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바다에 있어 - 이별의 계절, 긴 터널을 지나는 당신에게
오지영 지음 / 북노마드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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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인물에 빙의하면서 겪지도 않은 이별에 아파하고 기억조차 나지 않는 사랑을 뒤적거리면서 가슴을 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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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감각
조수용 지음 / B Media Company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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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 창간하고 발행을 도맡아 하고 있다는 저자 조수용은 서울대학교 및 동 대학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프리챌, 네이버 근무 이후 회사 <JOH>를 설립하고 매거진<B>, <일호식>, <세컨드 치킨> 등 다수의 브랜드를 론칭과 <사운즈 한남>, <광화문 D타워> 등 공간과 브랜드를 결합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칸느 크리에이티브 은사자상, 파라다이스상 등을 수상했고, 현재 카카오 공동대표이며 <나음보다 다름>을 썼다.


딱 부러지게 설명할 순 없지만 개인적으로 '감각'이란 단어를 좋아해서 이 책이 흥미로웠는데 저자 소개에 입이 떡 벌어졌다. 정보 없이 받아든 책의 후유증이 클 것 같다.


이런 이런! 그의 감각이 궁금했다가 그의 어머님이 궁금했고 그런 어머님처럼 아이들을 대하지 못하는 나를 자책하게 돼버렸다. 나는 '선택과 책임'을 떠들면서 기다리지 못하고 조급해 하다가 아이들의 선택을 결정하고 있던 건 아닐까, 새삼 부끄럽다. 그의 이야기는 벌써 큰 의미를 주고 있다.


"진정 오너십을 가지려면 오너의 고민을 대신 하"라는 말이 새삼 뼈 때리는 이유는 내가 단 한번도 그렇게 일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매번 성실하게 열심히 했다는 착각 속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을 저자의 말에서 깨닫는다.


그가 해온 일들을 보면서 참 대단한 사람이다는 감탄을 한다. 특히 오너십에 이은 크든 작든 "프로젝트는 사공이 하나여야 목표한 세계관을 실현할 수 있다"라는 말이 와닿았다. 그동안 작은 조직에 몸담으면서 어떤 일이든 사공이 들러붙어서 담당자가 뜻을 펼칠 수 없는 시스템에 신물이 나서 대부분의 의욕을 잃었던 기억이 새록거렸다.


그는 이런 '감각'에 대한 정의를 "내 취향을 깊게 파고, 타인에 대한 공감을 높이 쌓아 올린 결과 만들어 지는 것"이라고 하면서, 추가적으로 그런 감각의 원천에 대해서도 설명하는데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세상의 흐름을 알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며, 사소한 일을 큰일처럼 대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라고 피력한다.


그동안 나는 감각은 '타고나는 것'에 방점을 찍었는데 결국 '마음가짐'이 없던 거였을지도 모르겠다. 아마 그가 제시한 10억짜리 일도 스케치 먼저 했을 게 뻔하다. 그리고 결정에 있어 "선택하지 않아야 할 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감각이고 브랜딩이"라고 하는데 공감하고 말았다.


102쪽, 빼는 선택


솔직히는 중간중간 그의 인터뷰는 좀 전문적이어서 얼마간은 이해를 덜어 내게 만든다. 예컨대 향후에는 루이비통 들고 뻐기는 일도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명품 디자인의 개념이 마이너스러운 그러니까 '인간적인 브랜드'인 B급 감성으로 바뀔 것이라는 이야기는 내겐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정도이려나.


하지만 "세상은 다 각자의 이득을 취하는 퍼즐이 맞춰져 있다."라는 말처럼 직관적인 이야기는 쉽게 공감하게 된다. 건물주라면 장사 좀 된다 싶으면 그 브랜드의 가치보다는 임대료가 먼저 아니겠는가. 젠트리피케이션! 인간의 욕망이란. 그럼에도 가치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역시 그들에게 주목해서 매거진 <B>를 만든다니 매력적이다.


129쪽, INTERVIEW


어떤 일에서든 그 일을 왜?가 아닌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 본질이면서 감각이 될 수 있음을 반복적이면서 확실하게 새긴다. 한데 그렇게 일해보지 않은 입장에서는 그저 부럽다. 물론 한편으론 피로감이 없진 않지만 그럼에도 시간을 되돌리면 한 번쯤 그렇게 살아보고 싶게 만드는 힘이 분명 있다. 이 책에는.


141쪽, 우리다움


"감각적인 사람은 우리가 잊고 있던 본질을 다시금 떠올리는 사람입니다." 155쪽, 상식의 기획


마지막으로 일의 감각은 상식(본질)이라는 그의 조언을 되새겨 보면서, 내가 그런 본질이나 절대적 균형미를 볼 줄 아는 사람이라서 대화가 되는 사람이면 좋겠다. 나도 하고 싶은 일의 본질을 생각해 본다. 책방의 본질은 뭐고 사람들은 책방은 왜 찾을까? 나는 이게 왜 이토록 하고 싶을까?


만약, 3개월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퇴사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혹시 좀 더 오너십을 갖추고 승승장구 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현재 '일'을 어떤 식으로든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강추한다. 일의 감각에 대한 태도와 관점이 선명해질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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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감각
조수용 지음 / B Media Company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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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을 어떤 식으로든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강추한다. 일의 감각에 대한 태도와 관점이 선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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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사람 - 알츠하이머의 그늘에서
샌디프 자우하르 지음, 서정아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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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환자가 아닌 내가 알던 아버지를 생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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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사람 - 알츠하이머의 그늘에서
샌디프 자우하르 지음, 서정아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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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샌디프 자우하르는 현직 심장내과 의사로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 저널>에 정기적으로 다양한 의학 칼럼을 기고 하고 있으며, <인턴>, <의사 노릇하기>등 여러 책을 썼다. 그중 <심장: 은유, 기계, 미스터리의 역사>는 LA공립도서관 등 다수의 기관과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책표지가 인상적이었다. 흐릿한 인물이 파편처럼 흩어지는 사진과 그 옆으로 조그맣게 쓰인 '알츠하이머'란 단어가 제목을 지나치지 못하게 붙들었다.


알츠하이머, 치매, 경도인지장애 같은 여러 가지로 명명되지만 결국 '잃어가'거나 '잊어가'는 무서운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현직 의사의 관점으로 썼다니 궁금했다. 혹여라도 현재 의학적 수준을 알 수 있을까 싶었다. 자주 방향을 잃거나 가끔 손주 이름을 잊고 종종걸음으로 걷는 아버지 역시 경도인지장애다. 때문에 책을 받아든 심정이 남다르다.


불과 두 페이지를 읽었을 뿐인데 시야가 흐릿해져 잠시 숨을 골라야 했다. 여든 다섯인 아버지는 점점 도덕적 규범에서 자유로워지고 있다. 그동안 억누르고 살아오신 걸까? 조용한 병원 대기실에 큰소리로 다리가 두꺼운 여성을 보고 자신의 허리만 하다고 말하면서도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웃는다. 그렇게 달라지는 아버지의 모습이 당혹스럽다.


노인 다섯 명 중 한 명의 빈도라니 오히려 다행이라고 해야 되는 걸까. 의사의 권고사항을 잘 지키면 진성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을 낮출 수도 있다는 데도 전문가는 커녕 돌팔이쯤으로 얕잡는 아버지는 그런 권고사항을 지키지 않는 것이 사나이답다고 믿고 있다. 자신은 여전히 건재하다면서.


아버지의 병을 알게 되고 아버지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 하는지 아버지보다 아버지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는 저자의 말에 꾸지람 받는 아이가 된 기분이 들었다. 나는 한순간이라도 아버지를 이해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나. 평생 가정에는 소홀하고 무관심 했던 것들에 대한 분노 섞인 애증을 쏟아낼 뿐 아버지가 더 이상 아버지로서의 존재하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그저 무심할 뿐인 것은 아닌지.


저자는 치매와 돌봄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비롯해 병리적 부분의 내용도 함께 제시하면서 치매를 막연한 것이 아닌 치료할 수 있는 의학적 탐구로 접근한다.


46쪽


진료실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는 단지 3분 동안 방금 들었던 진료 결과를 궁금해 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단기기억을 잃어 가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번 반복되는 일에 신경이 날카로워질 뿐이라서.


그런데 신경외과 의사 스코빌이 헨리 몰레이슨의 측두엽을 잘라내고 난 후 단기기억을 상실한 과정을 보면서 씁쓸했다. 임상이라는 관점이긴 하지만 병의 원인이나 치료를 위해 몰레이슨의 측두엽이 난데없이 잘려 나갔기 때문에 '인간의 기억이 본질적으로 무엇이며 어떤 연유로 상실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안겨준 일종의 선물과도 같은 사건'일 수 있었다는 저자의 표현은 공감하기엔 개인적으로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두려움은 커진다. 아버지와 동행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는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아버지의 말과 행동을 제지하느라 매몰차게 다그치는 빈도도 많아진다. 그때마다 자책하는 일이 반복되니 가슴 답답하다.


저자 역시 이런 돌봄의 현실적인 부분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치매환자의 돌봄을 가족에게 의존하는 시스템의 문제는 현실적으로 경제적, 정서적으로 고립을 야기할 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파탄을 초래할 수 있음을 꼬집는다. 이런 저자의 이야기가 그저 남의 얘기가 아님을 알고 있는 터라 뼛속까지 시큰하게 와닿았다.


222쪽


이 책은 기억을 잃어가는, 자신은 자신을 잊어도 아들은 잊지 말길 바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자 기록이며,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보고서다. 읽는 내내 환자가 아닌 내가 알던 아버지를 생각하게 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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