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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의 심판 ㅣ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2
스테판 안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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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끔찍한 이야기가 적힌 편지가 아이샤에게 도착한다. 처음 나뭇가지에 걸린 봉투를 발견한 살라딘 하자이메흐는 편지를 뜯어 읽지만, 고민 끝에 편지를 우체통에 집어 넣는다. 43년 동안 우편물 분류 작업을 해온 우체국직원 칼레드 샤와브케가 다음 편지의 주인이 된다. 주인 잃은 편지를 보관하는 취미가 있었던 그는 편지를 딸 마리아 샤와브케에게로 전달한다.
삼촌이 폐색전증으로 죽어 유산을 모두 받게 된 마리아 샤와브케는 삼촌의 상속금을 전액 받게 된다. 마리아의 남자 형제들은 물론 아버지까지도 유언에 수긍하지 않는다. 하지만, 상속문제를 처리하면서 마리아는 부모와 형제 모두에게서 멀어진다. 유산상속의 집을 매각하고 요르단 국립여성 위원회에서 일하고 싶은 꿈이 있다. 편지를 이어 받게 된 아이샤는 우체국으로 가 인터넷으로 검색한다. 봉투의 겉면에 완벽한 주소를 적는다. 스웨덴의 아이샤 샤힌 앞.
이후, 마리아 샤와브케는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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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안 리스크는 스톡홀름 국립 범죄 수사국 강력반 형사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며, 잦은 강력범죄,사건으로 인해 아이들과 아내에게 신뢰를 잃은 상태다. 그러던 중, 딸 아이 마틸다의 학부모 상담 중에 경찰서 팀장 헤르만 에델만의 전화를 받는다. 스웨덴 비밀 경호국의 국장 안데르스 푸르하예는 급히 사건 공조를 요청한다.
비밀 경호국의 책임자인 안데르스 푸르하예는 법무부 장관의 실종사건을 비밀리에 수사하고 정보를 공유하기를 원한다. 칼 에릭 그리모스 장관은 헤르만 에델만 수사반장의 오래된 친구이자, 에델만의 상사이기도 했다. 안데르스 국장은 칼 에릭 그리모스 장관이 의회에 늦었으며, 그 상태로 3시 24분을 끝으로 동선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증거 영상을 보여준다. 평소 법무부 장관은 지각하는 법이 없었다.
파비안 리스크는 이 법무부 장관의 실종사건을 최대한 조용히 해결해야 한다. 수사국이 움직였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모든 타블로이드 신문 1면 기사를 장식할테고, 결국 매일 기자회견을 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파비안의 직장 상사 헤르만 에델만은 경찰 국장 안데르스 푸르하예가 분명하게 내린 지시를 완벽하게 거역하라는 임무를 주었다. 그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은밀하게 조심하게 수사해야 했다.
한편, 듀냐 호우르고르는 사건 지휘자 얀 헤르그와 감식반 키엘 리크테르와 한 팀이다. 킴 슬레이스네르 반장은 한 사건의 담당 지휘관을 얀이 아닌 듀냐로 지정한다. 얀은 자신이 내쳐졌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한다. 유명 TV스타인 악셀 네우만의 아내 카렌 네우만이 자택에서 사망한 사건을 담당하게 된 듀냐는 다른 이들이 모두 남편이 용의자일 것이라는 추측과 달리, 제 3의 인물이 범인일 것이라 보고 있다. 카렌 네우만은 침실에서 죽어있는 채로 발견한다. 단 한번에 통나무를 갈라버릴 수 있는 진짜 도끼같은 무기로 내부장기기관은 물론 갈비뼈까지 잘려서 죽어있는 것을 보면, 침대는 피가 가득하지만, 침실 바닥과 거실에는 핏방울이 하나도 없으며, 이동경로가 비닐로 덮여있는 등 치밀한 것으로 보아 범인은 이전에도 살인을 했던 전과가 있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파비안은 법무부 장관의 실종 사건의 실마리가 될 정보를 니바에게서 얻는다. 니바는 전 직장 동료로, 파비안에게 관심이 있다. 왠만한 정보는 쉽게 찾아내는 니바의 활약은 파비안에게 큰 도움이 된다. 니바를 통해 칼 에릭 그리모스 장관의 음성 사서함의 메시지를 확인했고, 음성사서함 속 여자의 이름이 쉴비아 브레덴히엘름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그리모스는 비밀 전화가 한 개 더 있었다. 그리고 그 위치를 찾아 스톡홀름의 거리, 외스트괴타가탄 46번지로 향한다.
파비안은 혼자 유력한 범죄장소로 향하려했지만, 말린은 비밀수사를 알려주지 않으면, 절대 보내주지 않겠다고 말한다. 둘은 건물로 향하고, 말린은 비밀수사를 함께 하게 된다. 건물 주변은 법무부 장관의 비밀 전화기는 찾지 못했지만, 고문, 수술, 절단 등을 위한 고문 탁자가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 이 버려진 아파트에서는 뭔가를 하려는 준비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 곳을 계속해서 둘러 보던 중, 법무부 장관의 것으로 보이는 외투가 발견된다. 외투 안에는 수첩이 있었는데, 왼손잡이의 전형적인 글자들이 보였다.
파비안은 재빨리 장관이 의회건물을 떠나 마지막으로 확인된 보안 카메라 영상을 찾아 보고, 두 인물이 같은 인물이 아님을 파악한다. 영상에서 보이는 장관의 모습은 왼손으로 가방을 들고, 오른손으로 보안카드를 찍고 나갔다. 영상 속 인물은 법무부 장관이 아니었다. 아마도 범인일 수도 있었다. 장관이 보안 카메라 영상 속 이 건물에서 저 건물로 나가지 않았다면, 여기에 있을 지도 몰랐다.
파비안와 듀냐 호우르고르 두 인물로 이야기는 바뀐다. 이야기는 피해자 칼 에릭 그리모스 뿐만 아니라. 카렌 네우만, 소피에 레안데르 등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모두 사망했다. 이 이야기들이 중간 중간 삽입되면서도 파비안의 시점 듀냐의 시점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스토리텔링 방식은 작가의 필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느끼게 한다. 그 많은 인물이 등장하면서도 사건이 유하게 풀리는 것은 그가 20년 이상 여러 편의 대본을 집필한 시나리오 작가이자 인기 각본가라는 이력 때문이 아닐까 한다. 더구나 그는 스웨덴 최고의 범죄스릴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덴마크와 스웨덴의 겨울 경치가 주 무대인 소설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파급적인 효과를 불러들이는지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은 어떤 일까지 할 수 있는지, 행동학적으로 생각하고 느끼게 한다. 그리고 작가의 시리즈를 모두 읽었다면 스테판 안햄의 다음 소설이 분명 궁금해질 것이다.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작가의 이름과 다음 작품은 어떤 소재가 될까. 어서 빨리 읽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