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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걸어온 자리 - 비우고 바라보고 기억하는 나의 작은 드로잉 여행
최민진 지음 / 책과이음 / 2024년 5월
평점 :
프랑스,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스위스, 미국, 남한강, 동강, 진도, 나주, 공주, 한탄강, 섬진강, 설악산 등등 서계의 많은 나라와 우리나라의 풍경들이 시와 그림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그림 잘 그리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해봤다. 아름다운 풍경이 있으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내게 그림 잘 그리는 능력이 있었으면 이 책의 저자처럼 마음이 가는 풍경들을 더 오래 더 깊게 더 상세히 관찰할 수 있있을텐데 그만큼 더 깊이 있는 정감을 느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봤다.
여행을 하면서도 급하게 지나치면 놓지고 있었던 많은 것들에 대해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번 여름 피서때 부터라도 더 깊이 있는 여행을 즐겨볼까하는 작은 다침도 해보았다.
이 책은 그런 책인거 같다. 우리가 바라보고 느끼는 풍경들 속에서 우리가 생각하고 관찰하는 깊이만큼 다양한 것들을 느끼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시와 그림을 통해 알려주는...
저자는 마지막을 다음과 같은 글로 맺음하고 있다.
길이 흐릅니다
들판을 건너 긴 강을 따르고
문득 솟는 깊은 산 둘러
모이고 갈라지며 마을을 지납니다
굽이 흘러온 길은 깊숙이 들어
먼 시간의 오랜 빛에
지금 여기의 빛을 더하며 나아갑니다
오늘의 길을 나섭니다
길 그 너머를 헤아리는 여정에서
바라고 향하며
갈림길에서 엉키어 돌아서며
보이지 않는 길을 에워 돌아 들어섭니다
걸어온 길은 삶을 받아 안고 나아갑니다
모두의 길이 흐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