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09세 찰리에게 배운 것들
데이비드 본 드렐리 지음, 김경영 옮김 / 동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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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과 워싱턴 포스트에서 정치와 국내 정세에 대한 글을 쓰던 언론인이 우연히 만난 찰리를 통해 인생의 지혜를 깨닫고 세상과 나누고자 쓴 책.


사람이 한 세기를 넘게 산다는 것만으로도 신비로운데 그보다 더 오래 산다는 것은 숨만 쉬어도 철학이 쌓일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가슴이 벅차다. 이 책이 그런 찰리의 이야기다.


저자가 세 딸들에게 환상과 모험 가득한 이야기를 지어 주려던 작가의 상상력에서 튀어나온 찰리일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찰리와의 만남이 급작스럽게 시작되는데, 102세 가슴 근육을 움찔거리며 여자 친구의 차를 세차하는 찰리와의 만남이 강렬해 이야기에 빨려 든다. 그리고 그런 매력 덩어리 찰리의 연대기와 함께 미국 역사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삶은 긴 여행이며, 목적지보다 여정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다." 145쪽


MBTI로 보자면 극 S이자 P인 찰리의 즉흥적인 여행담을 보자니 어린 시절 꽤나 덜렁거리고 사고뭉치였던 내 모습이 떠올라 기부니 조쿠나! 모델 T를 타고 횡단 하고 빈털터리가 된 후 집에 가겠다고 감행한 철도 무임 승차는 동쪽이 아닌 북쪽으로 달려 실패로 끝났다거나 하는 찰리의 이야기는 빨려들어 헤어나기 힘들 지경이 된다.


181쪽, 계속하기로 하다


모든 것에서 기쁨을 찾아 내는 찰리의 '즐거운 시간'들을 읽노라면 즐거워서가 아니라 즐겁게 만들어서 그렇게 되는 마법임을 눈치 챌 수 있다. 그리고 11초가 걸린 촉망 받던 아이스하키 선수 트래비스 로이보다 어쩌면 더 짧게 걸렸을지 모를, 내 목이 부러지는 시간을 돌이켜 보며 인생의 덧없음이라거나 이 거대한 시간의 진자 운동에 지나지 않는다고 짧게 설명하긴 어렵다.


찰리는 삶의 도전과 기쁨을 예측할 수 없고 그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다양한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는 것이 필요하고 다른 사람의 행동에 자신의 행복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스스로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81쪽, 다음 단계로 나아 가다


이 책은 나이는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통념을 확인 시켜 주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찰리를 통해 우리는 나이와 경험이 주는 깊이 있는 통찰을 배우고,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는 삶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만든다.


특히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보다는 현재의 순간을 충실히 살아"라며 우리가 과거의 실수나 후회에 얽매이지 않고, 과거를 통해 미래를 꿈꿔야 한다는 깨달음을 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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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09세 찰리에게 배운 것들
데이비드 본 드렐리 지음, 김경영 옮김 / 동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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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를 통해 우리는 나이와 경험이 주는 깊이 있는 통찰을 배우고,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는 삶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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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어 원더풀 월드
정진영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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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잠시 멈춰 바람을 느끼고, 살아 있음을 자각하는 순간을 표현할 방법이 소설밖에 없다고 깨달았다는 저자의 말이 이렇게 멋지게 들릴 일인지.


상상력이 기발하다. 감히 로또 번호 6개를 일렬로 죽 긋는다거나 또 그런 희귀 로또를 맞은 직원이 튄다는 설정도 재밌고, 게다가 줬다 뺏으려 혈안이 된 빌런 사장의 성화에 상익, 재유, 희철, 정연이 추노가 된 듯 자전거를 타고 국토종주 중인 희주를 쫓는 일도 흥미롭다.


여산정공에 갇힌 서로 닮은 듯 닮지 않은 궁색한 인생들이 펼치는 로드무비로 희주를 쫓는 추격전에서 회사에 궁둥이 붙이고 있는 각자의 사연을 뜻하지 않게 밝혀지는 모습에서 어찌 보면 지질한 궁상의 모습이 우리 모습임 깨닫게 된다. 또 한편으로는 각자 간직하던 꿈으로 빛나는 인생이기도 했던 순간들을 반추하는 인물들이 그렇게 밉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인물들이 돌아가며 반복하는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와서 뭘 어쩌겠냐"라는 말이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그냥 하던 거나 계속해야지 뭘 어쩌겠냐는 의미보다는 이왕 시작한 거 끝을 보고 말겠다는 새로운 다짐이자 각오일지도 모르겠다.


109쪽


읽으면서 MBTI 극 J인 성향의 내가 보기엔 인생은 J가 아닌 P가 만들어내는 또 다른 즐거움이 많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는 소설이다. 가끔은 즉흥적인 게 계획처럼 될 때가 있어서 사는 맛이 있기도 하지 않을까.


"꿈을 향해 달리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멋있었다. 나는 그렇게 무언가를 간절하게 원하며 앞으로 달려간 적이 있었던가.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은 과연 무엇일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역 앞에 남겨 두고 나는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149쪽


몸이 불편한 나로서는 자전거 종주는 엄둘 낼 수 없지만, 상익이 달린 그 길을 동행하듯 풍경이나 풍요로운 먹거리를 알게 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마도 오늘 밤엔 꿈자리에선 고라니와 멧돼지가 뛰놀 듯하다.


"'우회'라는 단어는 희한하게 자존심을 건드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198쪽


나는 살면서 무언가에 가로 막혔을 때 저 단어 앞에서 자존심이 건드려진 적이 있었을까. 늘 편하고 대충 살아 온 인생이었음을 확인함과 동시에 어마 무시한 자극제가 되는 소설이 아닐 수 없다.



한편으로는 심준호는 왜 이럴까? 싶거나 희주는 과연 로또가 터진 것일까? 처럼 추리를 하며 읽게 돼서 반전의 묘미도 있어서 더 후딱 읽게 된다. 손에 안 들었다면 몰라도 들었다면 중간에 놓을 수 없다.


그리고 추가 메뉴처럼 등장하는 삶에 대한 메시지도 빼놓을 수 없다.


191쪽 

228쪽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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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어 원더풀 월드
정진영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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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안 들었다면 몰라도 들었다면 중간에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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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는 미술관 - 당신의 기본 권리를 짚어주는 서른 번의 인권 교양 수업,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박민경 지음 / 그래도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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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로 보는 인권 혹은 인권으로 보는 미술은 어떨까 궁금했다. 법학과 정치학을 차례로 공부한 저자 박미경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15년 근무 중이며, 인권을 주제로 라디오와 여러 매체에서 진행자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그의 브런치북 <재미난 인문으로 보는 인권!>을 바탕으로 제작됐다고 밝힌다.


어린 시절 방에 걸린 달력 속 명화들을 보며 상상하던 그림들을 직접 마주하자 소름 돋고 깊은 사유를 이끌어냈다고 저자는 회상한다. 그리고 명화 속 인권 이야기는 시대의 부조리였고 그리하여 우리의 인권은 한 단계 진보한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저자가 여성, 노동, 차별과 혐오, 국가, 존엄의 5개의 주제로 인권의 주요 개념을 풀어낸다. 인권을 공부하고 있는 요즘, 그래서 이 책이 남다르다.


49쪽, 성냥팔이 소녀의 죽음


성냥팔이 소녀의 결말이야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참혹한 아동 학대가 숨겨져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림 한 장에서 시대 상황과 나아가 어떤 인권 침해가 숨어 있고 화가의 속내를 들춰보는 해설까지 이어지는 스토리는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 모르겠다.


얼마간 깨달음 비슷한 걸 느낀 "혐오와 차별이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수단일 때가 많다."라는 저자의 말이 격하게 공감이 된다. 그리고 한편으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혐오와 차별들은 대한민국이 도대체 어떤 결속을 다지려 하는가에 대해 질문하는 계기가 된다. 어쩌면 국가의 결속이 아니라 정부가 국민의 결속을 와해하고 있는 게 아닌가?


정확히 어떤 프로그램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위험에 처하면 누군가 도와 줄 거라는 믿음이 아니라 누가 나를 위험에 빠트릴 것을 두려워 해야 하는 현재 한국의 현실은 신뢰가 깨져 버린 사회'라는 유명 심리학자의 평가가 예사롭지 않은 이유도 다르지 않다. 여기에 상식이 없어진 정치도 한 몫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도 없고.


194쪽, 아름답고 찬란한 역사만 반복되는 것은 아니다

200쪽, 국가가 구조해야 할 의무에 대하여


스페인 내전, 게르니카 만행에서 황해도 신천 양민 학살로 이어지는 피카소의 그림을 보면서 아무리 참혹한 역사라도 되풀이 되지 않으려면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저자의 지적에 고개를 끄떡이게 된다.

또 제주 4·3 사건을 비롯해 5·18민주 항쟁, 4·16세월호 사건, 10·29이태원 사건 그리고 여전히 사과받지 못하는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일제 침략이 어떻게 인권을 침해했는가를 더 선명하게 확인하게 된다.


이 책은 어렵게만 여겨지는 인권을 가깝고 쉽게 느낄 수 있다. 눈에 띄는 전 세계의 사건을 미술이라는 예술적 부분에 머무르지 않고 감춰진 시대의 잔혹사를 들춰내 사유하게 만든다.


258, 262,264쪽, 존엄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특히 세계인권선언 조항과 헌법의 조항을 연결 짓는 설명과 <궁금해요> 코너를 통해 추가적인 법 조항이나 관련 상식을 꼼꼼히 챙겨 주어서 읽는 재미를 더한다. 개인의 인권이 소중한 만큼 우리의 인권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림 속 뒤에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를 보는 눈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인권을 알고 싶다면 이 책부터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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