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어느 소도시 국가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로 처형받게 된 남자가 있었다... 결혼한지 2년 된 아내의 코를 물어뜯었다... 그 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살아간 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라는 말로 이 소설은 시작된다.시작부터 기구한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이 펄쳐질 것만 같은 '이 여인에게는 미안하지만' 흥미진진함으로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주인공 엘레나의 어린 시절 남다른 성격과 성장하면서 그 시대 다른 여성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밝힐 줄 아는 어찌보면 시대를 앞서간 느낌의 여성상을 보여준다.자코모의 사랑고백과 떠남 그리고 사랑의 약속을 믿고 기다리는 모습과 사소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모습에서 엘레나의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와 사랑에 대한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자코모와의 결혼생활 중 자코모의 부인을 믿지 못하는 의처증으로 종종 다투는 모습에서 사랑이 깊어지면서 집착과 소유욕으로 발전하고 결국 비극의 씨앗이 되고 마는 전형적인 사랑의 사이클을 보면서 사랑은 집착을 동반할 수 밖에 없는가? 집착이 없으면 사랑이 아닌가? 집착을 동반할 수 밖에 없다면 그것을 아름답게 승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등의 생각들이 소설과 함께 머리속을 떠돌았다.사랑이 집착을 낳고 집착이 괴로움을 낳고 괴로움이 싸움이 되고 싸움이 불행을 만드는 전형적인 사랑의 사이클 속에서 엘레나가 병들어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될때쯤 자코모의 순간적 실수로 살인을 하게 되고 당시의 법에 따라 사형에 쳐해진다.사형집행일 마지막 엘레나와 만난 자코모는 지신이 죽고난 다음 엘레나가 다른 남성들에게 노출되는 것에 대한 질투심으로 엘레나의 코를 물어 뜯는 해괴한 짓을 하게 되고 엘레나는 물어 뜯어져 나간 코를 가지고 살게되는 멍에를 지게 된다.자코모의 죽음 이후 자코모의 의처증과 해괴한 행동으로 인한 미움에 대한 마음과 한때 지극히 사랑했던 마음 속에서 갈등하는 엘레나의 심리가 일상의 이야기 속에 배어들어 독자들에게 전달된다.다른 남성들과의 교제와 시가 식구들과의 관계, 시동생 니노와의 사랑 등 자코모의 죽음 이후 엘레나의 모습에서 그녀의 심적 갈등과 움직임이 소소히 전달되는 점이 너무 격하지도 않게 그리고 너무 유순하지도 않게 잘 비벼져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점이 이 소설의 맛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한 사람과의 사랑과 미움 속에서 갈등하고 결국 그 사람과 함께 하기 위해 불꽃과 함께 자신을 던지려는 계획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시동생 니노와의 격렬한 사랑...조그마한 이야기도 금세 온동네에 퍼지던 당시의 시대상과 옆집에 누가 사는지는 모르지만 발달된 정보의 시대에 인터넷을 타고 퍼지는 소문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인격살인! 시대만 다를뿐 우리 주위에도 엘레나와 같은 손가락질 당하는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편견과 어쭙잖은 간섭, 사랑의 탈을 쓴 집착과 소유욕, 보수의 탈을 쓴 행실의 제약 등 어느 시대나 인간을 옭아매려는 무수한 제약과 편견 속에 인간들은 병들어 가는게 아닌가?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에 하지마! 하지마! 의 제약으로 인생을 가르치고 재단하는 기성세대들이 인간을 병들게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한다면 너무나 멀리가 버린 비약이 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