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있지만 립스틱은 빨갛게 - 12빛깔로 읽는 마음의 지도
김옥기 지음 / 트라이온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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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는 마음에 언어이며 변화의 시작'이라는 신념으로 30년간 컬러를 통해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퍼스널 이미지 브랜딩(FIB) 대표 김옥기는 일본,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컬러와 심리를 공부하고 국내 컬러 1세대로 통한다.


12컬러 바틀 기반의 컬러 코칭 시스템 < 컬러 인 포스>를 개발, 102개 컬러 감성 카드 특허로 다양한 컬러 프로그램으로 확장시켰다. <감성 컬러 배색 가이드>, <이미지메이킹과 국제 매너>를 공저했다.




책의 표지가 강렬해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인가 했는데 색 이야기라니 표지가 달리 보였다. 개인적으로 컬러에 관심이 많은데, 그건 오래전 애니메이션 현장에서 일하면서 봤던 컬러의 마법 때문이었을 것이다.


동화를 스캔을 뜨고 채색을 하면서 선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 낮과 밤 또 새벽의 시공간이 달라질 때마다 같은 캐릭터들은 색이 변주될 때마다 새로운 캐릭터로 재탄생 된다. 그때는 현장에선 그렇게 컬러의 마법을 담당하는 파트를 '색지정'이라고 했다.


캐릭터나 스토리가 밋밋한 작품이 컬러가 덧칠해지면 전혀 다른 작품이 되는 마법을 '색지정의 승리'라고 할 정도로 컬러는 생명을 만들어낸다는 걸 그때 알았다. 그래서 이 책은 무조건 읽어야 했다. 12가지 컬러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12기지 빛깔을 만들어내게 하겠다는 저자의 당찬 포부가 희망차게 다가왔다. 제목은 울고 있지만, 여전히 나답게 서고 싶은 마음이란 뜻일까.


목차를 보고 적잖이 당황했다. 12개의 컬러 그리고 덧붙여진 심리 중 딱 하나만 고르라면 개인적으로는 단연 마젠타다. 한데 이기심의 감옥이라니. 평소 엄마가 나무라듯 하신 '저만 안다'라는 말이 쩌렁 울린 느낌이 들었다. 난 어떻게 해방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레드는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컬러, 쓰러져도 일어서는 걸러, 오늘도 우리를 앞으로 밀어주는 파워의 컬러다." 22쪽, 레드


레드, 그 컬러를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 언제나 넘치는 에너지로 살았던 때가 있었다. 주위에는 늘 친구들이 많았고 주로 이끌며 중심이 되곤 했다.  스물한 살, 목이 부러지면서 그 컬러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니었다.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순간, 필요한 것은 비난도 논리도 아닌 새로운 '연결'입니다." 199쪽, 터콰이즈


'빨주노초파남보'로 퉁치던 어릴 때의 컬러는 무지개 면 충분했다. 한데 책을 읽으며 색이 더해지자 나타난 '터콰이즈'는 생소했다. 그린 같기도 블루 같기도 한 이 색에 마음이 끌리자 요즘 자신감이 바닥을 치는 마음을 들킨 것 같았다.




이 책은 단순한 색채 해석서가 아니라, 12가지 색으로 감정을 이해하는 마음의 지도에 가깝다. 각 장마다 제시되는 색의 상징은 향기, 보석, 명상 같은 감각으로 연결하면서 단순히 보는 것에서 삶에 스미는 감각으로 확장한다. 컬러와 연관된 저자의 이야기와 컬러에 녹아있는 감정을 풀어주면서 심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하기 싶다.


덧붙여 과도하거나 모자란 부분을 보색 컬러로 보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모르고 입고 고르던 물건의 컬러가 어떤 식으로든 내 감정 상태와 연결된 것이라는 게 신기하면서도 재밌다. 색을 보는 눈이 달라진달까?






그리고 각각의 컬러 해설과 셀프 코칭 질문은 그날의 자신의 감정을 돌아볼 수 있어 아주 유용하고, 마지막 표지 속지에 책 내용을 기반으로 개발한 감성 스타일 진단, 컬러 사운드 테라피, 컬러 코칭과 힐링 알람을 QR코드로 알아볼 수 있다. 자신만의 컬러를 확인하고 추천 인테리어까지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살짝 감정의 균형을 잃고 흔들리는 사람이라면 강추한다. 자신을 위로하는 색 하나를 찾는 여정이 될지도 모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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