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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의 힘 - 연결의 시대, 우리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세계 경제
프레드 P. 혹버그 지음, 최지희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무역의 힘은 놀라웠다. 소련이 해체되는데 슈퍼마켓이 힘을 보탰다. 책에서는 미국의 슈퍼마켓을 방문한 러시아 대통령이 적어도 친선 순방을 위해 방문한 랜들스 슈퍼마켓에서 3만 개가 넘는 상품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 랜들스 슈퍼마켓은 뉴욕도 아닌 시골 마켓이다. 그리고 옐친은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꼼짝도 하지 않았는데, 그로부터 15개월 후, 옐친은 강경하고 단호하게 혁명을 이끈다. 수년간 경제가 부패해온 소련이 공식적으로 해체되는데, 정말로 슈퍼마켓이 그 요인이 된 것이다. 그리고 옐친은 그를 키운 소련체제에 맞서게 된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인지 묻자, "미국과 미국의 슈퍼마켓" 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영국 드라마라고 생각했던 미국 HBO 사의 '왕좌의 게임'도 무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170개국에 동시 방영된 왕좌의 게임의 글로벌 생산성에 무게를 두고, 국가와 국가 간의 자유 무역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는 상품이라고 말한다. 왕좌의 게임은 드라마를 넘어 게임 산업으로도 만들어졌는데, 드라마의 영향보다는 다소 미흡하지만, 엔터테인먼트의 인기로 만들어지는 여러가지 부분들은 자유 무역 효과이다.
무역 협정을 생각할때, 일자리 부분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자유 무역은 일자리를 빼앗을 수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책에서도 다루는 부분이다. NAFTA(북미 자유 무역 협정) 으로 사라지거나 생긴 일자리 수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는 없지만, 기술의 진보와 자동화로 인한 제조업의 인력 감소 문제로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역으로 국가 간 기술을 서로 자문하는 계약이 가능하다면, 어쩌면 북미 자유 무역 협정, 무역으로 인해 일자리의 감소가 일어났다고 예측해 볼 수는 있지 않을까, 저자는 이렇게 정리했다.
page81.
" 어느 분야가 외국 수입품에 취약하고, 어느 분야를 수출하면 수익성이 좋은지를 판가름하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무역은 항상 그렇듯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 내는 문제로 다시 돌아온다."
무역과 관련된 여러 예시를 읽으면서 무역을 단지 나쁘게 만, 혹은 좋게 만 볼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편의점이든 면세점이든, 대형마트든 어느 장소, 어느 분야에서도 세계 여러 나라의 제품과 음식을 소비할 수 있으며, 제품의 양과 질을 높이기 위해 국제적으로도 서로 선의 적인 경쟁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안보 적인 부분은 지양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확인하고, 편파적이지 않도록 한다면, 무역의 주제는 저녁거리 식사 시간에 나눌 만한 재밌는 이야기 거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저자의 말처럼 말이다. 이 책은 그간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무역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수 있었고, 지식 적인 부분에서도 읽는 재미가 쏠쏠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