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리셋 - 모든 성공은 좋은 기분에서 시작된다
알리 압달 지음, 김고명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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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때 고생은 사서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맞는 말이다. 하지만 먹고살기 힘든 요즘은 이 말이 전적으로 맞는 건 아닌 듯하다. 여기서 더 고생을 하라니! 그런데도 내 미래의 편함은 보장받지 못한다니! 그래서 사회적으로 욜로라는 말이 유행했던 거다.


자기 계발서 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중에는 많은 자기 계발서들이 나와 있다. 그런 자기 계발서들은 거의 대부분이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성공을 위해선 평소와 다른 마음가짐이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욕구를 조절하고 고통을 감수해내야 한다고. 물론 어느 정도 공감한다. 그렇지만 과연 그 방법이 성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그런 의문을 단번에 해결해준 책이 있다. 6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전직 의사이자 현직 유튜버인 알리 압달의 《기분 리셋》이다.



​POINT 1. 자기 계발서의 정석인 체계적인 구성

자기 계발서에서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있다. 바로 구성이다. 자기 계발의 방법을 전하는 책의 특성상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어도 구성이 엉망이라면 읽기 자체가 어렵다. 그런 측면을 고려했을 때 《기분 리셋》은 과연 어떨까?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충전해라 → 2부 제거해라 → 3부 지속해라. 그리고 그 밑에는 장제목이 3개씩 달려 있다. 제목만 읽어도 어떤 내용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가? 놀이·힘·사람을 통해서 충전하고, 불확실성·두려움·마찰을 제거하고, 보존하고 재충전하고 일치시키며 지속하라…. 자기 계발서를 읽다가 흐름을 놓친 적이 많은데, 이 책은 간략하고 쉬운 언어로 큰 줄기를 잡아줘서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본문으로 넘어가면 더 잘 짜여진 구성을 엿볼 수 있다. 1부를 예로 들어보자. 1부는 충전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1장에서는 놀이로 충전하는 방법, 2장에서는 자신의 힘을 길러 충전하는 방법, 3장에서는 사람에게 힘을 얻어 충전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리고 1장 밑에는 '모험을 창조해라', '재미를 찾아라', '부담을 덜어내라'라는 소제목이 달려있다.


그런데 소제목 하단에는 1개에서 3개의 실험들이 붙는다. 1부 1장 첫 번재 소제목인 '모험을 창조해라'에서는 '실험 1 : 캐릭터를 선택해라', '실험 2 : 호기심을 수용해라'라는 실험이 붙어 있는 식이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내용에 실험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더해서 집중력을 높여준다.


​거기다가 각 장의 마지막에는 요약이 붙어 있어 읽은 내용을 가볍게 정리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이렇듯 체계적인 구성은 《기분 리셋》이라는 자기 계발서의 신뢰도를 훨씬 높여준다.



​POINT 2. 뜬구름은 NO! 현실적인 실천 방안

자기 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비현실성 때문이었다. 본인이 성공한 방법을 제시하는 건 알겠는데 너무 어렵거나, 불가능한 여건일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분 리셋》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쉽고, 간편하고, 무엇보다도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두려움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10/10/10 법칙을 제시한다. 두려움이 우리를 심각하게 마비시키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사소한 문제를 거대한 문제로 인식(파국화)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상황을 재해석하는 인지적 재평가가 필요한데, 10/10/10 법칙이 유용하다는 거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이게 10분 후에도 중요할까?", "이게 10주 후에도 중요할까?", "이게 10년 후에도 중요할까?" 이런 질문을 통해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문제의 중요도를 알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한테 거부당하는 건 물론 중요한 일이지만 10년 후에도 그 사람을 잊지 못하고 사랑하고 있을 것인가? 취업에 실패한 건 슬프지만 10년 뒤면 다른 회사에 취업해서 이미 잘 살고 있지 않을까? 이런 식이다.


극한으로 몰고가는 자기 계발서에 질렸거나 반대로 너무 낙관적인 소리만 하는 자기 계발서가 지겨운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특히 2025년 계획을 세우고자 하면 먼저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을 제시해 주면서 다정하기까지 하니 말이다.


*출판사 서평 이벤트를 통해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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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 출간 20주년 기념 개정판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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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라는 한 여자 아이가 있다. 그에게는 그 누구보다도 소중했던 친구 재준이가 있다. 아니, 있었다. 재준이는 갑자기 잘 타지도 못하는 오토바이를 배우기 시작했고, 어느 새벽 갑자기 죽었다. 갑자기. 친구를 잃었다는 걸 실감하지도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길 두 달. 어느 날 재준의 어머니가 연락해 온다. 재준이의 일기장을 발견했는데 대신 읽어 달라는 거였다. 그 일기장 첫 머리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재준이는 자살인가? 왜 죽은 걸까? 왜 일기장에 이런 문장을 쓴 걸까? 청소년 소설이 지금처럼 자리 잡기도 전인 2004년, 작가 이경혜는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를 썼다. 그리고 딱 20년이 지났다. 출간 20주년을 기념하여 출판사 바람의아이들에서는 새로운 표지를 공개했다.

이 책은 나에게도 의미가 깊은 책이다. 딱 유미와 재준이의 나이였던 중학생 시절에 이 책을 처음으로 읽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5년이 지나고 30대가 된 지금, 이 책을 다시 읽었다. 유미와 재준이 보다는 글을 쓸 당시 작가에 더 가까운 나이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를 다시 읽고 깨달았다. 이 책이 내 남은 학창 시절에, 그리고 여태까지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단걸.

앞서 언급했듯이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는 2004년 처음 출간된 후 여러 번 옷을 갈아입었다. 내가 가장 처음 만난 표지는 초판본이다. 하얀 벚꽃잎이 흩뿌려진 바닥 위에 유미가 재준이에게 선물한 파란색 일기장. 20년 전에 만들어진 표지인데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세련되어 보인다.

그 다음으로는 50쇄 기념 표지, 성인용 표지, 가장 마지막이 출간 20주년 기념 개정판 표지이다. 이번 표지에서는 처음으로 유미와 재준이가 등장했다. 소설 속 유미와 재준이의 모습을 막연히 상상만 했는데, 이렇게 일러스트로 마주하니 유미가 얼마나 쓸쓸해 보이는지, 재준이가 얼마나 어렸는지 새삼 실감이 난다.

이 책을 읽었던 건 재준이와 유미의 나이대였던 중학생 시절이다. 읽을 당시에는 무심코 지나쳤는데 삼십 대가 되어 다시 읽으니 이 책이 나한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나는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을 정말 싫어한다. 지인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린다면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면서 말릴 자신도 있다. 그럼에도 꿋꿋이 타겠다고 한다면 인연을 끊을 거다. 물론 이렇게 오토바이를 싫어하게 된 게 모두 이 소설 탓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읽을 당시 유미에게 엄청 감정 이입을 했던 나에게 아무 영향도 끼치지 않았을리 없다. 재준이가 정말 미웠다. 재준이가 오토바이를 타게된 원인인 소희도 정말 미웠다. 유미는 재준이도 소희도 모두 용서했지만 어린 시절 나는 그렇지 못했다. 지금은 그저 너무 어린 시절에 떠난 재준이가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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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복직합니다 소설Q
박서련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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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권에서는 '나'가 마법소녀로서의 정체성을 깨닫고 전국마법소녀협동조합 소속의 다른 마법소녀들과 알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아로아를 포함한 다른 마법소녀들은 '나'가 시간의 마법소녀로서 기후 위기로 인한 멸망으로부터 지구를 구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그런데 '나'의 능력은 시간을 조절하는 게 아니라고? 심지어 진짜 시간의 마법소녀가 나타나 지구를 완전히 망하게 하려고 한다고?


2권에서는 '나'가 죄책감으로 인해(왜 죄책감을 느꼈는지는 1권을 보면 알 수 있다) 마법소녀를 관두려고 하다가 계속 마법소녀로 활동하기로 한다. 특히 전국마법소녀협동조합극동마법소녀전진본부의 대결이 주축을 이룬다.

1권에서는 기후 위기가 한 축이 되어 내용을 이끌어갔다면 2권에서는 전보다 더 '나'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다. 아무래도 후속편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는 좋았지만 생각보다는 결이 달라진 느낌이랄까?

세계관이 점점 확장되는 일반적인 판타지물과는 달리 오히려 축소된 느낌이라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1권의 기후 위기가 너무 큰 단위의 이야기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좀 더 가벼운 느낌의 2권이 더 마음에 들었다고 할까나.

1·2권에서 분명 못 다한 얘기가 있기 때문에, 작가가 1권인 《마법소녀 은퇴합니다》로 가장 많은 돈을 벌었기 때문에, '나'와 아로아의 관계가 더 발전될 수 있기 때문에 3권은 언젠가 꼭 출간되지 않을까 싶다. 아니, 박서련의 마법소녀에 빠진 독자로서 제발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출판사 서평 이벤트를 통해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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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은퇴합니다 (리커버) 소설Q
박서련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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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 여자인 나의 어린 시절에는 늘 만화 영화가 함께였다. 그냥 만화 영화 말고, 마법소녀 변신물이 말이다. 〈세일러문〉 〈꼬마마법사 레미〉 〈달빛천사〉와 같이 평범했던 소녀가 특별한 능력을 얻어 나라를, 더 나아가 세상을 구한다는 줄거리는 가슴을 뛰게 했다. 중학생 때까지 〈슈가슈가룬〉를 봤고, 요즘도 〈캐치! 티니핑〉에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더라. 이런 나와 비슷한 어린 시절을 보낸듯한 작가가 있다. 박서련 작가이다.


다양한 능력을 지닌 마법소녀가

범죄자를 소탕하고 시민들을 구조하는 시대.

백수에 카드빛을 감당하지 못해 자살하려던 나에게

'아로아'라는 마법소녀가 찾아와 말한다.

"당신은 마법소녀가 될 운명이에요."


박서련의 마법소녀는 우리가 알던 마법소녀와는 좀 다르다. 우리가 즐겨보던 마법소녀 변신물이 20년이 지나자 이렇게 현실 패치가 되었다. 세상에 어떤 마법소녀가 카드값을 갚지 못해 리볼빙을 하고, 취업도 못한 백수란 말인가! 그치만 그래서 오히려 더 좋았다. 조금 부풀려있긴 하지만 그런 주인공의 모습의 나와 내 주위 사람들과 참 닮아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스물아홉 살이라는 주인공의 나이가 나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아 더욱 애착이 갔다. ​작가 박서련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쓴 듯했다. 어릴 때 보던 만화 영화와는 달리 이 세계의 마법소녀가 무조건 착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사실 박서련의 마법소녀들 뿐만 아니라 요즘 창작되는 대부분의 히어로물이 그런 거 같다. 돈이 많거나, 특수한 능력이 있거나, 혈통이 다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인간적인 고민을 하는 히어로들.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특히 아이언맨이 큰 인기를 끌었던 걸 보면 어릴 때 만화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가 만든 성인이 되면서 만든 성인 대상 히어로(혹은 마법소녀)물도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 서평 이벤트를 통해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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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을 도는 여자들 오늘의 젊은 문학 3
차현지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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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들에게 조명을 비춰 주려는 시도는 늘 존재했다. 가장 유명한 건 민음사에서 출간되는 젊은 작가 시리즈일 것이다. 다산북스의 임프린트인 다산책방에서도 이런 시도를 하고 있다. 오늘의 젊은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는 이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 차현지의 『트랙을 도는 여자들』이다.

나름 한국 여성 작가들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차현지’라는 작가는 처음 만나보는 사람이다. 차현지는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미치가 미치(이)고 싶은」이 당선되며 작가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고 한다. 원조 교제에 대한 얘기가 담겨 있는 이 소설이 데뷔작이었다니 작가의 역량이 정말 놀랍다. 오히려 그 이후에 창작된 소설들에서는 그런 강렬함이 줄었지만 대신 작가로서의 노련함이 늘어났다.

총 10편의 단편들이 담겨 있는 이 책은 미치거나 죽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여성들의 연대기라는 홍보 문구를 달고 있다.

근래 한국 문학에서 여성 작가들의 활동이 굉장히 도드라진다.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만 마음 한 편에는 아쉬움도 존재했다. 너무 비슷한 여성들의 얘기가 반복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차현지의 소설들을 읽으면서 내가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깨달았다. 차현지의 소설 속에서 나오는 여성들은 나아감을 얘기하지 않는다. 다만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에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해피엔드를 위해서 현실에서 유리된 결말을 맺지 않고 현실 그대로를 보여준단 느낌을 받았다. 여성들이 연대하기 위해선 비슷한 처지에 사람들이 있다는 걸 깨닫는 것. 그게 먼저다.

가장 좋았던 작품은 「녹색극장」이다. 녹색극장이 있었던 신촌에서 다수의 남자친구들과 쌓아왔던 추억들을 굉장히 덤덤한 어투로 풀어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정말로 소설을 쓰는 내내 ‘내 속마음을 쓴 거 같다.’라는 생각을 계속해서 했다. 작가는 마지막 페이지에서 위 이야기는 전부 실화이며, 이 글에 등장하는 너는 다수의 인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밝힌다. 그러면서 기억은 지워지는 게 아니라, 쌓여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문장에 내 지난 삶 또한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작가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앞으로 이 작가를 더욱 알아가고 싶다. 더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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