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3년 스페르베르 호를 타고 일본 나가사키로 가던 중 난파당해 제주도에 표류하고, 서울로 압송되어 훈련도감에서 일하다 전라도 강진과 여수의 병영에 배치되어 노역에 종사. 여수에서 힘들게 살다 순천에 살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 조선 대탈출. 표류 13년의 짧은 기록.-하멜이 다정했던 친구라 표현하는 전라 좌수영의 전임 수군통제사 이도빈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하멜 일행이 노예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신임 절도사들과 딜을 하는 부분들이 인상 깊었다. 또 그들의 탈출을 도와준 ‘착한 조선인 친구‘라 표현되어 있는 누군가. 외국인으로 눈으로 바라본 효종부터 현종시기의 조선.
지금까지 읽었던 고전 중 재미로 따지면 1등인 책이었다. 읽다 지하철에서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안톤 체호프...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일 줄이야. 러시아 문학은 늘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안톤 체호프 책 읽기는 이제 시작이다. 제일 좋았던 단편은 <공포>. 빵터졌던 단편은 <드라마>
˝자, 내가 원하는 것은 내 삶 속에 온전히 현존하는 것이에요. 지금 있는 곳에, 자기 삶 ‘속‘에 자기 자신과 동시에 존재하면서 자신을 ‘포함한‘ 세계에 온전한 주의를 집중하는 것 말입니다. 사람은 세계가 아니고 세계는 사람과 동일하지 않지만, 사람은 그 안에 존재하고 그 세계에 주의를 기울이지요. 그게 바로 작가의 일입니다. (29p)˝-좋았던 구절. 수전손택 읽기는 이 책으로부터 본격 시작이다.
아니 에르노의 <부끄러움>은 계층에 관한 이야기다.몇 안 되는 더러운 옷, 어머니의 손찌검과 거친 욕설, 외상으로 물건을 사는 친척들, 월말이면 통조림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상. 가족 중 유일하게 ‘사립학교‘를 다니는 주인공이 나와 같은 학교를 다니는 동급생들의 세계가 곧 자신의 세계가 될 수는 없다는 것. 그들이 무시하고 경멸하는 대상에 자신의 계층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 그것을 깨닫자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부끄러움‘의 표식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열두 살 아이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책을 읽고 나서 ˝너네 집 임대 아파트 살지?˝라며 같은 반 친구를 ‘휴거(휴먼시아에 사는 저소득층 거주자)˝라고 놀린다는 기사를 읽었던 게 기억이 났다. 어떤 아파트에 사는지, 집이 몇 평인지, 부모의 직업과 연봉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계층‘이 존재한다. 아이들이 그것을 깨달아 갈 때마다 느낄 무력감과 부끄러움에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