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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 생각의 동반자, 소크라테스와 함께하는 철학 수업
허유선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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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 철학을 전공한 작가 허유선씨는 팟 캐스트 <포켓 필로소피 _ 조금씩 익숙해지는 철학> 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러가지 철학 논문과 책을 썼다. 이 책은 제목처럼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소크라테스의 이론과 철학 이외에 동시대에 살던 인물들이 평가한 소크라테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page 4~5 (프롤로그)
"철학에도 그런 안내자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내자는 기왕이면 이론과 실천, 양측면에서 모두 출중하고, 모르거나 궁금한 것을 물어볼 때도 어렵지 않게 알려줄 수 있는 친절한 전문가라면 좋을 것이다. 철학을 시작하려 할 때 그런 사람이 옆에 있다면 의지 할 수 있어 참 좋을텐데, 다행히 기나긴 철학사 안에 마침 그러한 조건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인류의 스승 "소크라테스"다.
도대체 이건 뭘까? 지금 이 느낌은 뭘까? 왜 이렇게 느끼는 걸까? 철학은 모든 생각과 물음에 해결사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철학은 문제를 해결해 주는 학문이 아니기 때문에 철학으로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답을 얻을 거라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철학은 해결이나 정답을 약속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 철학서를 읽는 이유는 뭘까? 해답이 없고 정답이 없지만, 철학적인 질문(예를 들면 삶을 살아가는 것, 고민)에는 누가 대답을 해 줄 것인가. 이런 질문에 소크라테스는 문답법과 산파술 논박술로 대답한다. 질문하는 당사자가 스스로 답을 찾게 끊임없이 질문을 유도하는 것.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은 유명하다.
책의 내용을 보면, 철학도-트라이 라는 가상인물을 만들고, 실존시대 살았던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크세노폰 등등의 인물들을 등장 시킨다. 질문을 하는 입장이었던 트라이는 어느새 소크라테스의 질문으로 스스로가 질문하며 답하게 된다. 소크라테스가 트라이에게 하는 질문은 곧 독자들에게 하는 질문과 같다. 이 점에서 생각과 질문이라는 틀을 놓고 봤을 때 문답 형식은 이해도를 확실히 높여준다. 이런 문답식으로 구성한 이유가 독자들의 이해를 넓힌다는 목적도 있지만, 소크라테스 식 대화를 알려주기 위한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 답을 알고 싶어서 물음을 가지고 찾아온 사람은 나인데, 이상하게 대답을 하는 사람은 물음을 가지고 있던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
소크라테스는 대답에 꼬리에 꼬리를 물어 물음을 던진다. 이는 타인의 생각을 잘 펼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방식이기도 한데, 과거에도 아테네의 젊은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현대에 와서도 많은 철학자들이 다시 불러내는 불멸의 철학자로 유명한 이유가 답을 스스로 찾게 도와주는 산파술( 직접 출산하는 것이 아니라 출산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라는 의미) 때문이 아닐까 싶다. 소크라테스는 선생과 학생이라는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철학적 동료로 관계했다. 많은 이들이 알 듯 저술서가 없다. 그의 생각을 읽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기록에 의지해야 하는데, 플라톤의 [대화편]을 읽으면 알 수 있듯,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부당한 사형 선고를 피하지 않고 독약을 마실 정도로 신념이 강한 사람이었다. 많은 철학자들이 다시 불러낼 정도로 불멸의 철학자이며, 그의 철학은 초심자와 전문가를 나눌 필요가 없이 모두에게 적합하다.
page.53
소크라테스는 일부러 나서서 기존의 체계를 파괴하지는 않았지만, 기존의 체계를 떠받치는 주요가치에 따라서 살라고 말하지도 않았다. 플라톤의 소크라테스는 젊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생각과 잠재성을 돌아보고 알아차리게 하는 충실한 조력자였고, 사회적으로 이미 받아 들여지는 가치나 목적을 비판적으로 살펴 보는 일을 중시하는 사람이었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소크라테스는 살아생전 남긴 저서가 없다. 따라서 플라톤이 남긴 기록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의 말로써 소크라테스를 예상하고, 알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나 동시대 인물들이 그에 대해서도 기록하는 글을 찾아 볼 수는 있지만, 신빙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 소크라테스가 어떤 인물인지 그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 이전에 그의 생애보다 그가 철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는 게 우선일 것이다. 철학자들의 철학자가 소크라테스 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소피스트: 그들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큰 흐름은 언변으로 상대가 반박하지 못하도록 만드는데 있다. 소피스트의 대표 철학자 (고르기아스)
*실존주의:: 인간의 본질은 미리 정해져 있지 않고, 개인이 구체적인 시간과 공간, 여러 조건 속에서 자유로운 결단에 의해 살아가는 대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입장.
page. 112
철학적 질문은 일반적 물음과 달리 그 방향을 거꾸로 돌려 가장 밑바닥에 놓인 것으로 향한다. <역진적> 따라서 근본적인 것을 묻고 검토한다.
책은 소크라테스의 문답법, 산파술, 논박술과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찾고, 질문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소크라테스의 이론과 그의 철학을 아주 쉽게 알 수 있으며, 시야를 넓혀주고 생각을 확장하는 방법을 참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처음엔 구체적으로 후반에는 추상적으로 변화된다. 조금은 막연한 철학에 상담을 더해 철학을 가까이 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의 인물적 특징과 그의 이론설명이 상대적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개인이 대입할 수 있고, 확인할 수 있는 철학적 질문이 적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인간들이여, 누구든 소크라테스처럼 지혜 앞에서 자신이 실로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는 자가 있다면 너희들 가운데 가장 지혜로운 자이니라
-소크라테스의 변론 . 23a, 23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