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정신의학사의 위대한 진실
수재나 캐헐런 지음, 장호연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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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에 얽힌 진료기록을 포함한 생생한 로젠한의 실험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이 현대 사회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정신질환이 진단과 신뢰에 경종을 내릴 수 있음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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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의 도른자들
테사 웨스트 지음, 박다솜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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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듯 봐서 그랬나? 처음엔 '도른자'가 아닌 '노른자'로 읽었다. 왜 그랬을까? 내심은 보기 싫은 인간보다 노른자처럼 핵심적인 인간이 되고 팠을까. 그리고 제대로 제목이 보이니 책이 더 흥미로워졌다.


사무실 빌런들이야 굳이 뉴욕까지 가지 않더라도 여기도 널리고 널려서 새로울 것도 없지 않을까 싶지만, 이런 뉴요커 빌런들을 앞세운 뉴욕대 사회심리학 교수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테사 웨스트의 연구는 눈여겨볼만하다.


그는 직장 안팎에서 겪는 여러 사회관계의 문제를 20년 동안 3천 명의 인터뷰 연구 결과를 토대로 7가지 유형의 도른자를 구분하고 이들과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한다.


시작에 앞서, 프롤로그에 이 책의 사용설명서 격인 설명에 꽤 길게 할애한다. 강약약강, 성과도둑, 불도저, 무임승차, 통제광, 불성실 상사, 가스라이팅의 도라이들을 알아채고 공략할 수 있게 했다. 또 진실 혹은 거짓 같은 팁을 제시해 대처법을 익힐 수 있게 돕는다.


"남을 성공적으로 설득하는 사람은 상호작용은 초반부터 자기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이다." 

42쪽, 그들은 순식간에 권력을 쟁취한다, 하지만 시야가 좁다


그런가? 회의나 워크숍에서 서로 눈치만 보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에서 결국 모임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결국 갑분깨, 갑자기 분의를 깨고 제안하는 사람이라는 설명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정말 그랬나? 했다. 회사 워크숍이나 회의에 참석했던 일들을 복기해 보면 그랬던 거 같기도 하고. 나는 침묵을 못 견뎌 하다 결국, 먼저 제안하는 쪽이었는데 다음부터는 견뎌야겠다.


저자가 설명하는 이론의 뒷배경에 신발 판매 1팀이 있고, 그 안에 데이브가 있다. 한데 저자의 연구에는 신발 1팀에서 나와 진행된 건지 연구 속에 저자의 역할이 궁금했다.


73쪽, 더 큰 목소리를 가진다는 것


2장 성과도둑 편에서 아이디어를 스틸 당하지 않는 비법으로 수집한 정보를 동료들과 나누며 조직에서 넓은 관계망을 쌓는 게 필요하다는 카이의 사례는 그와 반대로 아주 극미시적 관계망을 추구하는 나로서는 애초에 안 되는 일이다. 아이디어를 그냥 스틸 아니 토스해 주고 마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임승차자가 다른 팀원들과 갈등을 일으키고 결국 팀에서 퇴출당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앞의 연구에서 조사한 무임승차자 가운데 어떤 형태로든 대인 갈등을 겪은 비율은 7.8퍼센트에 지나지 않았다. 대체로 그들은 팀원들과 그저 잘 지냈다. 심지어, 친하게 지냈다." 

134쪽, 3C, 강한 팀워크가 무임승차를 부른다




이 책은 각 유형의 도른자들에 대한 챕터를 순서에 상관없이 골라 읽어도 충분하다. 독자가 현재 도른자들과의 관계에 허덕인다면 각자 처지에 맞는 도움을 찾아 해결 방법을 고민해도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부록의 테스트는 꼭 정독해 보시길 권한다. 내 주위의 도른자를 골라내는 것도 중요하거니와 혹시 내가 그 도른자들 중에 한 명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지 않겠나. 재밌지 않은 주제를 흥미롭게, 이직을 피하는 방법이 담겼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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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의 도른자들
테사 웨스트 지음, 박다솜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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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지 않은 주제를 흥미롭게, 이직을 피하는 방법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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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보고 싶었다 - 내일 더 빛날 당신을 위한 위로, 나태주·다홍 만화시집
나태주 지음, 다홍 그림 / 더블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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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시인 나태주와 웹툰 작가 다홍의 콜라보로 엮어낸 감성 폭발 만화 시집이다. 시인은 '시와 만화가 어울린 첫 책'이라 했는데, 어쩌나 싶었다. 내 기억에 이미 만화 시집 <구체적 소년>이 있다. 풀꽃 시인은 아쉬움이 들리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성 작렬하는 책은 누가 뭐래도 이 책이 아닐까.


https://m.blog.naver.com/djanmode/221009400363


시 한 편을 두고두고 오래 바라보며 시상을 상상해 보는 게 지친 일상에서 소소하게 위로가 되었다,는 다홍의 말이 그동안 시를 부러 찾지 않은 건 아니지만 결국 그렇게 되었던 시간에서 알게 된 것은 아무리 많은 독서를 했어도 지친 일상이 그만큼의 위로를 받지 못했던 이유일지도 몰랐다. 그렇게 시가 소중한 이유를 깨닫는다.




어쩌면 이렇게 상상해 낼 수 있을까. 엎어진 아이 옆에 같이 드러누워 하늘을 보고 하늘을 보고 예쁨을 보고 상상을 보게 하는, 시인의 시에 다홍의 따뜻한 위로가 올려져 코끝 찡하게 울컥해졌다.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25쪽, 풀꽃3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69쪽, 혼자서


꽃이 된 건지는, 외로운 건지는 모르겠으나 늘 아내 손에서 보호 받던 시간이 순식간에 홀로 견뎌야 하는 시간이 되고 나니 이 시구가 마음을 사정없이 뒤 흔들었다. 그러다 외로워졌다.


74쪽, 다시 중학생에게

127쪽,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시인이 아이에게 주는 따뜻한 위로와 시선이 비단 아이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자꾸 자꾸 늙어 가는 내게도 온다. 그래서 많이 살고파졌다.


멀리서 빈다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어쩌면 추운 가을, 이 책 한 권이면 호빵도 붕어빵 없이도 견뎌낼 수 있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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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진심 - 언어의 마음을 알려주는 40가지 심리학
최정우 지음 / 밀리언서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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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가, 작가 및 강연가로 살고 있다는 저자의 소개 글에서 갸우뚱했다. 15년 간 직장인이었다가 지금은 신나는 직업인으로 살고 있다니. 두 사이 간극이 '신나는'에 방점이 찍혀 있어서다. 직장인과 직업인의 차이가 뭐길래 인생이 신날까? 나는 직장인이라 죽을 맛인가? 그 차이가 뭘까. 단순히 마음가짐이지, 라고 한다면 시작부터 말장난이 심하다.


"누군가 자주 하는 말, 즐겨 쓰는 말을 잘 들어보면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의 생각과 마음을 이해하는 만큼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8쪽, 프롤로그


내가 쓰는 말이 나를 드러내는 창구가 될 수 있다니 무섭기도 하다. 아니, 어느 정도 그렇다니 말뽄새라는 말을 허투루 들을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대화에 욕지거리를 자주 쓰는 데, 참 거시기한 인간으로 낙점이 뻔하겠군.


<사후 결정 부조화, post-decision dissonance)>를 읽다가 내가 했던 수많은 선택들을 생각한다. 그때 그랬으면 어땠을까를 넘어 그런 선택 후에 결과에 묘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헤어진 전 여친이 알콩달콩 잘 사는 걸 보거나, 드럽고 치사해서 때려치운 회사가 잘 나갈 때, 조언이랍시고 해준 말과 다른 선택을 한 친구가 잘 풀리는 걸 볼 때 질투 같은 감정이 묻어나기도 해서 당황했던 순간들이 이것 때문이었구나, 선명해졌다.


현존하거나 이미 세상을 등진 학자들은 다 모셔온 듯하게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말에 대한 심리를 풀어 놓는다. 다양한 학자들의 이론을 토대로 저자의 해설 붙여 흥미롭다. 어딜 봐도, 어디에 있어도 게다가 눈알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현대인의 불안한 심리를 잘 드러내는 것 같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위의 기대에 무조건 부응하기보다 자신의 현실에 맞춰 적절히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보만 찾거나 그런 방식으로만 정보를 해석하고 비현실적인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다. 열심히 노력 하되 현실은 직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심리적 충격과 실의, 절망감, 패배감에 빠질 수 있다."47쪽, 05 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


기대에 부응한다는 것에 자기 성찰이 수반되지 않으면 되레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조언을 눈여겨 보게 본다. 나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부응할 만한 기대를 받았던가, 생각해 보니 씁쓸해진다. 반면 네가 그러면 그렇지, 라는 녹음기를 돌리는 것처럼 반복해서 듣던 엄마의 말을 곱씹게 된다. 설마 나한테 기대를 했던가? 내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산 건가? 쓰다 보니 되게 슬픈 이야기다.


출근해서 주고받는 인사가 '사회적 거절'로 인식되는 순간 자존감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저자의 설명에 좀 놀랐다. 늘 새벽 출근해서 책을 보다가 출근하는 동료의 인사를 받는데 종종 책에 빠져 있다가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기도 해서 어쩌면 오해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이후 태도의 변화가 없는 걸로 봐서 그 동료의 자존감은 안녕하겠지만 이제부터는 인사는 제대로 해야겠다 생각한다.


136쪽, 22 일단 부정부터 하는 사람의 심리


읽다 보면 이상하리만큼 저자가 이야기하는 말뽄세에 내가 대입된다. 내가 그런 것 같은데 아니면 이건 난데? 하면서 억지로 같다 붙이는 느낌이랄까? 스스로 막 깎아 내리려고 안달 난 것처럼. 아니면 진짜 나는 그런 인간인데 아직 깨닫질 못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특히 '늘 반대가 준비되어 있는 사람'은 분명 나다.


그리고 나는 강의하는 데 있어 대면도 좋고 비대면도 상관없지만 상호작용이 잘 되는 대면을 선호하긴 하는데, 또 이상하게 전화 통화보다는 메신저나 이메일이 편하고 좋다. 이런 나는 사회적 불안감이 높은 사람일까? 사람들 틈에 있으면 빨려 나가는 기가 보일 지경인데 그게 사회적 불안도의 지표일 수 있다니 좀 심각해진다.


206쪽, 36 그거 부탁이야, 명령이야?


36번째 주제를 보면서 성격이 급한 것이 늘 단점이라 생각했는데 상황에 대한 압박으로 말이 명령조가 되거나 말이 짧아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지만 저자가 설명하는 '시간 압박 이론'은 그렇게 일을 빨리빨리 해치우듯 일하는 유형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일을 순서대로 척척 해낸다고 한다. 반면 속도 조절 없이 밀어 붙이다보면 휴식 타이밍을 놓쳐 소진이 된다는 지적도 잊지 않는다.


이 책은 말과 관련된 40가지 유형의 심리적 태도를 다룬다. 적절한 사례와 그에 맞는 심리 해설과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어서 슬기로운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도움을 준다. 덤으로 자신에게 입 더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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