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일제강점실록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 9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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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라는 말이 있다. 과거를 모르는 상태에서 미래에서만 잘 살려고 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역사를 알아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역사에 대해서 가장 쉽고 빠르게 접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마 일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역사왜곡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험을 위한 공부로서 접근하는 역사는 단순한 암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제목만 들어도 모두가 알 만한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 이 시리즈의 저자 박영규가 <한 권으로 읽는 일제강점실록>으로 돌아왔다. 특히 이 작품은 200만 독자를 사로잡은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부터 고구려, 백제, 신라, 세종대왕, 대한민국 대통령까지 한반도의 모든 역사를 되짚는 실록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것에 의의가 크다.
 이 책은 1870년대 개항기부터 1940년대 민족 분단까지, 우리 역사의 '아픈 손가락'인 일제강점 시대를 지배와 저항이라는 이분적인 논리에 한정하지 않고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물론 이분적인 논리라는 단어를 쓰는 것에 굉장히 조심스럽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군함도>에서 감독 류승완은 "그 시대에 나쁜 일본인들만 조선 일본인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분법으로 접근해 관객들을 자극시키는 방식은 (역사를) 왜곡하기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한 인터뷰가 큰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 박영규가 쓴 <한 권으로 읽는 일제강점실록>기본적으로 검증된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책은 부록 부분까지 합하여 총 367 페이지이다. 엄청난 두께에 선뜻 읽어보기 겁날 수 있지만 전혀 어렵지 않다. 오히려 알차게 역사를 배울 수 있고 일제강점 시대를 완벽하게 담고 있기 때문에 그 시대를 단 한 권의 책으로 섭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적절한 책이다.
 들어가는 말에서 박영규는 일제강점 시대에 대한 한국인들의 대중적인 반응을 언급한다. 특히 그 시대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말한 것이 인상깊었다. 그의 말이 맞다. 한국인들은 집단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도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전체적인 구성은 우리가 알아야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주요 사건들을 10년 단위로 정리하여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던져주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대표적으로 수천 명의 한국인 독립 군단이 러시아군에 의해 와해된 자유시참변을 비롯해, 일제의 허위 보도로 만주 한국인들이 중국인들을 공격한 완바오산(만보산)사건, 제주 해녀들의 경찰 주재소 습격 사건 등은 독립 운동사 중심의 역사서에서는 만나기 어려웠던 이야기이다. 나 역시 이러한 사건들을 대학에 진학한 후, 일제강점기 시대의 문학을 공부할 때에나 알게 되었다.
 <밀정>, <군함도>, <암살>, <박열>, <동주> 등의 영화들이 잇다라 개봉하면서 어느 때보다 일제강점 시대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한 권으로 읽는 일제강점실록>은 정치, 경제부터 문화까지 일제강점 시대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단 한 권으로 담았다. 굳이 여러 책을 읽는 것보단 한 권으로 그 시대를 더욱 깊이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지금은 광복 72주년이다. 수치와 고난의 역사로만 기억돼 사람들을 분노케했던 일제강점 시대를 이 책으로 좀 더 새롭게 바라보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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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럴센스 1 - 남들과는 '아주 조금' 다른 그와 그녀의 로맨스!
겨울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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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하는 건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 되어 왔다. 친한 친구 사이라고 하더라도 성적인 얘기를 잘못하면 가벼운 사람으로 낙인 찍히기 쉽다. 그런데 만약 나의 성적 취향이 일반적인 경우와 다르다면? 나와 친하지 않은 사람이 숨기고 싶은 취향을 알게 된다면?

 

여기에 그런 발칙하고 위험한 소재를 가지고 그려낸 만화가 있다. 겨울이라는 웹툰 작가가 그린 웹툰 <모럴 센스>가 바로 그것이다.

 

 흥미로운 소재로 그려진 이 만화는 즐겁고 유쾌하게 내용을 전개한다. 다른 사람에게 명령 받거나 지배 받는 것을 좋아하는 M성향(마조히즘)의 모범사원 정지후는 큰 마음을 먹고 처음으로 SM 도구를 주문한다. 그러나 가족때문에 집으로 주문하지 못한 것이 화근일까. 그 택배상자가 이름이 비슷한 회사 동료 정지우의 손에 들어가버리면서 지후는 취향을 들켜버리게 된다.

 

 직장에선 똑부러지고 모든 사람에게 사근사근한 정지후는 유독 지우 앞에서만 약해진다. 무뚝뚝하고 감정표현을 잘 하지 못해 차가운 사람이라고 오해받는 정지우는 지후의 취향을 편견없이 바라봐주고 이해하려 노력한다. 정반대의 둘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처럼 괜히 둘 사이를 응원하게 된다.

 또 소위 '고구마를 먹은 것 같다.'라고 불리는 뻔하고 답답한 전개가 없어서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보통 주인공의 전 애인, 혹은 새로운 라이벌이 등장하면 자연스레 오해가 쌓이게 되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독자들은 한없이 답답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마저도 귀엽게 넘어가기 때문에 답답한 마음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소재가 소재인만큼 작가가 아무리 재밌고 유쾌하게 그려냈다고 해도 한없이 무거워질 수 있는 내용이다. 마조히스트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인 정지후의 모습에서 그런 고통을 읽어낼 수 있었다. 아무리 우리 사회가 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들에 대해서 손가락질하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은 존재한다.

 이런 성적인 취향과 같은 선상에서 논의되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이 역시 동성애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남들이 그들에 대해서 뭐라고 말 할 권리는 전혀 없다. 동성애에 대해 대화를 나눌때 흔히 나오는 말 중에 하나가 "나는 동성애에 대해 별로 신경 안 써. 근데 나만 안좋아했으면 좋겠어."라는 말이다. 나도 한 때 그들의 인권에 대해서 무지했을 때 이런 말을 하고 다녔다. 하지만 이 역시 호모포비아 적인 발언이고 소수자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

 마찬가지이다. 성적 취향도 남들이 함부로 왈가왈부 할 수 없는 문제이다. 완벽히 타인인 사람들이 인정한다, 만다 할 권리는 없다. 비록 만화에선 유쾌하게 그려냈지만 성적 취향이 특이한 소수자들이 실제로 받는 고통은 어마어마 할 것이다. 그들이 모두 존중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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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리커버 에디션)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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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이미 알고있는 것보다 새로운 것에 더 열광한다. 묵묵히 우리 곁을 지켜온 것들의 소중함을 간과하고 새로운 것이 주는 자극만을 쫓기도 한다. 물론 이는 당연한 심리이며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몇 년, 혹은 몇 십년동안 사랑받는 스터디셀러가 한 때 반짝이는 베스트셀러보다 그 가치가 더욱 크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여러 티비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친밀하게 알려진 유시민은 고전의 중요성을 <청춘의 독서>라는 책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미 2009년에 출간되었던 책이지만, 표지와 본문 디자인을 바꾸어 새롭게 독자들에게 찾아왔다. 구판이 새싹이 돋아나는 봄과 같은 느낌이라면, 신판은 맑고 청량한 여름의 느낌이었다. 특히 신판은 기존의 버전보다 모든 면에서 깔끔하게 바꾸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민주화 운동가, 칼럼니스트, 방송인, 정당인, 국회의원, 장관까지 그동안 사람들은 유시민의 다양한 모습을 지켜봐왔다. 그러나 그가 글을 쓰는데 뛰어난 재능이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읽어내려가다 알아낸 사실인데, 구판에선 2007년 모든 공직 생활을 끝냈다고 적혀진 작가 소개가, 신판에선 2013년 모든 공직 생활을 끝냈다고 적혀져 있었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8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새삼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이 책을 처음 접한 건, 대학 입학 후 수업시간에서였다. 그 수업은 특이하게도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 정수복의 <책인시공>,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와 같은 책들을 한 학기 내내 읽고 발표하고 토론하는 수업이었다. 고등학교에 입학 후 공부하느라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책을 잘 읽지 않고, 대학에 들어와서도 그 나쁜 습관을 유지하고 있던 나에게 굉장히 유익한 수업이었다.

 

  그 중 <청춘의 독서>를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책이 다른 책을 소개한다는 형식이 낯설기는 했지만, 타고난 이야기꾼인 유시민이 자신의 삶을 녹여내 진솔하게 글을 써내려갔기 때문일 것이다. 정말로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유시민이 말하고 있는 이 책들을 어서 읽어보고 싶다는 열망이 일어날 뿐이었다. 물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몇몇 고전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청춘의 독서>는 총 14권의 고전을 소개한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리영희, 『전환시대의 논리』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당 선언』
토머스 맬서스, 『인구론』
알렉산드르 푸시킨, 『대위의 딸』
맹자, 『맹자』
최인훈, 『광장』
사마천, 『사기』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찰스 다윈, 『종의 기원』
소스타인 베를런, 『유한계급론』
헨리 조지, 『진보와 빈곤』
하인리히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E. H. 카, 『역사란 무엇인가』

 

 

  국문과에서 글을 쓰는 연계전공을 배우고 있는 나에게 유시민의 한 문장, 한 문장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책을 펼치자마자 써있는 문장부터 그랬다. 이 책은 이제 갓 세상에 나가 길을 찾는 딸에게. 라는 짧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 후 말머리에서 '길을 잃었다'며, '많은 친구들이 (...) 차례차례 다른 길을 선택해 멀어져갔다.'고 말을 한다. 그러던 중 <청춘의 독서>에서 소개하고 있는 여러 고전들이 자신의 삶의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하며 이 책을 사랑하는 딸에게 주고 싶다고 한다.

 

  특히 그는 '세상은 죽을 때까지도 전체를 다 볼 수 없을 만큼 크고 넓으며, 삶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촉복이라는 것을. 인간은 이 세상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살러 온 존재이며, 인생에는 가치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여러 길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어느 길에서라도 인간다움을 잘 가꾸기만 하면 기쁨과 보라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덧붙인다. 비단 딸에게만 하는 말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모든 청춘에게 권하는 지혜의 목록이다.

 


  비록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에서 소개한 책들을 꼭 읽어볼 것이라는 다짐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지만, 대학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창 설레고 두려울 때 이 책을 만난 건 나에게 정말 큰 행운이었다. 티비에서만 보던 유시민이라는 사람을 이 책 덕분에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고전, 정말로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고전에 다가가는 게 어려운 사람이라면 먼저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유시민과 함께 사람들이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오늘을 사는 지혜를 배우고 더 나은 내일을 그리는 가슴 벅찬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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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울어도 되는 밤
헨 킴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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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스타그램에서 60만 팔로워가 주목하고 있는 그림이 있다. 바로 일러스트레이터 Henn Kim(헨 킴)의 그림이다. 이렇게 핸드폰 액정 너머로만 볼 수 있었던 그림이 <실컷 울어도 되는 밤>이라는 이름의 아트에세이로 우리에게 찾아왔다.

 


 헨 킴의 아트 에세이 <실컷 울어도 되는 밤>은 총 네 가지의 테마로 나눠져 있다. 첫 번째 테마인 밤이 되길 기다렸어이다. 밤은 사람을 감성적이게, 다른 말로 하면 약하게 만드는 시간이다. 밝은 낮 시간 동안 다른 사람과 어울리면서 웃고 떠들던 사람도 어두운 밤이 되면 괜스레 감상에 젖게 된다. 헨 킴은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독특한 그림과 함께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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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g girls don't cry 다 컸으니까 울지 말자
 nobody knows the real me 진짜 내 모습은 아무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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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테마는 너와 나이다. 사랑을 할 때 느끼는 감정을 헨 킴은 여과 없이 표현했다. 모든 걸 다 주고 싶은 마음도, 너무 사랑해서 오히려 두려운 감정도, 상대가 나만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느끼는 서운함도. 사랑의 행복만을 노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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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ad all about me 숨겨둔 네 이야기를 보여줘
 never let me go 날 놓지 마, 절대
 I hate you, don't leave me 니가 너무 싫어. 그러니 제발 날 떠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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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테마는 good night이다. 헨 킴은 책의 삽화에 굉장히 많은 우주와 달을 그려 넣었는데, 그게 가장 많이 나오는 부분이기도 하다. 잠들기 전 혼자만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생각들을 표현한 부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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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y me to the moon 저 달까지 날아서 갈래
 3minute galaxy 금세 타버리는 나의 우주 한 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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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테마는 sunday mood이다. 전 테마에서 슬픔, 사랑, 환상을 그려냈다면 여기선 편안함을 그려냈다. 보통 사람들이 사랑하는 일상의 평화. 작고 사소하지만 그럼에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가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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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oking 담배 한 개피의 여유도 필요해
 summer & friend 여름, 그리고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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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답고 환상적인 세상과 나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헨 킴. 그는 대림미술관 구슬모아당구장 프로젝트 선정 작가로, '미지에서의 여름'이라는 개인전이 서울 한남동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한 번 들러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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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들의 일머리 법칙 - 글로벌 엘리트들에게 혼나면서 배운 성공 일습관
김무귀 지음, 장은주 옮김 / 리더스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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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닌,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의 결과물이 좋아도 그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이끌지 못할 때 일은 실패하고 만다. 이 생각을 직접적으로 한 것은 고등학생 시절이다. 서울의 굉장히 좋은 대학을 나온 선생님보단 학벌이 조금 떨어지는 학교를 나온 선생님이 훨씬 수업을 잘 하셨고 인기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을 잘 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게 다가온다. 공부는 내가 열심히 하면 열심히 하는 대로 고스란히 결과물이 나오는 반면, 일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굉장히 많아진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어릴 때는 웃으며 넘겨들었던 말이 나이가 먹고 직장생활을 시작해야 할 때가 오니까 새삼 다르게 다가온다.

 

 

 

 일을 잘 하는 것. 여기에 그 고민을 앞서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김무귀라는 사람이다. 그는 글로벌 엘리트들과 직접 일하면서 얻은 여러 법칙들을 <최고들의 일머리 법칙>이라는 책 한 권으로 정리하여 출간하였다. 이 책에는 일머리 부족을 메울 똑똑한 직장인들의 성공 비법이 가득 담겨 있다. 단순히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세요."와 같은 와 닿지도 않은 소리가 아닌 실제로 성공할 수 있는 비법들이 말이다.

 

 저자는 이러한 성공 비법을 일머리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주위에 학력과 경력을 갖췄음에도 의외로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과 비교하여 업계를 불문하고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일을 하는 일류 프로페셔널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 단어이다. 이 책에서는 총 77가지의 일머리 법칙을 소개한다.

 

 

 

 저자 이력을 보면 약간 특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 김무귀는 재일교포 3세이다. 한국 혈통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라는 것이다. 단 그는 일본 이름이 아닌 한국 이름을 가지고 살고 있고, 또한 한국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 <최고들의 일머리 법칙>이 한국어판으로 출간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이다. 이 책은 일본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였고, 또한 2017년에 일본 경제 경영서 대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웃나라에서 이미 검증되었다고 생각하니 더욱 흥미가 당긴다.

 

 


 저자는 일머리 법칙을 총 다섯 가지로 분류해서 소개한다.

 

1. 기본 중의 기본 : 숨겨진 비법보다 이미 알고 있는 기본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2. 엄격한 자기 관리 : 사소한 습관이 성과를 좌우한다.
3. 이기는 마음가짐 : 자신의 일에 주체적으로 몰두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4. 사람을 향한 리더십 : 사람들이 따르는 리더는 이것이 다르다.
5.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아실현 : 자신을 알아야 자기다운 인생을 충실하게 보낼 수 있다.

 

 더 많은 번호가 붙었으면 살짝 어지러울 수도 있었는데 깔끔하게 다섯 가지로 분류해서 정리한 것이 적절하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책을 볼 때 책의 목차와 구성을 굉장히 꼼꼼하게 보는 편이다. 특히 이 책과 같은 자기 계발서 같은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은 세부적인 목차는 조금 많은 편에 속했지만, 그럼에도 굉장히 깔끔하고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어 좋았다.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대략적인 내용을 설명해주고 마지막에는 체크포인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정리한다. 내용을 여러 번 정리해주니 기억하기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2장의 26번째 법칙, 스트레스 충당금에 관한 것이었다. 직장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 속에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직장 생활 속에서 마음이 맞지 않는 상사나 동료와 일을 하게 될 때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신이 아니라면 그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만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 충당금 개념을 소개한다. 은행을 예로 들면 은행이 고객에게 1만 엔을 빌려주었을 때 그중 2천 엔은 돌려받지 못하는 돈이라고 생각하고 손실 처리하는 것이다. 이것을 인간관계에도 똑같이 대입할 수 있다고 저자 김무귀는 말한다.

 

 상사에게 지시를 받을 때도 어차피 상사가 지시하는 일 30%는 의미가 없고 불쾌하기 마련이라고 포기해두고, 부하 직원에게도 마찬가지로 지시한 일의 30%는 까먹거나 제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체념하는 게 저자가 말한 스트레스 충당금이다. 이렇게 스트레스 충당금을 쌓아두면 일이나 사생활에서 불쾌한 일이 생겼을 때 그것을 아무렇지 않은 듯 지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들어 직접 설명하면서 이와 같은 일머리 법칙 77가지를 소개한다. 뜬구름 잡는 헛된 법칙들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천 가능한 법칙들이기 때문에, 어느 누가 읽어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나 역시 부정할 수 없는 것이지만 사람이 온갖 스트레스를 참아가면서 일을 하는 이유 중에는 돈이 가장 클 것이다. 수렵과 채집으로 먹고살던 원시시대가 아닌 이상 돈이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돈을 많이 주는 직업이라도 적성과 맞지 않으면 그 일을 오래 할 수 없다. 이는 일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자아실현을 이루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저자 김무귀는 자아실현을 위한 인생의 중요한 교훈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인생을 살아가야 비로소 자신을 좋아하게 된다.

 

 저자가 책 말머리에 언급한 이 말을 곰곰이 곱씹으며 <최고들의 일머리 법칙>이란 이 책을 만나면 누구든, 일을 처음 시작하는 신입 사원부터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들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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