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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땅속에서 헤엄을 시작한다 - 무명작가 김유명 산문집
김유명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월
평점 :
거북이는 땅속에서 헤엄을 시작한다라는 제목의 1부에서는 지금의 불행은 어떠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고, 거북이는 땅속에서부터 헤엄을 시작한다고, 내가 최고야라고 백날 떠드는 게 자존감이 아니고, 실수한 나의 모습도 미워하지 않는 것이 자존감이다, 꽁꽁 얼어붙은 손과 발은 찬물에도 녹아진다, 불행이 행복의 틈새를 파고들 때 그것을 자세히 지켜보지 않으면 어느새 불행의 씨앗은 뿌리를 내린다 등과 같은 시어가 포함된 시들이 소개되어 있다.
네온사인이 비추지 않는 곳에서라는 제목의 2부에서는 똥개울, 나의 피자 원정기,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연못에 피어나는 물고기, 소나기 내릴 적에, 사랑의 매에 얽힌 업, 다쳤는데요, 폭력의 대물림, 뒷걸음질의 추억, 증발의 역사 등 어린 시절 시골에서 그리고 군인아파트에서의 삶과 학창시절에 있었던 이야기들이 짤막한 에세이로 소개되어 있다.
거짓이 없어서 더 슬픈이라는 제목의 3부에서는 손님에게 배우는 절약정신, 군자고궁 소인궁사람의, 외모지상주의, 전선에서의 저녁식사, 박탈감의 상대성 이론과 타조 효과, 알로에 아줌마, 시골 인심과 햇볕정책, 사탄의 주문, 나는 오늘 불행해지기로 했다, 불친절한 금자 씨, 식탐의 정의, 어른들이 보여줘야 하는 어른스러움, 역대급, 기록적인!, 작은 것들의 신, 몽매주의자 등 사회생활과 군생활에서 깨달은 삶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나는 아직도 나를 모른다라는 제목의 4부에서는 열아홉 소풍, 가면의 뒷면, 고민 雲, 간절함에 기준이 있던가, 갑이 되는 주문, 진격의 데카당스, 사소함이 비극이 되는 과정, 낙원의 저편, 염세와 해와 달, 허깨비와의 사투, 히키코모리, 도망자의 앞모습, 산타의 선물이 달콤한 잠이길 등 마음의 움직임을 시같은 짧은 글로 나타내고 있다.
그토록 푸르던 바다가 밤의 색을 띠고 있을 때에도 나는 너의 색으로 채워져 있었다라는 제목의 5부에서는 벚꽃이 내린다, 스물 다섯, 이정표, 화창한 날에도 장마는 찾아온다, 슬픔을 반으로 나누면, 모든게 거짓말이다, 초연함, 이별의 아픔은 열렬히 사랑했던 나의 과거에 보내는 찬사다, 늦은 여름과 빠른 가을 사이, 오아시스를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돼 사막을 만든 건 우리니까 등 젊음, 사랑, 이별에 대해 노래한다.
가끔 구름은 바람이 밉다라는 제목의 6부에서는 포기할 용기, 온기에 대하여, 젊음은 매 순간 소비된다, 혁신의 퇴화, 캥거루족, 너울주의보, 부서지는 것들, 연말연시, 만리장성, 예술가 올려치기, 오랜 무명에 대한 화답, 청춘은 왜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가, 위로 자판기 등 삶의 뒷편을 이야기하고 있는듯...
괴짜들이 모여 살던 곳이라는 제목의 7부에서는 그 남자의 여름 파훼법, 모두투어 휘날리며, 불면증 없애는 법, 적성검사, 태양인, 마법사도 연말정산이 되나요?, 폭풍의 입학생, 자신감을 키우는 법, 비기를 알아낸 자, 대설주의보를 통과하는 은하철도 999, 깊어가는 키덜트의 주름, 건조기로 배우는 삶의 다양성 등의 아야기를 통해 삶을 말한다.
예술이 삶에 미치는 영향과 삶이 예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8부에서는 불멸, 예술의 범람, 차원을 달려서, 마녀사냥, 어항, 눈사람 학대사건, 무명작가 김유명, 예술의 걸림돌, 예술은 곰팡이 같은 것, CAFE IN NIGHT 등의 글을 통해 예술과 철학을 말한다.
삶의 단면과 삶의 단편들이라는 제목의 9부에서는 늪에는 발자국이 남지 않는다, 완벽한 작가의 완벽한 살인법 등 인간의 내면 심리를 다룬 단편소설 두 편이 소개되어 있다.
그럼에도 살아야 할지니 삶을 경배하라라는 제목의 10부에서는 무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물안경 안에 담긴 심포니, 공감은 침묵으로, 싹을 틔운다는 것은, 무명의 위스키, 청춘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개미와 코끼리의 고민 중 어느 쪽이 더 큰지 나는 모른다, 용서에 관하여, LIFE IS JOURNEY, 태어난 모든 물은 바다로 향한다 등의 이야기로 삶의 본질을 말하면서 글을 마친다.
이 책은 저자의 삶에 대한 깨달음을 시와 어세이, 소설 등의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짧은 글들 하나하나에 삶에 대한 고찰과 애환이 묻어 있고 산문집이지만 시적 함축이 배어 있는 글들이라 키피 한잔에 사색하며 읽기에 좋은 책인거 같다.
무명작가의 첫 여정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