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스튜어트 터튼 지음, 최필원 옮김 / 책세상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두께가 상당하다. 650 페이지 결코 만만한 두께가 아니다. 그런데 지루 하지가 않았다. 읽는데 일주일 이상이 걸렸지만, 다행이도 주인공이 내가 되는 1인칭 시점의 구성과 책의 첫 장에 있는 초대장의 등장인물들로 '어렴풋이 누구였더라 하는 생각' 이 들면 앞 장을 보면 해결되었고, 시간 차이로 사람이 바뀌는 독특한 스토리가 지루할 틈이 없도록 만들어줬기 때문일거다.
가장 먼저 나는 서배스천 벨 박사다. 그리고 내 아내인지, 딸인지 모를 '애나'의 이름을 부른다. 누군가가 그녀를 쫓아가 죽였다. 내가 분명히 봤지만, 주변은 나를 의심한다. 대니얼 콜리지 박사는 내가 독신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껏 애나라는 여자를 언급한 적이 없다고 했다.
다음날에 나는 로저 콜린스가 되어 있다. 그러니까 의식이, 내 영혼이 자꾸만 바뀌는 것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서배스천 벨 박사였던 내가 문앞에 선 서배스천 밸 박사를 보고 있다...
의식을 잃게 되거나 잠이 들 때 깨어나면, 나는 어김없이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로저 콜린스에서 나는 매력적인 파란 눈을 가진 청년으로 변해있다. 도널드 데이비스. 그에게는 그레이스라는 누이와 짐이라는 친구가 있다고 한다. 굵고 나직한 목소리의 부리 가면을 한 남자가 나를 잘 알고 있다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 내가 의식을 잃을 때마다 자꾸만 변하는 인격, 남자는 빨리 퍼즐의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page.113
"의사였었지. 그랬다가 집사가 됐고, 오늘은 돈 많은 한량이 됐소. 내일은 은행가가 될 거고 말이오. 하지만 그들 모두 당신의 진정한 인격이 아니오. 당신의 인격은 당신이 블랙히스에 들어서는 순간 당신에게서 벗겨져 나갔소. 그건 당신이 이 곳을 떠나기 전까지 절대 되돌아오지 않을거요.
----
오늘, 바로 이 날은 앞으로 여덟번 더 반복된다. 그리고 나는 여덟 명의 각기 다른 호스트의 눈으로 같은 사건을 관찰하게 된다. 벨은 첫 호스트, 집사는 두 번째, 데이비스는 세번째다. 그럼 이제 다섯 명의 호스트가 남은 것인데, 수수께끼를낸 그는 답을 찾으면, 그 증거를 챙겨 밤 11시에 맞춰 호수로 나오라는 제안을 한다.
추리와 공상 과학적이며 스릴러 면모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스토리가 독창적이라 마지막 이야기가 궁금해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게 한다. 스튜어트 터튼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처음 쓴 소설이 이 정도라면 저자의 2년 만의 신작, 2020년 최신작, < The Devil and the Dark Water> 는 또 얼마나 재밌을까. 다음 작품도 너무 기다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