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보고 싶었다 - 내일 더 빛날 당신을 위한 위로, 나태주·다홍 만화시집
나태주 지음, 다홍 그림 / 더블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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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시인 나태주와 웹툰 작가 다홍의 콜라보로 엮어낸 감성 폭발 만화 시집이다. 시인은 '시와 만화가 어울린 첫 책'이라 했는데, 어쩌나 싶었다. 내 기억에 이미 만화 시집 <구체적 소년>이 있다. 풀꽃 시인은 아쉬움이 들리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성 작렬하는 책은 누가 뭐래도 이 책이 아닐까.


https://m.blog.naver.com/djanmode/221009400363


시 한 편을 두고두고 오래 바라보며 시상을 상상해 보는 게 지친 일상에서 소소하게 위로가 되었다,는 다홍의 말이 그동안 시를 부러 찾지 않은 건 아니지만 결국 그렇게 되었던 시간에서 알게 된 것은 아무리 많은 독서를 했어도 지친 일상이 그만큼의 위로를 받지 못했던 이유일지도 몰랐다. 그렇게 시가 소중한 이유를 깨닫는다.




어쩌면 이렇게 상상해 낼 수 있을까. 엎어진 아이 옆에 같이 드러누워 하늘을 보고 하늘을 보고 예쁨을 보고 상상을 보게 하는, 시인의 시에 다홍의 따뜻한 위로가 올려져 코끝 찡하게 울컥해졌다.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25쪽, 풀꽃3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69쪽, 혼자서


꽃이 된 건지는, 외로운 건지는 모르겠으나 늘 아내 손에서 보호 받던 시간이 순식간에 홀로 견뎌야 하는 시간이 되고 나니 이 시구가 마음을 사정없이 뒤 흔들었다. 그러다 외로워졌다.


74쪽, 다시 중학생에게

127쪽,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시인이 아이에게 주는 따뜻한 위로와 시선이 비단 아이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자꾸 자꾸 늙어 가는 내게도 온다. 그래서 많이 살고파졌다.


멀리서 빈다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어쩌면 추운 가을, 이 책 한 권이면 호빵도 붕어빵 없이도 견뎌낼 수 있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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