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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인생공부 - 보고 듣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
김태현 지음, 니콜로 마키아벨리 원작 / PASCAL / 2025년 1월
평점 :

니콜로 마키아벨리, 16세기 이탈리아 피렌체 공화정 당시 외교와 군사 분야를 총괄하는 서기장이었으나 1512년 스페인 침공 후 메디치 가문의 재집권으로 공직을 박탈. 메디치 가문에 대한 반란 혐의로 투옥되기도 하지만 공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군주론>을 집필하여 군주에게 헌정하였으나 외면. 하지만 리더가 갖추어야 할 뛰어난 통찰의 집대성한 책 <군주론>은 현대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책은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정도인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중 특히 인간 본성과 권력의 본질을 다룬 42개의 명제를 추려 쉬운 사례와 함께 현대적 시각에 맞춰 인문학자 김태현이 의미를 정리했다.
개인적으로 생각건대, 시작에 등장하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라는 마키아벨리즘은 사실 민주주의 측면으로 보면 좀 위험한 사상이 아닐까 싶다. 군주가 어떻게 권력을 잡든지 간에, 또 잡은 권력을 어떻게 유지하든지 간에 군주는 굳이 상관할 바 아니라고 한다.
심지어 그러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릴 필요 없고 더군다나 도덕적일 필요도 없다는 주장을 펼친다. YC! 그래서 전 씨와 윤 씨가 그랬던 거임?! 목울대에서 욕지기가 터질 뻔!
<군주론>을 정독해 보지 않아서 많은 부분 이해하기는 부족하지만, 어찌 보면 마키아벨리가 주장했던 정치 철학은 인간 본성의 통찰을 바탕으로 '인간이라면 정말 그래도 되는가?'를 묻는 것은 아니었을까?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개인 혹은 공동체의 일부분으로 그럴 수 없거나 그래선 안 된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한수 앞선 가르침이 아니었을까? 아니겠지? 그가 권력에 대한 욕망이 높았다는 사실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니까. 그래도 그렇게 믿고 싶긴 하다.
"그는 군주는 필요에 따라 도덕적 규범이나 약속을 넘어서는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보고, 그것이 통치의 성공에 기여한다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34쪽_04 상황에 따라 약속을 재고하라
곱씹어 보면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인가. 사인 간의 시답지 않은 약속도 그렇지만 공동체를 유지하는 규범과 규칙은 암묵적으로 서로 지키겠다는 신뢰 속에서 작동하는 것인데 이런 약속을 개인이 필요에 따라 깨는 것이 아무렇지 않게 정당화된다면 그 공동체는 아비규환이 될게 뻔하지 않을까.
대통령이 국민에게 총부리를 들이대도 그건 필요해서라고 주장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 그걸 또 죽자 사자 지키려는 맹종하는 부류들은 어떤 필요에 의한 것일까? 마키아벨리가 말한 알렉산데르 6세의 저열함을 갖춘 윤 씨의 본성이 적나라하게 들어맞아 좀 놀랍긴 하다.
한편, 이 책이 몰입되는 건 마키아벨리의 주장들도 그렇지만 그의 명제를 풀어나가는 역자의 해설이 돋보인다. 각각의 명제에 맞는 고전이나 일화 등을 예로 들면서 아주 쉽게 풀어 주는 부분은 빠져들게 만든다.
"히틀러 시대의 군중이나 16세기 이탈리아 군중들처럼 사람들은 생각보다 단순하여 쉽게 선동당하고 현혹됩니다."
76쪽_11 대중은 외관에 잘 속는다
그러고 보면, 16세기 정치가들이나 현시대 대한민국 정치가들이 국민을 바라보는 측면이 똑같다는 점이 놀랍다. "2년만 있어봐 국민들은 다 잊어버려. 또 뽑아 줄 거야. 걱정 마."라던 한 정치인의 말이 어쩜 이리 딱 들어맞는지.
어차피 세상은 도덕적으로 안전하지 않아서 윤리적이기만 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며, 비도덕적인 행동의 정당화를 주장하는 내용에 살짝 분개하면서도 내심 고개를 주억거리며 암묵적 동의를 하게 되는 건 뭔지 모르겠다. 아주 혼란스럽다.
피렌체를 통치하던 메디치 가문의 피에로의 사례는 현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참 크다. 자신의 잘못을 남 탓과 외부요인으로 돌리며 반성하지 않는 누구와 딱 맞아서 그랬다. 그래서 "외부 요인보다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라"는 그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

86쪽_14 반격의 기회를 주지 마라

148쪽_27 고독하게 혼자 나아가라

190쪽_36 역사는 선과 악의 반복이다
이 책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인간이 본질적으로 성장하고 확장하려는 욕심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한 마키아벨리의 통찰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조직이나 인간관계에서 머리가 지끈 하다면 16세기 철학자로부터 적절한 조언을 들을 수 있겠다.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