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사회문화적 구성 - 건강한 사람들의 세계에서 병(病)을 가지고 살아가는 교수 이야기
조주희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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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주희는 서울대학교와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현재 총신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에서 연구원 및 연구교수를 역임했으며, 한국다문화아동청소년학회, 마음경영학회,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에서 이사로 비판적 사회학적 관점으로 교육 정책과 실제의 다이내믹, 장애, 공정한 교육을 연구 중이다. <통합교육 시대 교과서를 위한 장애의 왜곡된 이미지 탐구>,<장애의 사회문화적 구성>을 썼다.


얼마 전 읽었던 애슐리 슈의 <불완전한 그대로 온전하게>에서 기술의 발전이 장애를 치료와 고치는 데에 집중한다고 비판한 내용과 궤를 같이하는데, 이 책 역시 장애를 치료와 고침의 대상이 아니라 개인의 삶의 사회적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개인의 의료적 관점'에서 '사회문화적 관점'으로 전환하는 훌륭한 지침서다.


이 책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연구(NRF-2017S1A5A8021418) 보고서를 기초로 장애를 단순한 ‘개인의 결함’으로 보아서는 안 되고, 당사자 개인의 일상적인 영역이 사회·문화적 맥락 안에서 어떻게 ‘장애’라는 범주로 인식되는가를 다각도로 탐구한다. 나아가 저자는 사회가 규정하는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 시선을 통해 장애인이 어떻게 배제되고 타자화되는지 드러낸다.


장애는 결함이나 결핍으로부터 부모를 포함한 사회 시선은 보호 혹은 배려다. 이런 불편한 사실은 보호만 받았던 장애 당사자 김희주의 삶을 통해 장애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밝힌다. 예를 들면 책에서만 보던 성취감을 부모에게 반항하는 데서 느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장애는 극복도 아니지만 무조건적인 보호도 아니다.


43쪽


내용 중에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는데, 나 역시 어릴 때 많이 들었던 이야기이기도 한, 사자의 이야기였다. 사자는 새끼를 낳으면 절벽 아래로 떨어트려 무사히(?) 기어 올라온 새끼 사자를 거둔다는 이야기는 절대적인 비장애의 세상에서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세계를 인식하게 하는데 이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불완전하거나 버려지는 존재로 각인하는 장치로 작동하기도 한다는 지적이었다.


104쪽


"장애인이 갖게 되는 사회적 낙인과 고정관념은 삶의 많은 영역에서 그들을 배제 시킨다. 이러한 이유로 비장애인은 장애인의 삶을 공유하지 못하게 되고, 장애를 알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138쪽

138쪽


당사자의 삶의 경험을 통해 사회적으로 장애는 어떻게 작동되는가에 대한 연구와 개인 경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 다양한 사례를 풍부하게 담고 있어 많은 공감을 이끌어 낸다. 다만 학문적 입장을 벗어나지 못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어 아쉽기도 하다.


그럼에도 장애와 관련 기관이나 종사자에게 이론적·실증적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고, 활동가의 폭넓은 시야를, 일반 독자라면 장애를 삶의 경험이 아닌 장애의 경험으로 이해되는 관점을 고민하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겠다.


이 책은 보다 공정한 사회를 위한 담론으로 장애는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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