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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으로 읽는 기막힌 한국사 43 - 고조선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왕을 중심으로 풀어쓴 한국사
김선주.한정수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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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간의 원 간섭기와 35년 간의 일제 강점기에도 대한민국은 살아남았다. 현재 한국은 영화, 음악, 문화 전반에 걸쳐 한류라는 이름으로 역대급의 열풍을 몰고 오고 있다. 과거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끊임없는 침략을 받고 식민지에 놓여있었지만, 한국사에서 얘기 하는 한민족 특유의 강인한 DNA는, 매우 뛰어난 성과로 경제 발전을 거듭했고, 2021년 유엔무역개발회의에서 한국의 지위를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하는 등, 이제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사는 인물 중심, 혹은 스토리 중심의 이야기들로 구성된다. 따라서 책의 구성에 따라 자신에게 더 잘 읽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다소 아쉬운 책이 있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인물 중심의 책이 더 재밌지 않나 싶은 게, 결국 과거나 현재나 사람을 중심으로 두었을 때, 역사는 더 쉽게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의 권력자들은 현재의 그들과 크게 변함이 없다는 생각. 아니 어쩌면 시간만 흘렀을 뿐이지 결국은 쳇바퀴 돌듯 똑같은 상황이 항상 벌어진다는 것은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느끼는 공통점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이 말하듯, [교과서가 말해주지 않은 숨은 한국사 이야기]와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 속 물음]은 책을 읽으면서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물음을 던진다.
휘청 거리면서도 화려하게 발달한 500년의 고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고려는 죽기 전에 장자나 직계 혈통이 아니더라도 덕성과 현명함이 최고인 후계자를 지목했고, 왕실의 노력과 민심과 잘 맞아 떨어진, 불교와 유교를 균형있게 받아들인 나라였다. 이렇듯 고려 인은 자기 의식과 정체성이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개인적으로도 고려라는 나라는 여성의 지위가 조선시대와는 달리 성차별적인 요소가 적었다는 것, 없었다는 것에서 고려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역시 이와 기로 높고 낮음을 두는 차별의 종교 유교는 조선의 근대화를 막은 학문이자 종교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따라서 현재와의 대화 5번 째에서의 질문, 조선은 왜 유교 문화를 고집했을까? 의 질문은 그 대답을 집중해서 읽게 한다. 조선의 유교 고집은 고려시대 지배 층의 타락에서 찾는다. 하지만 어느 정권이나 교체없이 계속된 권력 행사는 타락만 남긴다.
조선 시대 역시 묵패가 그 이유 중 하나이다. 서원 중 화양서원의 악명은 유명하다. 제사비용 충당을 위해 가난한 서민들의 집 앞에 묵패가 던져진다. 그 묵패를 받은 서민은 논을 팔아서라도 서원의 제사 비용을 대야 했다. 이렇듯. 고려 말 정치권의 타락 때문에 조선 시대에는 유교를 고집했다고 하는데, 만약 고려 시대에 유교가 먼저 번성했더라면 조선 시대에는 반대로 불교가 번성하지 않았을까. 결국 종교가 타락하는 것이 아닌, 인간이 권력 앞에 타락하는 것일 게다.
이미 한국사의 흐름을 잘 알고 있으며, 이야기의 대략적인 부분을 숙지하고 있다면, 책의 내용은 복습의 효과가 있다. 조선왕조실록과 같이 내용이 왕을 중심으로 쓰여졌다고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다. 남북국 시대는 대체적으로 변화된 나라 중심으로 설명되어진다. 고려시대는 고려 태조를 시작으로 공민왕의 사건을 빠르게 훑는다. 조선 시대는 왕의 재위 기간이 짧은 정종이나 문종, 예종 등의 왕들은 언급하지 않는다. 태조와 태종, 태종의 아들 세종과 세종의 아들 세조, 연산군과 선조 등등의 사화와 전쟁을 겪은 역대왕의 순서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고려와 조선 일 천년의 역사에서 거론할 수 밖에 없는 중요 인물과 그 사건을 중점으로 설명하는 책이었다. 읽다 보면 왕을 중심으로 한 역사 속 인물들의 역학 관계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책을 읽음으로써 오천 년간 한국과 주변 동북아시아 관계의 흐름 또한 가늠해 볼 수 있다. 한국사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도 던져주는 작은 코너 아닌 코너도 구성되어 있어서 균형잡인 시각을 세워주기에는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