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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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의 공간과 그 외 다른 사람들과의 공간을 선과 악으로 나눈 싱클레어는 가족들과의 공간에서는 안도감을 느끼나 그 외 사람들과의 세계에서는 불안하지만 자유로움과 알 수 없는 매력을 느끼며 살아간다.

크로머에게 거짓말한 것이 약점으로 잡혀 돈을 요구 당하고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고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그때쯤 데미안이라는 학생이 학교에 들어오게 되고...
카인을 악인이 아닌 용기 있는 자로 아벨을 겁쟁이로 이야기하는 데미안에게서 심적 혼란에 빠지는 싱클레어...

크로머의 계속되는 괴롭힘... 데미안의 도움으로 괴롭힘에서 벗어나게 되는데... 가족의 품으로 아벨에 대한 신의 총애 속으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데미안의 도움으로 맞이한 평안이지만 데미안도 카인의 세계... 아벨이 된 싱클레어는 카인에 동조할 순 없었다... 데미안의 도움!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세상의 절반을 악마로 치부해 분리해서는 안 되고 모든 것을 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미안! 그리고 이에 동조하는 싱클레어! 선과 하나님의 말씀으로 치장된 전통적 율법과 깨달음의 세계 사이에서 갈등하며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주인공...

집을 떠나 시작된 상급학교 기숙사 생활! 데미안과의 대화를 통해 정신적으로 성장한 주인공의 눈에 다른 학생들은 어리게만 느껴진다.

베크와의 술자리 그리고 여자에 대한 성에 대한 대화! 죄책감! 방탕한 생활 하지만 내면은 아벨의 세계...

어느 날 갑자기 주인공 앞에 나타난 베아트리체! 방탕과 어둠의 서계에서 다시 순수와 성스러움의 세계로... 그녀를 그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녀를 닮지 않은 그림... 그것은 바로 데미안의 얼굴이었다. 아니 자신의 얼굴 같기도...

오랜만에 만난 데미안과의 대화 그는 마치 싱클레어보다 한 시대를 앞서 산 사람처럼 싱클레어의 마음을 읽고 있다 '우리 내부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자가 있다' 이 말은 마치 데미안이 참나를 만났고 자신 안에 모든 것을 다 아는 참나가 있다는 것! 즉 불교로 보자면 진아, 참나, 부처자리를 말하고 있다. 이것이 곧 하나님이기도...
헤르만 헤세가 싯다르타라는 소설도 쓰고 불교에 정통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소설에도 그것이 반영된 것 같다.

데미안에게 보낸 새문장의 그림! '아브락사스'라는 답장...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을 결합시킨다' ... 선과 악으로 분별하고 이에 일희일비하는 서양 철학과 종교... 선도 없고 악도 없으며 선이 곧 악이고 악이 곧 선이라는 분별을 없애라는 석가모니 부처의 깨달음... 선과 악 사이에서 고뇌하고 방황하는 싱클레어가 어려서부터 석가모니의 깨달음 속에 살았다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음악가 피스토리우스와의 대화! '아브락사스'... 불을 응시하는 명상... 나 자신에게로 가는 길...피스토리우스로 부터의 철학적 배움... 그리고 반항... 그리고 이별... 여기에서도 석가모니가 깨달음 전에 많은 스승들을 떠나는 장면이 떠올랐다. 깨달음으로 가는 영정! 한 인간의 깨달음으로 가는 여정을 보고 있는듯...

싱클레어의 꿈 속의 여인 그 여인이 데미안의 어머니였다니!...
그리고 다시 만난 데미안은 혁명을 이야기한다.드디어 만난 데미안의 어머니! 에바부인! 에바부인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일어난 전쟁... 전쟁터에서 만난 데미안... 그리고 내 안 깊숙한 곳에서 만나는 거울 속 데미안과 완전히 닮은 자신의 모습...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인간이 만들어 놓은 종교와 선악 구분으로 인한 이중적인 삶과 죄책감을 벗어나기 힘든 인간의 모습과 이에서 벗어나기 위한 현명한 자들의 투쟁과 주인공 내면에서의 투쟁을 잘 짜여진 구성으로 흥미진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한 인간이 사회가 만들어놓은 가식적인 관습과 규제를 뛰어 넘어 자신 내면의 진정한 나와 만나 해방되는 기쁨은 참나를 만나 깨달음을 얻었던 붓다의 기쁨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소설을 읽는다기 보다는 심리학 서적이나 철학 서적을 소설의 형식으로 만나보는 것 같은 그것도 헤세라는 대문호의 아름다운 문장으로 만나보는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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