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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럴 앰비션 - 이기적 야망의 종말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이정민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6월
평점 :
세상은 오랫동안 야망을 찬양해왔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의지, 더 많은 것을 이루고자 하는 욕망은 성장의 원동력으로 여겨졌고, 성공은 곧 그 야망이 증명된 결과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그 치열한 경쟁의 끝에서 우리는 종종 설명하기 어려운 공허를 마주한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었는데도 어딘가 허전하고, 충분히 애썼는데도 무엇인가 빠져 있는 듯한 감각. 문제는 야망의 크기가 아니라 방향에 있었던 것은 아닌지, 더 많이 가지는 삶이 아니라 더 의미 있게 쓰이는 삶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묻는 책, 『모럴 앰비션』.
브레흐만은 인간의 선한 본성에 대한 믿음으로 잘 알려진 작가이다. 전작 『휴먼 카인드』에서 인간에 대한 냉소를 걷어냈다면, 이번에는 그 믿음을 현실 속 행동으로 이어간다. 선함은 마음속에 품고만 있는 감정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작동하는 힘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안타까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더 나은 세상을 바란다는 선언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그 마음이 실제 삶의 방향이 되고 선택의 기준이 될 때 비로소 선함은 현실을 움직이는 에너지가 된다. 책 속에는 세상을 바꾸어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그들의 특별함은 영웅적인 재능보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에 삶을 기꺼이 사용했다는 데 있다.
이 책이 건네는 가장 묵직한 화두는 성공이 아닌 삶의 용도다. 사람들은 삶의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만, 의미는 때때로 너무 거대하고 추상적이다. 반면 용도는 훨씬 구체적이다. 하루의 시간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가진 능력은 무엇을 위해 쓰이고 있는지, 반복되는 노동과 노력은 어떤 결과를 향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결국 삶은 무엇을 소유했는가보다 무엇에 쓰였는가로 기억된다.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어디에 기울이는가를 통해 삶의 방향을 증명한다. 삶은 멈춰 있지 않고 끊임없이 사용되는 과정이며, 그 과정 속에서 저마다의 형태를 갖추어간다. 누군가는 자신의 재능을 더 많은 이익을 만드는 데 사용하고, 누군가는 누군가의 삶을 조금 더 나아지게 만드는 데 사용한다. 같은 하루를 살아도 삶의 방향은 전혀 다른 곳을 향하게 된다.
그렇다고 이 책이 희생이나 헌신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야망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다만 그 야망이 자기 자신만을 향해 있지 않기를 바란다. 더 큰 집이나 더 높은 연봉을 꿈꾸는 대신,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꿈꾸는 것. 더 넓은 영향력을 갖고 싶다면 그것을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사용하는 것. 인간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아갈 때보다 더 넓은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때 깊은 충만함을 경험한다. 자신의 노력이 타인의 삶에 보탬이 되는 순간, 야망은 경쟁의 언어를 넘어 책임의 언어가 된다. 브레흐만은 선함과 야망을 서로 반대편에 놓지 않는다. 선한 사람은 욕망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더 넓은 세계와 연결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거대한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한 사람의 삶으로 돌아오는 책. 지금 하고 있는 일, 쏟고 있는 시간, 품고 있는 꿈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누구에게 도움이 되고 있으며 무엇을 남기고 있는가. 그런 물음은 특정한 직업이나 나이의 사람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살아가는 방식은 달라도 결국 모두가 한 번쯤 마주하게 되는 문제다. 누구도 완전히 홀로 살아갈 수 없다. 한 사람의 선택은 생각보다 멀리 흘러가 다른 사람의 삶에 닿고, 그렇게 이어진 영향은 또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삶은 결국 무엇을 이루었는지보다 무엇을 남겼는지로 기억되는 법이니까.
열심히 살아왔는데도 가끔은 지금의 방향이 맞는지 돌아보게 될 때가 있다. 손에 쥔 것은 많아졌는데 이상하리만치 비어 있는 마음을 발견하는 날도 있다. 『모럴 앰비션』은 그런 시간들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어디에 기울여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 인간의 선함을 믿고 싶으면서도 현실의 냉소 앞에서 머뭇거린 적이 있는 사람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성공의 기술을 말하는 대신 삶의 방향을 이야기하고,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는가보다 무엇을 위해 자신을 사용했는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한 사람의 생애는 결국 자신이 사랑한 것들과 책임졌던 것들의 총합이기에. 오래도록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일수록 더욱 깊이 읽게 될 것이다.
✏️도서출판 인플루엔셜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