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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심연 - 깊은 바다에 숨겨진 생물들, 지구, 인간에 관하여
헬렌 스케일스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23년 11월
평점 :
“지상의 인간 세계와는 다른 박자로 흘러가는 심해가 지금까지처럼 알아서 지구를 관리하도록 적극적으로 심해를 방치해야 한다. 그 동기와 방법을 이 책에서 찾기 바란다.” (407p)
햇빛이 닿지 않는 곳, 우리가 볼 수 없는 곳, 인간의 영향력이 없는 곳···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생각했던 심해의 모습이다. 그러나 기억들이 나의 심연에 남아있듯이, 육지나 얕은 물에서 발생한 오염들이 심해에서도 진행되고 있었다. 루이스 로차 박사는 첫 번째로 100-150m 수심에 가면 플라스틱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쓰레기들은 없어지지 않고 때론 해양 생물 속으로, 바닷속으로 깊숙이 파고든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일이 필요한 것이다.
탐험, 의존, 착취, 보존 4부로 이루어진 『눈부신 심연』은 심해의 위기가 곧 지구 공동체의 위기이니 적극적으로 심해를 방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착취 파트의 심해 채굴 파트를 읽으며 심해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니, 기계가 심해 생물을 파괴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 요즘은 이를 최소화하는 기계를 개발하고 탐사를 한다.)
심해나 우주 관련 책, 영상을 보다 보면 늘 인간의 탐욕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가라앉고 있는 지구에서 끊임없이 자원 개발을 하는 모습을 보면 미래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어 보이기도 한다. 심해가 신약과 신물질의 보고라는 말을 하기 전에, 눈앞의 이익을 좇기 전에 바다가 기후 위기를 막아주고 있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모두가 깨닫고 있었으면 한다. 책을 덮은 후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과연 바다에, 더 나아가 지구에 어떤 비극을 가지고 올 것인가 두려워졌다. 바다에 행한 인간의 영향력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 문장만 기억해도 심해를 지키자는 헬렌 스케일스의 주장에 동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