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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야 울지 마라 - 베테랑 논설위원이 알려주는 언론홍보법과 보도자료 작성 꿀팁
김도운 지음 / 리더북스 / 2020년 6월
평점 :

정책 홍보에 대해 사무관들이 문서를 만들고, 국회의원들이 정치적 전략을 짠다. 드라마 속 장면이기는 하지만, 정책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홍보에 관한 문구를 작성하는 일을 하는 많은 이들에게는 홍보 자료에 대한 안 좋은 예시와 좋은 예시를 한 장에 걸쳐 한번에 보여주는 구성은 꽤나 만족스럽지 않을까 싶다. 적절한 예시는 방대한 글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문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저자는 정책을 홍보하는 공무원들을 위주로 강의하고, 보도자료를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그러다 보도자료를 만드는, 그들의 바뀌지 않는 방식에 회의감을 느꼈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고 3가지를 찾는다. 그 이유는 짧은 강의 시간(2시간) 때문이거나 컴퓨터로 직접 작성하지 못하고 일반 강의실에서 귀로만 듣는 강의를 해야 했기 때문, 혹은 직원이 강의대로 보도자료를 작성했지만, 결재받는 과정에서 상사에게 결재를 반려받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수 십년간 보아왔던 껍데기로 꽉찬 보도자료가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과장이나 부장은 실무자가 새롭게 작성한 보도자료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고정된 보도자료의 틀로 다시 회기하게 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공무원들의 보도자료의 경우는 알맹이가 없고, 껍대기만 있는 허술한 자료들만 배포된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 얼마전, 국가정책의 보도자료를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그래서 직접 민원으로 메일을 보내 보기도 하고, 전화 문의를 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확실하지 않은 두루뭉실한 문장에 해석이 여러가지로 갈라졌기 때문 일 것이다. 그리고 정책의 문서를 보면 하나 같이 같은 틀에 문장만 바뀌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작가는 PC 한 대 갖추고 지자체에 가서 등록하면 바로 언론사를 설립할 수 있고, 신분증과 명함은 1만원이면 제작할 수 있다고 한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 만에 기자가 될 수 있다니, 더더욱 기자들의 능력이나 매너, 품격은 중요해 보인다. 취재 능력은 물론 기사 작성 능력을 겸비해야 하는 것. 너무 당연한 부분인데, 국가 공인 시험을 치루고 기자가 된 사람은 없으니. 직장에서 선배나 상사가 만들어 놓은 틀에 보도자료를 그대로 껴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부분이 정책 심의 보도를 다루는 정치부 기자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 하다. 회사 내에서, 모든 직장인은 문서를 만들고, 결재 대기 상태에 놓인다. 얼마나 정확하고 눈에 보기 쉽게, 핵심만 알려 주느냐에 따라 결재서류에 대한 신뢰성은 높아지고, 문서 작성을 한 직장인의 평가는 높아진다. 직장에서도 문서 작성 능력은 승진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문서를 잘 만드는 사원의 경우, 진급에 있어서 훨씬 빠른 양상을 보인다니. 책의 중점은 보도 자료 만드는 홍보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결국 직장의 문서를 만들고 평가승인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이로운 책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은 아쉬운 점이 보인다. 잘못된 보도자료와 올바른 보도자료를 더 많이 보여주고, 이에 대해 설명하는 글이 더 많이 첨부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실제로 정책에 쓰이는 보도자료를 홍보하는 홍보전담부서나 보도자료부서가 하는 일을 세부적으로 알려주는(직업적 특성)에 대해서도 실었다면 좋았을 것 같았다.
저자는 현직 기자시절 정치, 경제,사회, 문화 전반을 모두 담당했고, 기자와 공무원의 기사를 등록하고 검토하는 일, 보도자료에 많은 시간을 두고 이력을 쌓아왔다. 따라서 매뉴얼에 기초한 홍보 문서 작성 핵심 노하우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