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이 나에게 - 인생은 짧고 수영은 길다 나에게
김찬희 지음 / 몽스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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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새벽 수영의 취미를 가지고 있는 저자의 수영하는 일상과 꾸준함에 대한 기록이다.
수영 강습에 대한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살며시 미소 짓게 한다.
매일은 아니어도 10년 넘는 세월 무언가를 하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는 것이 내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쉽사리 공감하기 어렵고 무척이나 대단해 보인다.

나 또한 사회 초년생이던 시절 집 근처 수영장에서 강습을 받았다.
물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온몸에 힘을 빼고 물에 몸을 맡기는 연습이 정말 쉽지 않았다.
자유형을 시작으로 배영 그리고 평영까지
마지막 단계인 접영은 배우지 못했다. 부쩍 늘어난 업무 때문이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운동에 대한 끈기 부족이었으리라.

저자는 수영을 계속하는 이유를 열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수영을 하면서 허리가 아프지 않게 됐다.
둘째, 불면의 밤이 사라졌다.
셋째, 하루의 도움닫기다.
넷째, 으쓱거림
다섯째, 잊음
여섯째, 시선 강탈
일곱째, 알록달록 무늬의 옷을 언제 입겠나
여덟째, 자존감을 준다
아홉째, 폼 난다
열 번째, 이거 계속해야 하나. 하나하나 이유를 세다 보니 수영을 쉬면 큰 일 날 것 같은데.
저자는 수영하듯 살자고 했다. 그 말을 알 것도 같다.

길지 않은 에세이여서 카페에서 완독할 수 있었지만 꾸준함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읽기였다.

-수영장 밖의 일상도 비슷하지 않을까. 부력을 얻으려면 그만큼을 내려놓고 버려야 하는 게 섭리이니. 닳고 해진 일상이지만, 어딘가에 날 편안하게 띄워줄 부력이 있을 거다. 어쩌면 아주 가까이에 있을지도.

-미래는 알 수 없고, 시간은 준비한 대로 흐르지 않는다. 내일은 늘 다가오고 있지만, 영원히 만날 수 없다. 만나는 순간, 내일은 오늘이니까. 구질구질하더라도 오늘은 소중하다.

[첫문장]
오전 5시 10분, 휴대전화 알람이 운다. 감정 없는 기계는 한 치 물러남 없이 새벽을 깨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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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키메라의 땅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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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만 봤을 때는 그만큼의 두께로 구성된 두 권 세트인 줄 알았다.
그래서 책을 받고 처음 든 생각.
어? 왜?
열린책들 = 벽돌책 아닌가?
한 권으로도 충분했을 것 같은데 분권이라...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작품은 나에게 호불호가 분명하다.
이 번 작품은 어떠려나 기대감으로 읽었다. 대체로 재미있다는 평에 기대어 Start!

인류 생존 위기를 대비하여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를 조합하여 신인류를 탄생시키려는 연구를 진행하는 진화 생물학자 알리스가 주인공.
극비리에 진행되던 신인류 연구가 어느 기자에 의해 공개되고 위협을 느낀 알리스는 프랑스 연구부 장관 뱅바맹의 도움으로 국제 우주 정거장으로 피신하여 연구를 이어나간다.

한편 지구에서는 3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고 핵전쟁으로 인해 지구는 파괴되고 살아남은 인류는 방사능을 피해 땅에서 생활한다.
3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1년.
알리스는 새로운 생명체 탄생에 성공을 거둔 후 3종의 혼종 배아를 데리고 지구로 귀환한다.

땅속에서 살 수 있는 인간과 두더지의 혼종 <디거>
물속에서 살 수 있는 인간과 돌고래의 혼종 <노틱>
하늘을 날 수 있는 인간과 박쥐의 혼종 <에어리얼>
그리고 구인류라 일컬어지는 사피엔스.
방사능으로 뒤덮인 황폐해진 지구에서 이들 사이에 공존하는 경쟁, 열등감, 욕망 그리고 갈등과 조화가 숨 가쁘게 전개된다.

아포칼립스 이후의 지구. 인간과 동물의 혼종이 신인류가 되어 버린 세상.
신인류에게 자꾸만 밀려나는 구인류 사피엔스.
지구가 인류의 것이라는 생각도 모순이지만 신인류에게 밀려나는 인간은 더더욱 상상하지 싫어진다.
그리고 시간과 자연의 힘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진화를 인간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이뤄낼 수 있다는 것 또한 쉽사리 동의할 수 없었다.
어쩜 이 이야기는 우리 인류가 맞이할 위기일 수 있겠으나 그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해결 방안 또한 인류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모순인가?
수월하게 읽힌 이야기가 무겁고 무겁게 느껴진다.

[1권_첫문장]
어둠 속에 한 줄기 불빛이 빛난다. 한 손에 손전등을 든 남자가 파리 자연사 박물관의 인적 없는 지하 복도를 살금살금 걸어간다.

[2권_첫문장]
젊은 에어리얼 여자 하나가 퀴퀴파 숲 위를 활공한다.
그들이 성스러운 연못 주변에 도착한 뒤로 5년이 지났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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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디바이디드 : 온전한 존재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4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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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디바이디드.
이렇게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지난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나의 일상은 온통 언와인드와 함께 했다.

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홀리 - 무단이탈자들의 묘지
언솔드 - 흩어진 조각들
언디바이디드 - 온전한 존재

스타키가 이끌고 있는 황새군단은 하비스트 캠프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극도로 폭력적인 모습으로 변질되어 가고 이는 언와인드 제도를 합리화하는 여론의 자극이 되어 능동적 시민 단체에 힘이 실리게 되는 배경이 된다.

힘든 여정 끝에 소니아의 안전가옥에 도착한 코너와 그레이스는 언와인드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기술, 살아 있는 인간 장기를 만들 수 있는 프린터의 존재를 알게 된다.
이 기술을 세상에 존재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 거대한 조직의 실체에 대해서도...
이 프린트를 작동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그레이스의 실수로 프린트를 바닥에 떨어뜨려 망가지게 되는데 이것을 복원하기 위해 코너는 잠시 안전가옥을 나가게 되고 그 사이 코너를 뒤쫓던 넬슨에 의해 안전가옥은 소니아와 함께 화염에 휩싸인다.
코너 또한 넬슨에 의해 사로잡혀 다이밴이라는 인물이 소유하고 있는 비행기를 개조해 만든 이동형 하비스트 캠프로 옮겨져 언와인드 당한다.

스타키가 이끌고 있는 황새군단은 박수도의 도움으로 하비스트 캠프를 파괴하지만 이 박수도의 뒤에는 능동적 시민 단체가 있었으니 스타키 역시 이 단체에 쓰임에 따라 이용당하다 코너와 마찬가지도 이동형 하비스트 캠프에 잡혀와 언와인드 당할 운명에 처한다.

그리고 레브, 리사, 캠, 그레이스, 헤이든, 아전트까지 각자의 방식대로 언와인드에 맞서 싸워나간다.

이 이야기가 뻔하지 않은 결말이라서 더 좋았다.
희망을 향해 방향을 돌리는...
그리고 반전.

이 이야기가 소설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언와인드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을지라도 기득권층의 이익을 위해 자행되고 있는 불합리한 결정들 그리고 인간의 몸을 상품화하는 장기 밀매나 성매매 또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인류의 문제다.

법이 정했다는 이유로, 그것이 사회적 보편성이라는 이유로 언와인드를 묵인하고 심지어 이용하는 어른들.
그리고 피해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사회적 정의에 대한 인식과 그 세력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른으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말도 안 된다는 이유로, 신경 쓰기 귀찮다는 이유로, 정치인들의 짜증 나는 행태를 보기 싫다는 이유로, 나와 관계없다는 이유로,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유로 애써 외면했던 불합리한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미국에서는 이 작품이 영어덜트로 분류되어 있다고 했다.
1권을 읽을 때만 해도 이것을 청소년들과 함께 읽는다는 생각만으로도 불편하다 쪽에 가까웠으나 4권까지 다 읽은 지금에 드는 생각은 정말 부끄럽다는 생각과 연대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소설 속에 그들은 존재했고,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존재할 것이다.
그 심각성이 크든 작든.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극단적 이기주의와 그것에 동조했던 평범한 우리의 이웃을 부정할 수도 무작정 용서할 수도 없지만 우리 사회를 이끄는 정의와 연대의 힘으로 희망을 향해 선회한다는 것.
이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임을 생각하게 하는 아주 좋은 읽기였다.
정말 놀랍고 또 놀라운 소재, 엄청난 세계관.
어떻게 추천하지 않을 수 있을까.
누군가 요즘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언와인드 시리즈다!
엄청나다! 대단하다! 와? 와! 와~~~~ 인정.

[첫문장]
우리의 임무는 중대하며, 주어진 시간은 짧습니다. 지난 몇달간 점점 더 많은 비행 청소년이 공공의 안전에 명백한 위협이 되어 왔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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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솔드 : 흩어진 조각들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3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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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 이 말도 안 되는 제도가 시작된 데는 인간의 모든 신체를이식시킬 수 있는 기술을 완성한 잰슨 라인실드라는 과학자에게서 시작되었다.
물론 라인실드는 언와인드를 위해 이 기술을 만든 것은 아니다.
이식이라는 기술로 꺼져가는 생명을 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을 터다.
라인실드는 이 신체 이식 기술이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능동적 시민 단체'를 만들고 감시하게 했으나 결과적으로 이 능동적 시민 단체는 거대한 탐욕의 괴물이 되어 어린 생명을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포장하여 극단적 이기주의 사회로 만든 것이었다.

3권 언솔드에서는 우리의 주인공들이 문제의 근원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라인실드의 기록은 능동적 시민 단체에 의해 삭제되었으나 코너와 레브는 라인실드의 아내 소니아에게로 향하는데 이 소니아라는 인물은 1권에서 언와인드될 운명인 아이들을 구해주던 그 안전가옥의 할머니였다는 것.

코너, 레브는 소니아의 안전가옥으로 향하면서 죽음을 목전에 둘 만큼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리사. 능동적 시민 단체의 실체를 공개하고 도망자 신세가 되어 죽을 고비를 넘기는 모험을 하게 되고, 캠은 떠나간 리사 때문에 능동적 시민 단체에 반감을 갖게 되고 리사를 찾아 자신을 탄생 시킨 능동적 시민 단체로부터 탈출한다.
무력화하며 세력을 키워가는 스타키와 황새군단 그리고 헤이든...

이야기가 정말 단 1초의 한 눈 팔 시간도 주지 않고 거침없이 이어진다.
간혹 어마어마한 길의 장편소설에는 스치듯 등장했다 사라지는 이야기들도 많고 조금은 억지스럽게 짜 맞춰진다는 느낌도, 혹은 모호하게 이어지기도 하는데 와~~~ 이건 뭐~~~ 차원이 다르다.
사실 수확자 시리즈 또한 엄청난 세계관과 작가적 상상력에 감탄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작품이었으나 작품의 말미로 갈수록 아주 조금 힘이 빠지는 느낌을 받기는 했었다.

이제 마지막 단 한 권 남았다.
이 거대한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몹시 궁금하다.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어른들에 의해 망가진 사회를 되살리려고 목숨 걸고 노력하는 이들이 고작 10대의 아이들이라니...

물리적인 어마어마한 두께의 책들을 보며 사실 쉴 새 없이 읽어낼 수 있을까 생각을 했었다.
하하하 어떻게 된 일인가. 어느새 네 번째 책을 앞에 두고 있다.
심지어 얼른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덥고 습한 이 여름날 셔스터먼의 세계에 푹 빠져 잘 견디고 있는 것 같다.
이 대장정의 마무리가 어떻게 될지 몹시 기대된다.

[첫문장]
"법안이 합의됐어. 하트랜드 전쟁이 끝났어."
잰스 라인실드는 앞문을 닫고 코드를 소파에 던진 뒤 안락의자에 털썩 주저앉는다. 모든 관절이 안에서부터 풀려 버린 것 같다. 몸 전체가 속속들이 언와인드된 것만 같다.
"설마" 소니아가 말한다. "제정신인 사람이 그 끔찍한 언와인드 합의에 서명했을 리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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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홀리 : 무단이탈자의 묘지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2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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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_21
언홀리_닐 셔스터먼

언홀리를 읽기 시작할 때 나는 좀 안일한 생각을 했었나 보다.
주인공 코너, 리사, 레브가 언와인드라는 말도 안 되는 제도에 대항하는 이야기가 펼쳐지려니 했었다.
그 과정에서의 사건들이 있겠지만...
물론 언와인드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 언와인드의 배경과 그 배후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런데 정말
언와인드보다 더 나쁜 더 악한 상황이 있을까 싶었다.
작가의 상상력이란...
언와인드된 아이들의 신체 일부를 조합하여 만들어 낸 새로운 인간 생명체 '캠'의 등장.

그리고
하비스트 캠프 파괴 과정에서 하반신 마비가 된 리사는 언와인드를 반대하기 때문에 이식을 받지 않기로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척추 이식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이야기, 무단이탈자 아이들을 이끌고 있는 코너에게는 새로운 인물 스타크와의 갈등 상황에서 분열을 겪데 되는데 이런 모든 상황들이 영화처럼 펼쳐졌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언와인드와 이식을 종용하는 듯한 광고 그리고 무단이탈자를 판매하는 장기 해적, 이 아이들을 거래하는 암시장의 이야기는 참 많이 불편했다.
중간 정도까지는 이야기가 살짝 늘어지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이후 종잡을 수 없이 휘몰아치는 이야기에 또 한 번 푹 빠져버렸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힘겹게 싸우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개인적인 이기심과 욕망 때문에 도덕적 가치나 인간의 존엄이 파괴되는 사건들이 실제로 일어나기도 하기에 이 소설이 SF이기에 대행스럽다가도 SF여서 무섭게도 느껴진다. SF적 상상력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일들이 너무도 많기에...

[첫문장]
언와인드 디스톨로지는 뒤집힌 세상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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