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두 번째 이름, 두부 - 유기견 출신 두부의 견생역전 에세이
곽재은 지음 / 시드앤피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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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는 미국의 한 보호소에서 미국엄마에게 버림을 받았다. 

사람의 학대가 아닌, 같은 강아지의 공격으로 한쪽 눈을 잃었다.

언뜻 보면 말티즈와 혹은 비숑같기도 하고, 두 견종이 섞인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DNA 검사로 포인터, 퍼그,시추,러시안 블랙 테리어 등등 믹스 중에서도 탑

상믹스의 견종임을 알수 있다.

 2010년 작가는 24살, 유기견 보호소에서 두부를 처음 만난다.

두부는 한쪽 눈이 없는 장애견, 예쁘고 귀엽고, 지극히 정상적인 것만을 

원하는 다른 사람과는 달리, 작가는 보호소에서 장애견 두부를 선택한다.



두번의 상처를 받고 다시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두부는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하듯, 부모를 잘 만나 견생 역전을 하게 된다.



두부에게 더 잘 먹이기 위해, 수제간식을 만들면서, 렌선 이모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회사까지 차리게 된 작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그 일이 직업이 된다고 했던가.

유학길에 올라 다른 일을 하려던 작가는 그렇게 한 회사의 대표가 되고,

사랑하는 강아지와 함께한 추억을 책으로 만들었다.



두부의 관점에서 쓰인 책이라는 구성이 새롭다. 제 3자의 입장보다,

1인칭, 본인(두부)의 이야기가 더 크게 와 닿는건 두부 자신이

사건이나 이야기를 직접 전달하기 때문에 마치, 두부가 나에게 말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마치 돌아온 벤지, 베일리 어게인 영화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에세이 형식의 글이면서 작가가 두부가 되어 적은 글은 

견공이라고 칭하는 강아지를 의인화한 표현 만큼 새롭게 다가온다.

나의 두부는 아마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꺼야 라는 느낌의 글은,

두부와 두부엄마 곽재은씨의 보이지 않는 끈을 보는 것 같다.

강아지의 말을 번역해주는 정확하고 신뢰있는 기계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잠깐 든다.





첫 엄마에게서 버림 받고, 지금의 엄마와 살면서, 집안의 전선도 끊어보고, 휴지도 

너덜너덜 거실을 엉망으로 만드는 모습은 분리불안을 느끼게 했지만, 어느 순간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엄마를 속상하게 할 행동을 하지 않는 순간,

그렇게 두부를 키우느라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던 엄마는 눈물을 쏟는다.

이 글은 두부의 관점으로도, 엄마의 관점으로도 쓰여져, 더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젠, 사람과의 관계에서 힘들어진,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 평생 사랑을 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결혼은 하지 않지만,

강아지는 두고 키운다. 그리고,변함없는 사랑과 애정을 주는 애견은 

삶에 더 없는 힐링을 준다. 사람에게 준 상처, 받은 상처 모두, 강아지에게

치유받는다. 어릴적 내 기억속에서 강아지와 함께 하지 않은 날들은 없었다.

성인이 되고 20대 중반부터는 강아지를 기를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그래서인지, 강아지가 나오는 영화나 책, 혹은 광고조차도, 챙겨 보게 된다.

나는 강아지를 사랑하지만, 기를 환경이 되지 않으면 기르지 않는다.

사람에게 무한 애정을 주는, 강아지와 함께 있을 수 없고, 온종일 집안에 혼자 있는 

강아지를 두는 것은 학대나 다름이 없으니까.



이 책에서는 두부의 견생 역전 뿐만 아니라, 강아지를 대하는 감정들,

기르는 펫을 위해서 나는 뭘 하고 있을까? 강아지를 추억하는 시간들

등등 다각도로 느끼게 한다.




처음 표지로 볼때 두부의 한쪽 눈은 장애가 있었으나, 읽어가면서 장애견의 

느낌이 서서히 지워져갔다. 그저 장애견이 아니라, 두부와 두부엄마의 

감정만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다.

무한정 주는 사랑에 마음이 따듯해져 오기도 하고,

두부의 일기장 같은 글에는 엄마에게 마음을 열어가면서 느끼는 

감정의 변화에 가슴이 간질간질해져 오기도 한다.



언제고 강아지를 키우게 된다면, 사지 않고 입양할 생각이다.

아직은 작가처럼 장애견을 키우는 것에 용기는 나지 않지만,

키우는 때부터  견생이 다할때까지 책임을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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