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은퇴합니다 (리커버) 소설Q
박서련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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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 여자인 나의 어린 시절에는 늘 만화 영화가 함께였다. 그냥 만화 영화 말고, 마법소녀 변신물이 말이다. 〈세일러문〉 〈꼬마마법사 레미〉 〈달빛천사〉와 같이 평범했던 소녀가 특별한 능력을 얻어 나라를, 더 나아가 세상을 구한다는 줄거리는 가슴을 뛰게 했다. 중학생 때까지 〈슈가슈가룬〉를 봤고, 요즘도 〈캐치! 티니핑〉에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더라. 이런 나와 비슷한 어린 시절을 보낸듯한 작가가 있다. 박서련 작가이다.


다양한 능력을 지닌 마법소녀가

범죄자를 소탕하고 시민들을 구조하는 시대.

백수에 카드빛을 감당하지 못해 자살하려던 나에게

'아로아'라는 마법소녀가 찾아와 말한다.

"당신은 마법소녀가 될 운명이에요."


박서련의 마법소녀는 우리가 알던 마법소녀와는 좀 다르다. 우리가 즐겨보던 마법소녀 변신물이 20년이 지나자 이렇게 현실 패치가 되었다. 세상에 어떤 마법소녀가 카드값을 갚지 못해 리볼빙을 하고, 취업도 못한 백수란 말인가! 그치만 그래서 오히려 더 좋았다. 조금 부풀려있긴 하지만 그런 주인공의 모습의 나와 내 주위 사람들과 참 닮아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스물아홉 살이라는 주인공의 나이가 나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아 더욱 애착이 갔다. ​작가 박서련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쓴 듯했다. 어릴 때 보던 만화 영화와는 달리 이 세계의 마법소녀가 무조건 착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사실 박서련의 마법소녀들 뿐만 아니라 요즘 창작되는 대부분의 히어로물이 그런 거 같다. 돈이 많거나, 특수한 능력이 있거나, 혈통이 다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인간적인 고민을 하는 히어로들.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특히 아이언맨이 큰 인기를 끌었던 걸 보면 어릴 때 만화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가 만든 성인이 되면서 만든 성인 대상 히어로(혹은 마법소녀)물도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 서평 이벤트를 통해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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