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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침입자들의 세계 - 나를 죽이는 바이러스와 우리를 지키는 면역의 과학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
신의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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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에도 바이러스는 있었다. 그런데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사망자를 양성한 코로나 19는 바이러스를 넘어 전 지구적 재앙이 되었다. 1년이 지나 이제 2년을 향해간다. 얼마나 걸릴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2021년 전 세계는 백신을 만들어 접종을 시작하고 있지만, 아직 끝난게 아니다. 이제 백신이 만들어 졌고, 사람들의 집단 면역에 기대를 가지고 지켜봐야 하는 시점이다.
책 속에서 바이러스의 잠복기를 다루는 대목이 있다. 바이러스가 며칠이 지나 사라진 듯 보이지만 사실 몸 속에 잠복해 있다는 것인데, 헤르페스를 예로 든다.(몇 달전 유명 유튜버 약쿠르트의 성병 관련 도덕적 해이를 생각하게 하는 병명이기도 하다.) 바이러스 처럼 잠복해 있다 어느날 스트레스와 면역이 낮아지면, 다시 증식해 물집으로 나타나는 헤르페스처럼, 어느 부분에 어느 증상으로 나타날지 모르는 코로나 19바이러스는 비슷한 점이 많아 보인다.
독감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했을 때 많은 사상자를 낳았지만, 지금은 백신으로, 약으로 얼마든지 치료 가능한 것처럼, 코로나 19도 언젠가는 지금보다 치명률이 점점 낮아지면서, 가까운 미래에는 가벼운 감기의 일종으로 인류에게 남아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했다. 이에 대해 면역이 얼마나 미래의학에 중요 키워드가 될지는 예상 가능하다. 따라서 책의 절반 정도의 내용은 모두 면역학에 대해 다루는데, 특히, 장기이식을 한 환자의 면역 억제제 복용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신기하다.
page. 151.152
최근에는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들이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지 않더라도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장기이식을 골수 이식과 병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장이 망가져 다른 사람의 신장을 이식 받은 경우, 일부러 신장 공여자의 골수도 동시에 이식하는 것이다. 환자의 골수는 별 문제가 없는데도 말이다. 골수가 성공적으로 이식된 후에 환자의 골수에는 원래 자신의 골수세포와 더불어 신장 공여자의 골수세포도 공존하게 된다. 그리고 공존하게 된 양쪽 골수세포로부터 원래 자신의 면역세포와 신장 공여자의 면역 세포가 생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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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자신의 것이 아닌 신장 공여자의 것도 인식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한다는 것인데, 이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하니 미래의 의학이 얼마나 새롭게 변화할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책에서는 그밖에 항체, T세포, 특이성, 기억현상 등의 키워드를 말하고 있다. 지금처럼 면역과 바이러스에 대해 집중해야 할 때 가벼운 논쟁거리를 던져주고 펜데믹을 극복할 길을 알려주는 의학책으로 선택해봄 직한 좋은 책이었다.
나 이외의 모든 사람은 나의 환경이고, 나 또한 상대방의 환경이다.
그러므로 나의 면역은 타인의 면역과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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