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인생미답 - 살다 보면 누구나 마주하는 작고 소소한 질문들
김미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답은 '나를 가장 사랑하는 답', '나 스스로를 지독히도 끝까지 사랑하는 답' 을 인생미답이라 말하고 있는 작가 김미경의 이야기. 아니, 어쩌면 우리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김미경작가 특유의 옆집 언니 같은 문체로 토닥토닥 거려주는 느낌의 책들... 그래서 내 책꽂이에는 언제나 아트스피치, 드림 온,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가 꽂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많은 주제를 가지고 짤막짤막하게 작가의 인생을 통해 녹여낸 스토리들. 역시나 김미경 작가의 인생엔 가족이 빠져선 안 될 소재인 것 같다. 여태 읽었던 김미경 작가의 모든 책이 그랬듯이.
오히려 짤막짤막해서 틈틈이 읽어도 좋을 법한 책. 가볍게 넘기기 좋기도 하지만, 넘긴 후엔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긴 여운이 남는 책인 것 같다.

 

 


# 특히나 내가 관심 있게 읽었던 부분은 자존감 부분이었다. 자존감을 낮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가 도전하는 삶이라고... 하지만 그 도전의 성공과 실패는 언제나 햄버거의 빵 아래와도 같아서 늘 붙어있기 마련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존감을 회복하는 일이다. 작가는 쉬어야 한다고 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다시 도전할 수 있게 재충전하려면 내가 잘하는 일이든, 놀이든, 뭐든 하면서 내 자존감을 그렇게 회복시켜야 한다고 했다.

 

 


# 가정교육 그리고 엄마와 딸
책을 읽으면서 엄마가 많이 생각났다. 그리고 먼 훗날 성인이 될 나의 자녀를 위해서라도 나도 꾸준히 기록을 해야겠구나 생각했던 시간들. 굳이 엄마가 매번 하는 잔소리처럼, 예전에 엄마는 말이야~ 이런 게 아니라, 책 한 권의 엄마의 인생이 들어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내 자녀가 본다면 더없이 훌륭한 산 교육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엄마도 지금 나이는 처음이야. 너도 자식 노릇 처음인 것 처럼, 나도 엄마 노릇이 처음이야. 엄마는 이렇게 컸고,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고, 너를 간절하게 기다리며 이렇게 생각을 했단다. 힘들때는 이렇게 극복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어. 엄마도 이렇게 완벽하지 못한 사람이야. 그래도 널 안는 순간 모든 슬픔과 걱정들이 사라졌단다. 너는 나에게 이런 존재야. ... 이렇게 기록된 글을 본 자녀는 어떤 생각을 할지... 너무 궁금하다. 나의 성장과정을 내 자녀가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던 순간.

 

 

 


 

 

 

살다 보면 얼마나 많은 일들이 생깁니까? 돈을 다 잃고, 시험에서 떨어지고 또는 가정에 큰 문제가 생기는 등의 아픔을 겪고 있다면 한번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그때 시절은 다시 생각하기도 싫어요"라고 도망치지 말고 부러진 부분을 정면으로 응시해보세요. 소리에 놀라서 오랫동안 방황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세요. 놀라지도 충격받지도 마요. 소리는 사건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내 인생에 일어난 온갖 사건의 주인이 되는 게 중요해요. 남 탓하면 주인 없는 몸은 아무도 돌볼 사람이 없어요. 여러분은 꼭 스스로 몸의 주인, 상처의 주인이 돼보시기 바랍니다. p.19

 

 

 

 우리는 행복에 대해서 사실은 굉장히 인색해요. 후한 점수를 주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서 행복이라는 말 자체도 흔하게 쓰는 단어는 아니죠.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어머, 좋다", "아, 잘됐네"라고 얘기하지, "아, 행복해"라는 말은 잘 안쓰죠. "I'm so happy." 이런 말 미국 사람들은 굉장히 자주 쓴단 말이에요. 또 "Are you happy?"하고 자주 물어보기도 하고요. 조금만 기분이 좋아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지만 우리는 정말 가슴 밑바닥에서 긁어 오는 그런 것만 행복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은 착각이 들거든요. p.21

 

 

 

사실 미혼엄마들은 대단히 용기 있는 사람들이에요. 낳을까 말까 하는 순간 '낳자'라는 힘겨운 선택을 했고, 입양을 보낼까 내가 키울까 하는 고뇌의 순간에 '한 아이의 엄마로 평생 살겠다'라는 위대한 선택을 한 사람들이잖아요. p.46
그날 미혼엄마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줬어요. 애기만 성장시킬 게 아니라 너희도 성장해야 해. 같이 성장한다 생각하고 매일 더 열심히 살아보자. 언젠가 아이들이 컸을 때 "고생했어요, 엄마. 나를 키워주느라고." 이렇게 엄마의 등을 어루만질 수 있는 아이로 꼭 키워야 한다. 그러려면 엄마가 같이 커야 해.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p.48

 

 

 다들 그런 적 있죠. 여름휴가 가려고만 하면 돈이 없잖아요. 그런데 또 이상하게 남들은 쉽게 가는 것 같지 않아요? 실제로 그래요. 불경기라고 했는데 공항 나가보면 다 해외로 휴가 간다고 북적북적하잖아요. 그때 우리가 뭐라고 얘기합니까? 저 사람들 남편 잘 만나서, 부모 잘 만나서 저렇게 휴가 간다고, 팔자도 좋다고 그러죠. 우리 직원들도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얘기했어요. "지금부터 한 달에 10만 원씩 모아. 그래서 몇 년 후에 정말 예쁜 옷 입고 밀짚모자 쓰고 하와이 가려고 인천공항에서 있으면 사람들이 그럴 거야. 하여간 저거, 남편 잘 만난 것들!" p.50

 

 

 

 

남편이 매일매일 일당을 벌어 오는 직업입니다.
그래서 하루 4,000원씩 1월 1일부터 꼬박꼬박 모아서 드디어 50만 원이 넘었어요.
선생님, 저요, 드디어 애들 둘 데리고 이번 여름에 워터파크 갈 수 있어요.
p.50

 

 

 

 나 자신을 사랑하기 p.54~56
샤론 스톤이 중풍으로 쓰러졌었다고 하더라고요. 굉장히 오래 투병을 해왔다고 쓰여 있었어요. 그 기사를 보는 순간 어떻게 살았을까, 어떻게 견뎠을까? 투병보다 힘들었던 건 자신의 단절된 과거와의 싸움 아니었을까요?
근데 참 대단합니다. 샤론 스톤이 해냈더라고요. 이렇게 말을 하더군요. "투병을 하면서 이전에 쓰지 않던 내 마음의 어떤 부분을 쓰게 됐다. 그러면서 나는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 관능미라는 것 또한 가슴을 키우고 그런 게 아니다. 함께 있는 사람과 행복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게 관능미다."
참으로 고통의 터널을 지나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죠.
샤론 스톤을 살린 건 의술이 아닙니다. 그녀 마음 깊숙이 숨겨져 있던 존재에 대한 소중함.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이지요. 현재 고통의 터널을 지나는 분들이 있다면 이전에 한 번도 쓰지 않았던 내 마음을 사용해보세요. '살아 있다' 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랑할 이유를 끊임없이 제공해주는 그런 마음이요. 고통의 순간은 그런 내 마음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까요.

 

 

 

 모르고 시작해도 괜찮아요 p.84~85
있잖아요, 우리 딸이 얼마 전에 우연히 제 다이어리를 봤대요. 되게 오래된 거예요. 1996년도 거. 그걸 보는데 엄마가 보이더랍니다. 한참 울었다고 그러더라고요.
리더십을 readership으로 써놨더래요. 그 쉬운 영어 철자를 그렇게 틀리게 썼더래요. 우리 딸이 아, 우리 엄마가 알고 시작한 게 아니고 모르고 시작했구나. 있는 재료 많이 갖고 풍부하게 시작한 게 아니라, 없는 재룐데 똥배짱으로 시작했구나. 그리고 엄마 말대로 22년간 채워왔구나. 그걸 보니까 제가 되게 안쓰러웠다네요. 우리 딸이 그걸 읽고 많이 울었다는 건, 제 삶에 많이 공감했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이런저런 얘길 함께 나누는데 딸이 참 기특했어요. 엄마의 다이어리를 보고 울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네가 철이 들었다는 거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창의성이라는 것은 몸의 반경이거든요. 그래서 몸을 움직여야 해야 할 것들이 더 많이 생각나고 그 범위가 커집니다. 저는 일어나서 오늘 뭐 해야 할지 생각이 안 날 땐 나가버려요. 그래서 제 몸의 창의성 반경을 확 넓혀버리는 거죠.
뭘 해야 할지 생각이 안 날 땐 생각을 믿지 마세요. 그 생각은 내 몸 1미터 반경 내에서 움직입니다. 그럴 땐 그냥 움직이세요. 멀리 나가보세요. p.88

 

 

 

 꿈은 자기 배려다 p.110~112
내가 나한테 화내는 게 우울이고요, 내가 남한테 성질부리는 건 바로 분노예요.
내가 이만큼 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내가 이렇게 아이 키우느라고 힘든데 어떻게 늦게 들어올 수가 있어? 이런 분노로 변질된다든지, 아, 나는 여태껏 뭐 하고 살았지? 뭐 하고 살고 있는 거지? 이런 우울로 변질된단 말이죠.
특히 새댁들 말이에요. 아이 키우면서 남편만 기다리고 있잖아요. 그럼 그건 자기 배려가 아니라 남편 배려예요. 그 자체가. 그러다 보면 그 배려에 충분한 보상이 따르지 않을 때 남편에게 화내고 분노하게 되거든요. 뭔가 자기 배려를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시죠. 책을 열심히 읽는다든지, 취미 생활로 뭔가 만들어본다든지, 무엇인가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세요. 그러면 이런 변화가 시작돼요. 저녁 9시가 됐어요. 전에 없던 이상한 경험을 하게 돼요.
'아! 남편이 일찍 들어오면 어떡하지. 나 이거 완성해야 하는데... 어머, 큰일 났다. 일찍 들어오면 책 읽는 거 못 끝내는데. 일찍 들어오면 바느질하던 거 못 마치는데. 한 시간만 늦게 들어오면 좋겠다.'
오히려 일찍 들어올까 걱정이 되는 거예요. 전엔 늦게 들어올까 봐 채근하고, 기다리다 화내고 그랬는데 말이죠. 나를 배려하다 보면 상대편을 배려해야 하는 공간이 내 공간으로, 상대편을 배려하는 시간이 내 시간으로 오게 되죠. 저절로 나에게 충실하게 됩니다. 그렇게 나에게 충실하다 보면 결국 그것이 꿈의 공간, 꿈의 시간이 아니겠어요? 스스로를 배려한다는 것, 이 자체가 '꿈 실력'이거든요. 이제는 분노나 우울에 에너지를 뺏기지 마시고 자기 배려에 에너지를 몰입해보십시오. 훨씬 더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게 될 겁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남에게 인정받을 때,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건 80 먹은 노인도 마찬가지고요,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는 27살도 마찬가지고, 초등학생도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요즘에 혹시 '나는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아. 요즘 왜 이렇게 자꾸만 우울하고 가라앉는지 모르겠어'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왜 그런지 아세요? 증명을 못해서 그래요. 살아 있다는 걸 증명 못해서. 그럴 때는 살아 있다는 걸 증명해보세요. 그게 뭘까요? 남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일, 나는 아직 가치 있어, 난 아직 쓸모 있어, 라고 느낄 수 있는 일, 그걸 남에게서 증명을 받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살아 있다'라는 확신이 확 드는 거죠. p.120

 

 

 

 엄마는 말이야, 어른이고 뭐든지 다 잘할 것 같고 힘든 것 하나도 없어 보이지?
그런데 안 그렇다? 엄마도 되게 힘들어.
너희들과 나의 공통점이 뭔지 아니?
한 번도 안 살아본 오늘을 사는 건 너희나 나나 똑같거든.
그래서 결과적으로 어떤지 아니?
엄마도 되게 실수 많이 해. 연습을 안 해봤으니까 당연히 실수를 할 수밖에 없지.
그래서 너희들한테 잘못하는 것도 있고 또 내 인생에 잘못하는 것도 있고.
엄마도 때로 되게 힘들고 지치고 좌절하고 그러거든.
똑같아, 너희나 나나. 그러니까 우리 서로 조금씩 실수하는 것들
보듬어주고 힘든 거 안아주고 그러면서 살자.
p.206

 

 

 

 한 인간으로서 서로를 이해하면서 살려고 애쓰게 되는 거죠. 그냥 엄마, 어른이니까 나보다 완벽할 거야, 라고 생각하거나, 나와 차이가 나는 인간, 이렇게 이해하는 것보다, '한 번도 안 살아본 하루를 사는 똑같은 인간'이라는 범주 안에 두게 되니까 훨씬 더 많은 걸 이해할 수 있게 된 거죠. 여러분도 아이들과 함께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한 번도 안 살아본 오늘을 사는 건 너희나 나나 똑같다. 그러니까 우리는 서로 실수도 힘듦도 이해해줘야 한다." 이 주제로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아마 아이들이 엄마, 아빠를 보는 눈빛이 달라질걸요? p.207

 

 

 

 옛날에는 너무 바삐 지내다 보니까 그냥 유명한 식당을 찾아 비서한테 예약하라고 해서 찾아갔대요. 그런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젊은이들이 꿈을 가지고 새로 창업한 식당에 가서 먹어주고 돈을 쓰는 게 나이 든 자의 도리라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나중에 나이 들면 열심히 일한 사람일수록 잘 한 것 반, 못한 것 반이더라. 오히려 일을 덜 한 사람들보다 일을 많이 했으니 얼마나 실수도 많았겠냐. 나이 들면 그걸 다 만회하고 가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식사도 그런 식으로 하겠노라고. p.224

 

 

 

 혹시 학교 다닐 때 공부에 굉장히 짓눌리셨던 분들,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던 분들, 그리고 좌절하셨던 분들은요, 나이 들고 뭐가 됐건 다시 시작해보세요. 시험 보지 않는 공부, 기한을 정해놓지 않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공부를 하게 되면 내가 다 이해할 수 있었던 사람이었구나를 알 수 있어요. 그래서 나이 들어 하는 공부가 참 즐거운 것 같습니다. 겁내지 마세요. 저 어릴 때 공부 못했어요, 라고 말하지 마세요. 우리가 했던 건 암기였거든요. 공부가 아니었다고요. 다 외울 때까지 하는 게 암기라면, 깨달을 때까지 하는 게 공부예요. 이제 제대로 된 공부를 한 번은 해봐야 하지 않겠어요? 깨달음을 향한 나를 위한 공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중 최고의 것이 아닌가 싶거든요. 여러분도 나만의 진짜 공부를 시작해보세요.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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