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 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에 있는 저택 따위를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바로 사치가 아닐까˝
˝처음에는 두 사람이 빠져들었지만, 모든 게 끝나고 나면 각자의 힘으로 빠져 나와야 하는 것. 그 구제라한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뼛속 깊이 알게 되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짐 정리하려고 쌓인 책들을 하나둘 정리하는데, 처음엔 이 책을 단숨에 읽고 헌책방 같은 데 팔아 버리려고 했었다. 자기전 침대에 누워 한 장 한 장 넘기다 다 읽었다. 이 책은 사랑에 관한 책이다. 알랭드보통이나 롤랑 바르트와는 또 다른 사랑에 관한 글이다. 개인이 개인을 사랑하는 것, 그 깊이와 방향, 방법에 대하여.
˝나도 한동안 체질식을 해보려다가 음식 가린다고 타박받아, 깨작거린다고 걱정 들어, 같이 안 먹어준다고 원망 들어 ... 이래저래 피곤해져서 포기하고 말았다. 따져보면 이상한 일이다. 아무리 함께 밥을 먹는 행위의 사회적 의미를 고려한다 해도,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은 내 건강에 직결된 문제인데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은 폭력이며, 다 함께 메뉴를 정할 때 당연하다는 듯 채식을 배제하는 환경은 불행하다˝<채식의 성지, 우붓에서 보낸 한철> 이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