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얼굴은 바뀌고 있다 - 세계적인 법정신의학자가 밝혀낸 악의 근원
라인하르트 할러 지음, 신혜원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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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과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에 극단적인 동물 학대 행위를 한 경험이 있다면  평범한 사람으로 커 나가는 확률에 비해 범죄적 성향을 띌 확률이 높다. 


<모든 사람의 내부에 존재하는 선과 악> 

 -  성범죄자가 어떻게 눈에 띄지 않게 우리 사이에 섞여 살아갈 수 있는 걸까? 하루에 수백명의 사람을 고통스럽게 죽이고 자신의 가족과 평화롭게 크리스마스 트리에 촛불을 켤 수 있는 걸까? 많은 사람이 선과 악, 정상과 비정상이 어떻게 한 사람 안에서 합쳐지고 직접적인 형태로 나란히 존재할 수 있는 걸까..  -



모든 사람들에게는 악의 본성이 있다고 결론지어 이야기하는 이 책은, 여러 사례를 들어 그 이유를 말해주는데, 루시퍼의 실험을 예로 든다.  많은 악한 행위는 금전적인 보상과 외부적인 환경을 더해, 사람들의 내부에 잠자고 있는 악의 본성을 깨울 수 있다고 말한다.


복종 이행에 관한 실험에서 한 집단은 학생으로 다른 집단은 선생이 되어 전기 충격 실험을 가한다. 물론 모든 역할을 하는 이들은 실험이 완료되었을 때 보상을 받는다. 선생 역할을 한 이들은 학생들이 문제를 풀지 못하거나 틀렸을 때, 전기 충격의 강도를 높여나간다. 실험 책임자는 전기 충격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의 고통을 보면서도 꾸준하게 실험을 진행하기를 요구한다.  결국, 어떤 권한이 타인에게 부여되어 명령을 따라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스스로의 비판적이고 자율적인 사고가 차단된다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한  사례다.  너무 유명한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이 이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짐바르도는 후에 이 실험을 연결하는 "루시퍼의 실험"을 진행한다.  한 공간을 감옥처럼 꾸며놓고, 24명의 지원자에게 임의적으로 "교도관"의 역할과 "수감자"의 역할을 하게 한 것이다. 놀랄 만큼 짧은 시간에 교도관들은 공격적이고 거칠게 변했고 수감자들을 함부로 다루는 모습에 의해 실험 2주 예정이 6일 만에 끝났다고 한다.


그리고 이 실험을 이렇게 요약한다.

page.82

우리에게 가장 극적이고 고통스러운 것은 결코 사디즘 타입이 아닌 개개인들로부터 얼마나 쉽게 사디즘 적인 행동 방식이 유발될 수 있는 지를  관찰하는 일이었다. 


환경이 사람의 인격을 만들고, 행동하게 한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이다. 외부적인 환경 만을 통해서도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의  내부에 잠자고 있는 악의 본성이 깨어날 수 있다. 따라서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의 뚜렷한 구분에 대한 질문은 무의미하다.


page. 83

모든 학술적인 검사 결과에 의한 놀라운 사실에 따르면 대량 학살자들의 5~10% 만이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이 그룹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사디즘적이고 자기 도취적이며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인물들로, 어떤 권위자의 보호 아래에서  혹은 전쟁이라는 우산 아래에서 자신들의 악한 본성을 마음껏 발휘하였다. 나머지 범죄자들은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 당신 혹은 필자와 같은 그런 사람들이었다. 


연민의 살인은 일반적인 이해에 따라 악의 등급에서 훨씬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심신 미약을 이유로 범죄를 경감하려는 시도를 구별해내는 것은 또 하나의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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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중에서 강간, 근친상간은 범죄가 심각하고 비열하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아버지가 딸을 24년 간 성폭행 하여 8명의 자녀를 두었다는 사건은 오스트리아를 발칵 뒤집어 놓았는데, 더욱 더 경악스러운 것은 딸이 아이들을 버리고 간 듯 속여 자신의 아내에게도 딸의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는 것을 속이고 키웠다는 것이다. 지하 감옥에는 딸을 가둬 두고서 말이다.  친족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희생자의 정신적 쇼크는 더욱 더 커진다. 자기만의 지하 왕국을 만들어 그곳에서 24년이 넘도록 자신의 근친 상간 적인 욕망을 마음껏 펼친 인간을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까. 타인에게 당하는 강간 수준과 달리, 친족이 행하는 강간 범죄는 수면으로 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너만 입다물면 조용하다"고  인식하고 덮어두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위의 범죄처럼 24년 간을 가두고 성폭행 한 사건은 매우 기괴하고,  이해하기 힘들다. 이야기는 지나친 과장과 심한 비현실성을 보이지만, 근친상간의 문제는 현실이며, 지금도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는 이러한 끔찍한 범행들의 비율이 매우 높다는, 거의 90%가 넘는다는 슬픈 사실과 함께 살아야 한다. 그리고 터부시 되어온 사건이 아니라. 근친상간을 저지른 충격적인 극단성과 그 기간, 외떨어진 공간이 아니라. 도시 한가운데서 일어났다는 점 등은 필자의 말처럼, 다른 범죄들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교훈을 준다. 즉 악은 우리들 사이에 살고 있다.


page.99

요제프 F 는 무의식적인 욕구, 사디즘적인 충동, 억압된 근친상간의 욕망에 대해 추측하는 것들, 심층심리학적인 경향의 철학자들이 '남성의 환상' 항목으로 분류하는 것들 중 많은 것을 별다른 생각없이 현실에서 실행하였다. 그는 완벽한 이중생활을 연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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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희생자는 여성과 어린 아이들이다. 많은 통계가 그렇다고 대답한다. 환경적으로 만들어지는 범죄가 대부분이라면, 그런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범죄는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사이버 포르노는 물론, 동기가 없는 살인,  점점 낮아지는 강간, 근친상간 등의 성범죄가 그렇다. 저자는 말한다. 범죄는 악한 생각에서 부터 시작되며, 정상적인 상태에서도  일어난다고 말이다. 따라서 악이 인간에게 보내는 신호를 미리 감지해야 한다. 방화를 저지르거나 폭력, 성추행 등 어떤 살인자들도 처음에는 시작이 미미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범죄의 강도는 강해진다. 따라서 이 책은 청소년, 어른, 노인 할 것 없이 모두가 읽어야 한다. 범죄 이론과 사례를 읽는 것도,  범죄를 막는 것도 결국은 모두의 관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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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행동 방식은 사람들이 중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악한 생각은 계속해서 악한 행동을 낳는다. 

- 레오 톨스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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