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 다정한 타인이 되는 시간
지금 지음 / 부크크(bookk)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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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가벼운�마음으로�타인의�책방을�염탐하려다�그냥�갇혀버린�느낌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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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 다정한 타인이 되는 시간
지금 지음 / 부크크(bookk)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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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과 글 쓰며 놀 공간을 꿈꾸는 책방지기라니 왠지 근사하다. 이름도 '지금'이다. 어쩌면 할머니들에게 더없이 소중할 시간 아닐까. 그리고 그의 수업료가 참 인상적이다.


좁은 식견으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파는' 곳이 책방이라 생각했는데, 그가 머무는 책방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곳이라니 너무 멋지다. '몰라서 더 재밌다'는 그의 공간이 많이 궁금해졌다. 경주라니, 조만간 시간을 내봐야겠다.


115쪽, 꽃을 꽂는 마음으로


책을 읽다가 '음… 나중에 꼭 해봐야지!'라고 다짐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나도 책방이 꿈이라서. 그중에 몇 가지는 책방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별칭 짓기와 그들의 이야기를 남겨보는 일. 그리고 '뒤태를 조심하세요!'라는 자리를 마련하는 일이다. 더 있는데 그건 비밀이다.


그런 생각만으로도 이미 차오른 벅찬 기분 때문에 행복해졌다. 나의 책방은 바다가 보이는 곳에, 무한 햇살이 덤인 곳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름은 '든지'로 정했다. 책을 읽든지, 차를 마시든지, 햇살에 까무룩 잠이 들든지, 바다멍을 하든지, 뭘 하든지 이 순간만큼은 각자에게 행복한 순간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녀의 눈이 하회탈이라서 내 눈도 하회탈이 되었다. 혼자 살기를 해보고 싶어서 32살에 안동을 떠나 경주살이를 시작했단다. 경주에 온 지는 3개월이 지났는데, 매일 여행하는 듯 살고 있단다. 참 고마운 일이다. 낯선 곳에서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그녀는 하회탈처럼 살고 있었다." 153쪽, 매일 여행하듯


참 따뜻하고 다정한 마음이 느껴진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타인의 책방을 염탐하려다 그냥 갇혀버린 느낌이 들었다. 단박에 읽어버려 아쉬울 만큼. 오늘 하루 종일 룰루랄라 해도 좋을 테다. 그래서 대빵 고마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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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인간심리 속 문장의 기억 Shakespeare, Memory of Sentences (양장) - 한 권으로 보는 셰익스피어 심리학 Memory of Sentences Series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예진 편역 / 센텐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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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텐스 출판사가 '문장의 기억'이란 콘텐츠 중 버지니아 울프, 안데르센에 이어 세 번째로 선택한 작가는 셰익스피어다. 전작들을 읽으면서 주옥같은 문장을 길어 올린 역자의 감수성에 얼마간 감탄했던 터라 이번 책도 주저하지 않았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잘 모르는 편이라서 그가 작품 속에 풀어 놓은 인간 심리를 엿볼 수 있다니 기대된다.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셰익스피어가 작품 속에서 사용한 단어가 2만 단어 정도인데 이 중에 10%인 2천 단어가 당시에 쓰지 않던 신조어였다고 하니 역시 그는 진정 천재가 아니었을까.


이 책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 37편의 희극 그리고 시로 분류되는 소네트 154편 등 그가 세상에 내놓았던 작품들 중에 엄선하여 사랑과 운명, 로맨스 코미디, 정의의 딜레마, 욕망과 권력을 주제로 14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간의 본성과 삶의 복잡한 면면들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해온 셰익스피어가 작품에 녹여낸 인간의 심리를 엿보게 해준다. 거기에 역자가 뽑은 주옥같은 문장도 소개한다.


대다수의 다른 책처럼 <십이야>도 읽어보지 않았지만 줄거리가 영화처럼 펼쳐지고 쌍둥이 남매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누구든 '일방적인 사랑을 피곤하다'라는 핵심 요약은 원 포인트 레슨을 받은 것처럼 한방에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저러다 심해지면  데이트 폭력이 될까 싶은 사랑 이야기다.


사랑 이야기 그것도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라면 <로미오와 줄리엣> 만한 것도 없지 않을까. 어릴 때 보았던 줄리엣은 올리비아 핫세였고 시간이 지나 쉰 중반이 된 지금도 내게 줄리엣은 여전히 그렇다. 한데 로미오는 왜 예나 지금이나 디카프리오지? 아무튼 작품의 줄거리와 해설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작품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56쪽, 로미오와 줄리엣


"To be in love, where scorn is bought with groans; Coy looks, with heart-sore sighs; one fading moment’s mirth, With twenty watchful, weary, tedious nights.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비웃음을 신음으로 사고, 무심한 표정을 가슴 아픈 한숨으로 사고, 짧은 순간의 기쁨을 스무 번의 긴 지루한 밤과 맞바꾸는 것이야." 

86쪽, 베로나의 두 신사_sentence101

"Experience is by industry achiev’d, and perfected by the swift course of time. 경험은 노력으로 얻을 수 있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완벽해졌어요." 

91쪽, 베로나의 두 신사_sentence111


그의 작품치고는 다소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 <베로나의 두 신사>라지만 사랑에 대한 통찰은 역시 깊다. 사랑 따위 개나 줘버려,라고 얕잡아 본 발렌타인이 실비아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과 비추어 '비웃음을 신음으로 바꾼다'는 사랑 표현은 기가 막히다.


또, 생소했던 <심벨린>은 등장인물 간에 속고 속이며 계략들이 난무하는 치밀하고 거대한 서사에 원작이 궁금하기까지 할 정도다. 한 권으로 읽는다는 부제처럼 이 책은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짧게나마 내용을 접할 수 있고, 그중에 역자가 꼽은 문장을 필사할 수도 있어 여러모로 유익한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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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멈추지 않는다면
권영심 지음 / 바향서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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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제목에서 섬뜩함이 느껴졌다. 제목 뒤에 거대한 무엇이 닥칠 것이라는 예언처럼. 사실 그동안 지구에 대해 후손 거를 잠시 빌려 사는 거라는 말에 공감은 하지만 보통은 책임을 져야 하는 일에는 소홀한 탓에 점점 심각해지는 환경문제에는 별다른 토를 달지 못한다.


특히나 올 여름처럼 내리 꽂는 더위에 헐떡여야 할 만큼 기후 위기를 실감한 적이 있던가. 이 책은 그렇게 무책임함을 멈추지 않는다면 위기로 끊나지 않음을 경고하는 듯하다.


개그맨 박명수는 늦었다고 생각하면 이미 많이 늦은 거라고 하곤 하던데 눈 깜짝할 사이에 급변하는 세상에서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다는 의미일 테다. 환경도 다르지 않아서 그냥 손놓고 포기하기는 것보다는 뭐라도 해보는 게 낫겠지 싶어 저자에게 배운다는 심정으로 읽는다.


저자는 환경 이야기에 앞서 펼쳐 놓는 진화론은 전공자인가 궁금할 정도로 깊이가 있다. 한데 인간의 진화에 대한 설명으로 요즘 신생아는 눈을 맞추고 목을 가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싶다. 정말 20년 만에 인간이 진화한 걸까? 우리 애들은 3개월가량은 가누지 못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요즘 신생아를 본 적이 없으니 알 수는 없지만 정말 그렇다면 놀라운 일이 아닌가. 인간도 조만간 다른 포유류처럼 태어나자마자 걸을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그래도 반려개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라니. 저자가 혹성 탈출에 빠져 사신 듯.


"명태, 조기, 고등어, 이제 오징어 까지, 내가 무지해서 잘 모르지만 날아다 사라지는 해양 생물의 종류가 몇 종류인지 전문가도 모른단다. 우리가 알 수 없는 종이, 소리 없이 멸종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바다는 비어가고, 그 빈 곳을 채우는 것은 인간이 버린 쓰레기가 유령처럼 부유하며 떠들고 있다."

92쪽, 바다엔 이제 무엇이 남아있나


기후 위기를 이야기할 때마다 전문가들은 바다에 주목해야 한다는데 이와 관련하여 바다의 수온 상승 문제는 바다 생태계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그 여파는 동물과 우리 인간의 먹거리에 도미노처럼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그래서 함재비의 얼굴을 덮던 오징어에 대한 이야기는 예사롭지 않았다.


어릴 때 동네를 떠들썩하게 뒤집던 함잽이는 자신의 얼굴보다 훨씬 큰 기괴한 얼굴을 하고 있어 기겁했었다. 그 얼굴을 보고 잠자리가 험악해 이불에 지도까지 그렸던가 그랬다. 그런데 여태 좋다고 맛있다고 먹어치우고 있던 것이 새끼 오징어였다니 미처 깨닫지 못했다. 불과 40년 전에는 보통 오징어가 그리 컸었다는 사실을.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돼가고 있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64쪽, 한 종이 목숨을 잃으면 우리는 그 종을 다시는 볼 수 없습니다.


영국 BBC 방송의 다큐멘터리와 관련해 저자의 다소 격한 감정이 느껴진다. 한 종의 멸종을 불러오는 생태학적 문제가 아니라 그저 인간이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점을 애석하게 여기는 방송을 보고 극에 달한 인간의 이기심을 지적한다.


그런데 이런 류의 광고는 예전 동물보호단체의 캠페인도 비슷했던 걸로 기억한다. 더 이상 동물원에서 볼 수 없다면서 멸종된 동물의 등신대를 세워 놓았던 광고. 보면서 무지 공감했던 광고였다. 나 역시 무지했고 극도의 이기적인 관점뿐이었음을 반성한다.


그러고 보면 저자가 지적하는 인간의 오만함은 성경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든 산업화는 서양에서 시작했으니 서양적 관점으로 창세기를 보면 대략 하느님이 인간에게 세상의 모든 움직이는 생물을 다스리라고 해놔서 인간이 마음대로 하는 건 아닌지 모른다.


아무튼 머리 나쁜 것들에게는 권력을 주면 안 되는데 하느님이 실수 하신 걸지도 모른다. 대한민국도 지금 뼈저리게 당하고 있지 않은가.


"몸에서 물이 2% 부족하면 갈증이 난다. 인간은 생물 중에서 가장 많은, 신선한 물을 끊임없이 마셔야 하는 존재다. 그럼에도 가장 많이 물을 오염시킨다."

112쪽, 탄소 중립을 정확하게 알자


특히 2장에 들어서면 저자는 인간의 무분별한 탄소 배출로 뜨거워지는 지구가 물을 말려버리고 있고 그 피해는 지구 생물 중 생존에 가장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인간을 향하게 된다고 지적하면서 지금 당장 지구 오염을 멈추라고 강력하게 경고한다.


또 전 지구적으로 강력한 이슈가 탄소 중립 혹은 탄소 제로인데 사실 이런 캠페인은 탄소가 인간에게 해롭다는 인식을 갖게 한다. 하지만 저자의 설명을 보면 정작 탄소는 인간뿐만 아니라 생물이 존재하는데 필수불가결한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인간이 소고기를 조금만 덜 먹어도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니 비건까지는 아니더라도 식탐을 좀 줄여 보는 것도 필요하겠다.


128쪽, 고기를 먹는 것의 잔혹함


이 책을 통해 저자는 그저 현 세대의 사람들을 겁박하려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기후 위기에서 신음하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어떻게 지혜를 모아야 하는지 뜨거워진 지구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통찰과 조언을 담았다. 실천이 필요한 시대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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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멈추지 않는다면
권영심 지음 / 바향서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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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살리기�위해�어떻게�지혜를 모아야 하는지 뜨거워진 지구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통찰과 조언을 담았다. 실천이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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