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빛나는 강
리즈 무어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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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징턴은 미국 기준으로 오래된 도시인 필라델피아의 한 구역이다. 켄징턴애비뉴에서 일하는 매춘부 여자들은 매춘부같은 옷차림을 하지 않는다. 오전에는 각자의 일을 하고 밤이 되면 어김없이 성을 매개로 하는 일을 하는 그들은 소리소문없이 살해되어도 가족이 없거나 찾는 사람이 없어 실종자로 남는다. 신원 미상의 여성을 지칭하는 가상의 이름 제인도는 그녀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미키 피츠패트릭은 이 소설의 여주인공이다. 13년 전 부터 경찰일을 시작했다. 그녀의 여동생 케이시 패트릭은 언니와 달리 마약을 하고 매춘을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의 친구 폴라같은 마약 심부름을 하는 아이와 청소년기를 함께 했기 때문일거다. 주변의 친구를 보면 나를 알게 된다. 마약쟁이들에게는 마약쟁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나쁜일은 쉽게 물든다고 하지 않나.


케이시는 열 여섯 살 되던 해, 헤로인에 취해 사망할 뻔 했지만 가까스로 살아났다. 그 이후, 언니 미키는 케이시가 불안하다. 걱정스럽다. 어느 날 케이시가 실종되었다. 그리고 미키는 한 구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선로를 향한다. 새로온 초짜 에디 레퍼리와 함께 간 현장에는 자살로 보이지만, 실제 혈관이 터져 교살의 징후가 여실히 나타나는 한 여성의 시체가 있다. 미키는 재빨리 무전기로 상황을 알린다. 강력계, 현장감식반, 에이헌경사가 출발한다.

처음 시체가 발견되고, 한달이 지났지만, 경찰관에게서 부검결과나 신원확인도 없다는 소식을 듣는다. 여자의 시체는 켄징턴 애비뉴에서 죽어나간 또 하나의 마약중독자 매춘부일 뿐이다. 경찰에서 걱정할 일은 없다.


미키는 케빈 에이헌 경사(미키의 팀에서 대장인 에이헌 경사)의 제안으로 경찰이 된 에디 레퍼리와 사이가 좋지 않다. 미키의 동생이 매춘을 한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전 파트너 트루먼 도스만이 미키의 여동생이 매춘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안다. 레퍼티는 매춘부라는 여성들을 "저런 여자들"이라며 멍청하고 지각이 없는 여자들이라고 평한다. 미키는 마음이 상한다. 바로 다음날 직속 상사인 에이헌에게 에디 레퍼티와 순찰근무를 서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당연히 일하는 스타일이 다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일주일동안 미키는 혼자일하게 된다.


그렇게 뭍히는 듯 했던 선로의 여성살해현장은 동부서에서 온 강력계 형사 "데이비스 응우옌"의 브리핑으로 판단을 재고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17세 백인 케이티 콘웨이와 18세 라틴계 애너벨 카스티요라는 두명의 여성이 어젯밤 사망했다.


미키는 살해된 여성의 시체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면 어김없이 동생의 시체가 아닐까 놀라지만, 그럴때마다 다행히도 동생의 시체가 아니라는 점에 안도한다. 전 동료이자 파트너 트루먼은 그런 미키가 동생을 찾으려고 승진시험을 치루지 않고, 순찰일을 한다는 걸 안다. 아마도 동생을 지키려는게 아니라면 미키는 일찌감치 순찰일을 그만뒀을 것이다.


미키는 주변을 탐색하기 위해, 가족들에게 케이시의 존재여부를 묻는다. 행여나 연락이 왔는지, 근래 만나본 적이 있는 지와 같은 질문이다. 할머니와 미키와 또래의 사촌 애슐리과 보비, 케이시를 상담했던 보호관찰관 마사 루이스에게 문자를 보낸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고 있다. 미키는 페이스북 소셜 미디어를 뒤진다. 케이시 마리를 검색한다. 동생의 이름으로 SNS를 확인한다. 연인으로 보이는 코너 닥 퍼미솔, 지금은 가장 유력한 용의자다. 케이시와 달리 그의 타임라인은 비공개다. 그리고, 케이시의 게시물 속 실라 맥과이어 라는 사림이 쓴 글도 확인된다. " 케이시, 연락해"


SNS로 알게된 정보를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 미키는 생각 끝에 트루먼을 찾아간다. 트루먼과 한 팀이었을 때, 미키는 현장범을 잡지 못했다. 현장범은 트루먼의 다리를 야구매트로 가격했고, 그렇게 트루먼은 그 이후로 보조기를 차고 다닌다. 그가 다시 달릴 수 있을지..미키는 그 놈을 잡지 못했고, CCTV속 영상이 그를 잡았다. 그 때문에 죄책감이 미키를 잡는다. 미키는 그에게 용서와 함께, 동생의 실종사건을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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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내내 초초하다. 뇌에서 계속 몸으로 신호를 보내온다. 뭔가 잘못됐어. 뭔가 잘못됐어 잠재의식 속에서 나는 또 한 구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무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그 시신이 케이시 일거라고 예상한다. 사실 케이시가 죽지 않았다고 상상하기 어렵다. 다 죽어가는 모습을 너무나 많이 봐왔으니까.



미키는 동생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된다. 다시 마약을 하지 않았던 그 어릴적으로 되돌아간다면 미키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헤로인은 신체에 여러가지 변화를 가져오는데, 그 중 하나가 체중을 감소시켜 몸의 체격이 잘 들어나도록 만든다. 케이시는 어딘가에 살아 있을까. 아니면, 이미 사망했을까. 미키는 결국 동생을 찾아낼 수 있을까.



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추천으로 화재가 된 이 책은 주인공 미키가 이야기하는 1인칭 시점으로 쓰여졌다. 그래서 더 집중을 높여주는데, 지금과 그때로 현재와 과거가 번갈아 간다. 사건이 점점 뚜렸해지고, 과거 그렇게 된 이야기의 흐름이 때론 공감을 느끼거나 가족의 의미를 떠올려보게도 한다. 미키는 동생이 그렇게 된 것이 자신의 책임같다. 한 살 차이가 나지만, 엄마와 아빠를 대신해 동생을 더 보살피고 지켜봐야 했다. 미키의 가족은 유독 약물중독자가 많다. 그것이 어떤 흐름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킬지는 중반을 넘어가면 알 수 있다. 마약과 매춘에 물든 필라델피아의 거리를 말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가족을 이야기하고, 한 자매를 그린다. 긴장감은 서서히 드러나고, 따듯한 감정이 조금씩 솟아난다. 다 읽고 나면 가족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게 된다. 전 미국 대통령이 왜 이 소설을 추천했을까 아마도 범죄심리를 가족과 함께 버무린 작가의 필력 때문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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