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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여자의 공간 - 여성 작가 35인, 그녀들을 글쓰기로 몰아붙인 창작의 무대들
타니아 슐리 지음, 남기철 옮김 / 이봄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 이 책은.
이 책은 여러 시대의 다양한 여성작가들의 삶과 작업환경을 엿볼 수 있어 나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던 책이다. 그들이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 늘 궁금했었다. 사진이나 일기, 편지, 소설, 인터뷰등을 참조하여 만들어진 이 책을 통해 당시 작가들의 글쓰는 방법이나, 작업환경, 분위기뿐만 아니라 짤막한 그녀들의 삶까지도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다. 여성 작가로서 그 시대를 살아낸 그녀들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우리나라도 과거엔 신분 차별과 성차별이 있었지만, 여기선 작가라는 직업을 염두에 두고 읽어보니 느끼는 바가 또 다르게 다가왔다.
# 이 책을 읽으면서.
부유한 계층에 살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작가, 불행한 삶을 살았던 작가, 규칙적이고 질서 정연한 작가, 자유분방한 작가, 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했던 작가, 여러 명 혹은 이성/동성을 가리지 않고 사랑했던 작가, 집필실에서만 작업을 했던 작가, 카페에서만 작업을 했던 작가, 어디든 장소를 따지지 않고 글을 썼던 작가, 글쓰는 것을 소명이라고 여기는 작가, 작가는 단순히 직업일 뿐이라고 말하는 작가등 어느 한쪽으로 감히 분류할 수 없는 그들의 삶이 지금 나에겐 신기할 따름이었다.
한 장에서 세 장 정도로 이루어진 짤막짤막한 과거 여성 작가의 인생과 글을 통해 잠시나마 그들의 삶에 들어간 기분이 들었다. 특히 삽입되어 있는 여러장들의 사진을 통해 작가들이 집필활동을 하는 모습이라던가, 평소의 모습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관심이 있어 자세히 보았다. 어떤 자세로 글을 쓰는지, 어떤 필기구를 이용하는지, 어떤 책상과 의자와 타자기를 사용하는지 사진으로 보고 문장으로 또 한 번 보았다. 사진 한 장으로 많은 것들이 설명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던 시간이기도 했다. 키우는 반려견이라든지, 첫 단추까지 꽉 채운 모습이라든지, 빼곡히 쌓인 책들, 단정한 모습등을 통해 작가의 성격뿐만 아니라 그것이 작업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느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작가의 삶을 동경하는 나에겐 이런 작가의 사적인 공간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었다.
# 결국 우린 다 같은 사람이구나.
"내가 글을 쓸 수 있을까? 많이 써보면 작품을 쓸 수 있을까? 작품을 잘 쓸 때까지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해야 할까?" 이 대목을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퓰리처 상을 받은 작가조차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라고 느꼈던 것 같다. 누구나 다 이런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나오는 불안감을 느끼는게 이상한게 아니구나 싶었다. 글을 쓰는 작업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일 수도 있으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가장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나를 표현하는 일로 인해 내가 행복해하고, 또 그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생각된다면 우리는 지금 당장 펜을 들어야 하지 않을까.
더 많은 이야기는 블로그에 있어요^-^
http://niceloveje77.blog.me/220915511601
나의 글쓰기는 언제나 메모에서 비롯된다. 내 가방에는 늘 연필과 함께 메모장이 들어 있다(볼펜도 그냥 가지고 다니는데, 그걸로 무얼 쓰는 일은 없다). 나는 늘 연필로 조심스럽게 메모를 한다. 시간과 장소는 상관없다. 기차 안에서, 대합실에서, 침대에 누워, 부엌에서,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 무엇이든지 메모한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생각을 하고 메모를 하는데, 이런 단어들이 문장이 되면서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p.15
"내가 쓴 최고의 명작은 바로 내 인생이다." _시몬 드 보부아르 p.79
보부아르는 본인의 회고록 마지막 권인 "총결산"에서 이렇게 썼다. "나는 대작가가 아니다. 대작가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다만 내 인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솔직히 전해주는 데서 존재 가치를 두고 싶다."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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