무엇이 진짜인지, 무엇이 사실인지 조차도 모른채, 댓글러들의 글을 좋아요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기록이 쌓여, 당사자들에게 어떤 피해를 조장할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역사는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해 자세히 기록하지만, 가해를 가능하게 만든 수많은 군중의 공감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 이 글이 집필된 이유이니, 이 책을 통해 한번쯤 가해자와 피해자를 넘어서 군중의 심리와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혐오에 대한 주제가 생각외로 어려운 주제임에도 내용이 깊이가 있고,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담아 놓아 객관성을 유지한 부분도 좋았다.
책을 받아보는 시점에 한창 이슈되고 있는 연예인의 사건을 마주보는 시점에 혐오란 글을 읽게 되니 생각하는 바가 많다. 아무생각없이 공감, 비공감을 눌렀던 순간을 기억하게 되었고, 순간의 선택이 향후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를 생각하게 되니, 생각과 행동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또한번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고, 이책에 담긴 의미와 메시지를 이해할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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