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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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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 삶을 구성하는 하나 하나의 사건들은 오직 한번 밖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 그것은 앞에도 뒤에도 다시 반복되는 법이 없으니 자기 자신의 결정들이 옳은지 그른지를 확인할 길은 없다.

어찌보면 삶은 근본적인 미성숙, 미경험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한 인간의 상상세계, 고정관념, 의식들을 이루는 모든 것은 그의 생애의 전반기 동안에 이미 다 만들어져서 항상 없어지지 않은 채 남아 있게되고 여기서 작가가 프랑스로 귀화 하기전 머리속에 남아있는 프라하가 갖는 상징성은 어떤 상상 도시의 모델같이 그려지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철학적 성찰을 하게 하는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존재란 무엇인가? 질투는 무엇인가? 가벼움이란? 현기증이란? 약점이란? 사랑의 흥분이란 무엇인가? 같은...

등장인물들은 방임에서 배신으로 결국 절대 고독에, 오랜 옛날부터 갈망했던 전체적인 가벼움에 이르는.. 심지어 죽음까지도 가벼움이라는 상징 속에 이루어지고.

그의 유골이 바람에 흩어져 버리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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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런틴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4
그렉 이건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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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누구의 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이 책에 대한 판단의 잣대는 확연히 뒤바뀔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물리나 수학적 지식 배경이 갖춰진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하드 SF 스릴러의 재미를 만끽했었을 것이지만 나 같이 물리적 지식이 전무한 사람이 읽어 가기엔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어느날 지구의 밤하늘에서 별들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흥미로운설정에 이목이 끌려 책을 수중에 넣었고 지하철속에서 부담없이 가볍게 읽을 요량으로 이 책을 손에 쥔 나는..같은 페이지를 계속 반복...반복...그리고 반복하여 읽고있는 나를 발견했을때 처음엔 지하철속이 무척 시끄럽고 시민들의 잡담의 파편들이 귀속에서 떠나지 않고 멤돌아 그런거라 여기며 내심 스스로 자책하며 책에 집중하지 못한 나를 심하게 질타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집중의 문제가 아니란 걸 책의 1/3 을 읽어가는 시점부터 난 깨닫기 시작했다.

전자의 회절, 파동함수, 수축, 확산, 고유상태....이러한 범상치 않은 난해한 용어들이 매 페이지마다 황하강의 홍수처럼 순식간에 범람해 오기 시작하면서 책의 내용과 흥미는 어느새 갈팡질팡 길을 잃고 용어의 정의와 이해를 위해 지식인을 뒤져가는데 시간을 매달리기 시작하면서 내용은 뒤죽박죽 되어갔다.

용어적 생경함의 부담, 괴로움, 좌절 등의 오만 가지의 감정의 확산으로 인해 수축을 통한 최후 최종적으로 현실이 된 선택된 나의 고유상태는 '멸망감' 그 자체였다. 책을 읽어가며 나는 수축을 시도했고 내가 실패한 버전 이란 생각 마저 든다.

과학기술묘사 부분의 난해함과 그 디테일은 전체 배경지식이 없던 나에겐 괴로움으로 다가왔었다. 그러나 중.후반부에 들어가면서 용어적 부담감으로 많이 힘겨워 하며 헤맸지만 이 책을 통해 내가 얻은 수확(?)이라면 끝까지 힘겹게 읽어 가며 쌓은 인내심 그리고 평생 모르고 지냈을 수도 있었을 슈뢰딩거의 고양이 니 파동함수 같은 상식들(비록 수박 겉핥기식 상식 수준이지만..)에 대해 공부할수 있었던 기회를 가질수 있었다는 점이다. 사전도 찾아보며 인터넷 검색도 해가며 최대한 이해하고자 노력 한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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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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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콜필드가 일찍 경험한 동생 앨리의 죽음. 빨간 머리카락에 그리고 자신보다 휠씬 재능이 많다고 여기던 동생 앨리의 죽음은 어린 콜필드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가 목격한 동생의 죽음에서 콜필드는 인생에 대해 일종의 허무 내지는 무상함을 느꼈을 것이다. 또한 사회적 위치와 돈에 집착하는 세속적인 아버지의 모습...할리우드로 떠난 형을 변절자라고 느끼는 콜필드.

콜필드는 삶의 진정한 참 모습에 수많은 방황과 갈등을 겪었고 위선과 거짓이 난무한 세상속에서 순수한 영혼의 불씨를 간직하고자 했던 것 같다.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돌아와 어린 동생 피비을 위해 그녀를 기쁘게 해주려고 레코드 한장을 샀던 콜필드..피비가 목마를 타고 돌아가고 있는 걸 보며 행복에 휩싸였던 콜필드..
그에게 학교는 이 세상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러한 세상이 싫어 홀로 긴 여행을 떠나고자 했던 콜필드

홀든 콜필드는 이세상 어디서도 아늑하고 평화로운 장소를 찾을수 없다는 감정을 피력하고 있다. 심지어 죽어서 무덤에 묻히고, 비석 아래에서도...

그러나 그는 이 세상을 등지고 배타적인 시각으로 보고자 한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는 진정으로 사람들을 좋아하고 그들을 느끼길 원했던 사람이었다. 그가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자신의 상처가 너무 깊었고 다시 상처 받기 싫어 그러한 상황들을 일부러 피했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상황과 현상들을 자신의 기준에서 임의대로 해석 판단해서 미리 평가 판단을 내려버린 것일지도...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 내부의 비평가의 소리를 듣고 일시적인 위한 찾을 순 있었겠지만..너무 그러한 습성에 젖어 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마지막 콜필드의 말이 이 아침 머리에서 계속 맴돈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말아라..말을 하게되면,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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