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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28가지 세계사 이야기 : 사랑과 욕망편
호리에 히로키 지음, 이강훈 그림,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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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욕망에 대해 다룬 이 책의 이야기는 성욕에 미쳐 하루 10명 이상의 여성과 잠자리를 한 명나라왕 가정제와 프랑스의 음란한 왕비 마고, 마리 앙트와네트를 끔찍히도 사랑한 페르센 백작 등, 사랑과 광기, 욕망에 대해 다룬다. 중국의 시황제와 명나라 가정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내용은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폐인 등 유럽의 세계사를 다루고 있다. (프랑스 문학과를 졸업한 일본 작가의 이력 때문인지 책은 유럽에 맞춰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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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예술가 피카소의 여성 편력은 잘 알려져 있다. 그의 바람기는 두 번째 아내, 마리 테레즈 발테르의 말로써 그를 가늠해 볼 수 있는데, "피카소는 여자와 몸을 섞어야만 비로소 그림을 그린다" 라는 것이다. 피카소는 10살 차이의 첫 번째 부인 올가를 시작으로, 평균 30살 차이가 나는 아내를 둔다. 그를 잊지 못해 다른 이를 사랑하지 않고 수녀로 살다 간 <우는 여자> 속 작품의 주인공이자 피카소의 세 번째 아내 도라 마르는 수녀가 된다. 그렇게 피카소와 헤어지고, 수녀로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피카소의 바람기를 알면서도 피카소에게 지배 당한 여성들, 피카소의 예술적 면모 만큼이나 놀랍다.
로댕은 오랜 세월 아내처럼 지낸 로즈와 정식으로 결혼한다 그의 나이 일흔 일곱, 결혼을 하고 난 후, 그는 9개월이 지나 세상과 작별한다.왜 로댕은 자신의 제자이자 사랑했던 여자 카미유 클로델의 청혼을 거절한 걸까. 카미유는 로댕과 제자이자 연인 관계로 15년을 같이 살았다. 클로델은 말년에 정신 착란증세를 보였고, 늘 자신이 독살 당하지 않을까 전전 긍긍하며 피해망상까지 겪는다. 스승 로댕과 제자 카미유의 이야기는 로댕의 작품 이상으로 그의 연인이자 예술가였던 카미유 클로델을 기억하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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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이야기의 초점이 사랑과 광기 욕망에 있기 때문일까. 세계사 책으로는 흔치 않게 쉽게 읽힌 것 같다. 대개 책을 읽다가 손에 놓아버리면, 다시 읽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인데, 이 책은 하루만에 다 읽었으니 말이다. 집중도 더 잘 될 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원초 적인 본능과 예술성에 대한 주제라, 예술을 넘어 사랑과 역사적 인물들의 행동과 말들이 더 진지하고 흥미롭게 다가왔다. 주제에 따라 책에서 알려주는 이야기 그 이상이 궁금해지고, 자세히 몰랐던 부분들을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그게 책을 읽는 묘미가 아닐까 한다. 세계사 책은 대개 사람의 행동에 대해 설명하지만, 이 책은 인간으로써 그 행동을 하게 된 이유가 특히 감정과 욕망이었기 때문에 흥미롭다. 역사 속 인물을 중심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이해하게 되어 재밌는 책이다. 세계사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세계사와 함께 인물의 사랑과 욕망을 그린 28가지 세계사 이야기를 선택하면 어떨까. 좀 더 이야기가 생동하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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