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간_끄적끄적
LUMELA 지음 / 좋은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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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썼다는 시가 '똥' 이야기라서 작가가 매우 궁금했다. 아니 그의 정신 세계가 어쩌면 남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랄까. 작가 소개를 찾다가 똭! 등장한 그의 사진을 보니 그러겠다 싶었다. 보통 작가 소개에 걸치는 드레스 코드가 남달라서.


뭐 여하튼 궁금증은 확실히 끌었다. 근데 빛과 소금이 될 수는 있을까?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그래서 혼자 보며 여러 감정 기복에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눈물 몇 방울 날리며 부끄러워 해도 누구에게라도 들킬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글들이라서 위안이 된달까.


그러다가 간혹 벽 뒤에 숨었다 깜짝 놀래려 튀어나오는 장난 꾸러기처럼 맞닥뜨리는 글에는 또 가슴이 철렁해지기도 해서 그의 이야기를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시인이 되고픈, 많이 그런 것 같은 그의 바람대로 힐링이 되거나 하진 않는다. 하지만 시와 에세이와 그림 동화까지 자유롭게 장르를 넘나들며 펼쳐내는 서툴지만 솔직한 그의 이야기에서 잠시 미소는 짓고 말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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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간_끄적끄적
LUMELA 지음 / 좋은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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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장르를�넘나들며�펼쳐내는�서툴지만�솔직한�그의�이야기에서�잠시�미소는�짓고�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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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마음으로 걷다
나가오카 겐메이 지음, 서하나 옮김 / 안그라픽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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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나가오카 겐메이는 디자인 활동가,라는 생소한 활동을 활발히 한다. 긴 호흡으로 사랑받는 제품이나 브랜드를 만드는 롱 라이프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 <디자인하지 않는 디자이너> 등 다 수의 책을 썼고 국내에도 번역됐다. 이 책은 10년간 지속된 저자의 메일 매거진에서 엄선한 107가지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사람과 사람은 '기억한다' '인상에 남아 있다'는 아주 작은 연결로 인생을 엮어간다." 29쪽, 川久保玲さんに会いたくて絵かきになった話


관계를 '잇'는, 연결로의 의미로 보는 그의 시각을 보면서 내게 조금, 아니 아주 많이 부족한 이 연결성을 생각해 본다. 혈연이 아니라면 롱 라이프인 친구 정도를 제외하면 어쩌다 맺는 관계가 대부분이고 이런 관계를 유지하는 데 에너지를 쓰는 것을 피로하게 느끼는 편이라서 저자의 폭넓고 진심인 관계 맺기가 얼마간 기를 빨고 있다.


그리고 들키기라도 한 것처럼 퇴사가 코 앞인 나를 뜨끔하게 하는 문장이 있는데 "사람이 들고 나는 일은 확실히 변화를 불러온다. 그리고 또 하나 생각한다. 회사는 어디를 가든 대부분 비슷하다는 점이"다라는 것이다.


나도 잘 안다. 어느 회사든, 어떤 리더든 그 나물에 그 밥이란 거. 보통 리더끼리는 생각들이 고만고만 하니 어딜 가나 복붙일 거라서 자아실현 보장이 아니면 이직은 하나마나라는 걸. 그럼에도 마음 먹은 이유는 어딜 가나 같다면 이왕 하고 싶은 일이 낫지 않겠냐는 '브레이브'한 마음이 작동했다. 뭐 어떻게든 되지 않겠는가.


76쪽, 早送り人生


요즘 사람들이 숏폼에 길들여져 책을 빨리 읽는다는 정도는 알았지만, 음악이나 영화를 빨리 감기 해서 본다는 건 몰랐다. 분명 일본만 그런 것이 아닐 텐데.


아무래도 이런 세상에서 나는 세상이 빨라지니 속도를 맞추는 일에 점점 더 부침이 있고 아예 동떨어져 살 수는 없으니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어 관계를 멀리하려 애쓰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나는 얼마간 느리게 살고 싶다.


'걷다'라는 동사가 주는 이미지는 확실히 동적인데, 이 책은 전혀 그러지 않다. 아주 느리고 조금씩 한 뼘 정도의 보폭으로 생각을 옮기는 수준이랄까. 몸을 움직이며 디자인을 쫓는 그런 움직임이 아니다.


그렇게 예상과 달라서 ''이게 뭐지?'라며 좀 당황하기도 했지만 읽다 보니 생각을 걷는 거였다. 생각의 골목을 이리저리 구불거리며 걷는 듯하여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싶었다.


"형식이나 신분, 연령, 첫 대면 등과는 상관 없이 눈앞에 있는 당신과 친근한 관계를 맺고 싶다. (…) 이름으로 부르기는 '서로 아이로 돌아가 함께 놀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87쪽, 이름만으로 부르지 못한다


역시 문화의 차이일까. 이름만 부르면 친근한 관계라고 느끼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이름만 부르면 싸가지 없다거나 지구 반대 정도의 거리감을 느낀다. 심지어 반말이나 어느 정도의 욕지거리가 친근함의 척도로 여기는 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쓰고 보니 한국은 꽤 무례한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작아도, 아무리 볼품없어도 다른 사람에게 자랑할 철학이 있으면 그곳에 소속되어 일하는 자신에게도 굳건한 철학이 흐른다. 기업이나 집단에는 역시 '철학'이 중심에, 척추처럼 존재했으면 좋겠다." 310쪽, 哲学.


이 책은 미적 감각으로 도배된 디자인 책과는 영 관계없는 이야기라서 디자인 팁을 얻으려 했다면 아니올시다 일 수 있겠다. 하지만 440페이지가 훌쩍 넘는 책에 담긴 디자이너의 인생 철학을 통해 삶의 본질을 통찰할 수 있다. 인생을 디자인하는 책으로는 손색이 없지 않을까. 그의 미학이 아닌 철학 이야기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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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마음으로 걷다
나가오카 겐메이 지음, 서하나 옮김 / 안그라픽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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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담긴 디자이너의�인생�철학을�통해�삶의�본질을�통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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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라 외웠더니 시가 살아왔다
휴로그 도서개발팀 엮음 / 휴로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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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세대인 나는 중학교 이후 국어 시간은 시 하나쯤은 외워야 했다. 최소한 국어책에 등재된 시라도 그래야 했다. 그렇지 못하면 국어 시간만큼은 지옥을 맛봐야 했다. 가을걷이 끝난 들판에서 보리타작하는 것처럼 머리든 엉덩이든 신명 나게 두들기던 선생님들이 꼭 있었다.


그래서 문학소년도 아닌 나도 시 몇 편은 암송이 가능했었다. 온몸의 세포 하나 털 하나까지 온통 '너'를 향한 애틋함이 담긴 황지우 시인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나 같은 시는 특히 좋아하던 시였다. 지금은 몇 소절 기억해 내기 어렵게 되었지만.


때로는 심금을 울리는 노랫말에 심취했다가 가삿말이 아니라 시였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던, 류근 시인의 <너무 슬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도 있다.


노래할 자리에서 이렇다 할 애창곡이 없거나 도무지 노래를 하고 싶지 않을 때 가삿말을 멜로디 없이 시처럼 낭송하는 것도 참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사와 시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이 아닐까. 언젠가 그럴 기회가 온다면 그래 보리라 다짐한다.


그렇게 시를 될 수 있는 대로 천천히, 그리고 천천히, 보통 속도로, 빠르게, 또 아주 빠르게 읽는다. 마치 악보의 속도처럼 그렇게 시를 음미해 보면 시가 달라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활동 가이드 단계에 맞게 필사하고 음의 순서에 맞게 암기를 시작하면 자연스레 눈을 감게 된다.


솔직히 좋아하는 시를 읽을 수 있다는 설렘에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그래서 시집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은 시를 잘 암송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소개한다. 그래서 얼마간 김이 새긴 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좋은 이유는 늘그막에 나락까지 떨어진 암기력에 고생은 되지만 가이드를 따라 해 보면서 가슴 뜨거워지고 시를 더 사랑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턱대고 반복하는 암기가 아니라서 낱말 퀴즈처럼 재미를 느끼게 해주면서 보다 쉽게 시를 암송할 수 있도록 한다. 시를 암송하다 보면 어느새 일상에 시가 스며들어 아주 좋다.


그리고 시를 좋아한다면, 로맨틱하게 시 한편쯤 암송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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