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린의 문장을 좋아한다. 여린 풀같은 문체인데 그 안에는 모진 바람에도 살아내고야 마는 강인함이 깃들어 있다. 할머니, 엄마, 나로 이어 지는 여성의 삶. 그 한 명 한 명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어 고마웠던 책. 나의 할머니와 엄마가 떠올랐다. ˝할머니 집에 개마가 천지야˝˝애쓰지 마라. 그냥 같이 살면 되지˝
궁녀가 되는 법부터 그녀들이 했던 일, 궁 안에서 일생을 어떻게 보냈는지 여러 일화들을 섞어 소개해주어 재미있었다. 참으로 연못 속 물고기 같았던 그녀들의 삶. 일반 평민 여성보다는 먹는 거나 자는 것 등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했겠으나 답답하고 외로웠을 거 같다.
영화같은 소설. 아이에서 학생이, 학생에서 여인이, 여인에서 엄마가, 중년을 거쳐 노인이 되어가는 과정이 영화처럼 장면장면 클로즈업 되었다가 프레임밖으로 나가 극을 관조하다가 다시 주인공의 시점으로 돌아가기를 반복. 아니에느로처럼 세련된 묘사와 한편으론 친절하지않은 전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