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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 인내하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삶에 대하여
안철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가능한 한 앉아서 지내지 말라고,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면서 얻은 게 아니라면 어떤 사상도 믿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나는 달리기를 하며 몸과 마음, 정신력이 한층 단단해지고, 이전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23page-
책의 이름이 달리기라고 해서 달리기만 줄줄이 열거한 책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안철수씨의 6년 동안의 정치활동에 대한 조그마한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독일에서 연구원 활동을 하며 느낀 독일 자체의 생활도 애기한다. 물론 달리기가 주 주제이기는 하다.
저자는 오래도록 독일에서 생활할 것을 감안해, 독일의 모든 대중교통(지하철,버스,
지상철 등)을 이용할수 있는 정기권을 1년치 한번에 구입한다.
독일 돈으로는 두 달치를 깍은 750유로. 한국 돈으로는 100만원 정도가 된다고
한다. 한달에 8만원 꼴, 독일은 역시 한국보다 물가가 비싸다.
그리고, 한국과는 달리 독일은 열쇠를 잊어버리거나 만들어야 할때, 규제가 심하다고
한다. 열쇠복사도 쉽게 되지 않아 증명서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독일의 문화를 잘
몰랐던 초기에 작가는 열쇠를 집안에 두고 나와 연구소 사람들을 기다려야 했던
일화를 들려주기도 한다.
한국의 문화와 독일의 문화는 당연히 다르다. 그곳에 살지 않으면 전혀 모를 내용들이
작가의 눈과 귀로 들린다. 몰랐던 정보를 알게되는 건 그래서 더욱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책과는 연관이 되지 않으나, 실제 독일에서 살게 된 사람들의 에세이나 경험은
나중에 다른 책(심리스릴러,추리소설)등에서 묘사되는 유럽의 풍경을 쉽게 연상하게
하기도 한다. 여행 에세이들은 그래서 가끔씩 찾아 보게 되는데 갈수 없는 곳이기는 하나,
마치 다녀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특히나 책에서 보이는 사진들은 퍽 마음에 든다.독일의 곳곳을 경험한 의사이자
연구원, 정치인이었던 작가는 여러방면의 일을 해왔던 전문가이니 만큼 다른 사람들이
못해본 경험에 대한 글을 쓰는 것에 흥미가 있는 듯 보인다.

달리기의 중요성은 모두 알지만, 그 달리기에 대해 글을 쓰기란 쉽지만은 않다.
너무 소재가 뻔하며, 설명하기에도 책 한권을 채울 정도의 주제가 못되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살게된 이유라던가, 그동안의 저자의 삶에 달리기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지루할수 있는 주제가 조금씩 달리 읽히는 점은 이 책의 특징이자 매력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끝까지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체력이 허락한다는 선에서) 달리기의 끝
결승선을 지나쳐본 경험은 마음가짐을 달리 만들 것 같다.
저자는 처음의 달리기 결승선을 통과로 꾸준히 달리기를 하고 있다.
다음 번에 시작하는 행동이 끈기를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달리기의 결승선을 넘어왔듯, 다른 일의 끝을 보려고 노력하려는 자세로
생활의 인식을 바꿔주는 듯 하다.
작가는 스트레스, 우울증,불안 등등 정신건강에 많은 도움을 주는
달리기로 자신의 삶이 더 행복해 졌다고 말한다.달리기를 시작하려는
사람들도 달리기의 요령을 알고 가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뒷장 3장에 걸친 요령도 정리했다.
달리기로 더 행복해졌으면 해서 이책을 썼다는 게 근본적인 목적이라고
했지만, 그 안에는 독일 활동에 대한 자신의 여러가지 감정과 생활을
달리기와 함께 풀어썼다고 해야 더 정확할 것 같다.
달리기로 정말 인생이 더 즐거워 졌을까 라는 물음이 들기도 했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꼭 달리기가 아니더라도, 등산이나 수영 등의
운동이어도 크게 상관은 없을 것 같다. 목적은 꾸준히 결승선을 외치고 있는 것이니까.
한발한발 내 딛는 삶과 다름이 없다는 부제를 들어 의사이자 정치가였던 작가의
배움을 간접적으로 알아가는 시간도 줄것이라, 책의 내용이 궁금한 이는
꼭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