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영혼이 번지는 곳 터키 In the Blue 14
백승선 지음 / 쉼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터키 이스탄불의 상징과도 같은 아야소피아. 터키를 소개하는 여러 책자를 통해 이미 내가 다녀온 곳인양 익숙한 곳이 아야소피야이긴 하지만, 백승선의 사진으로 보는 아야소피아는 마치 19세기의 사실주의 화가 쿠르베의 풍경화를 보듯 선명했고, 또 한편으로는 현실보다 더 현실감있는 모습때문에 오히려 몽롱해지는 그런 느낌이다.

이런 풍의 여행서는 실제 모습보다 더 화려한 사진과 작위적이고 감상적인 지은이의 깨닫음으로 치장되어 있기 마련이지만, 백승선의 글과 사진으로 보는 터키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 지은이가 불필요한 개인적 감상을 줄임으로서 있는 그대로의 '터키'를 보여주려 했기 때문이리라.

평소에도 터키는 내게 로망이지만, 백승선의 사진들을 보면서 터키에 대한 나의 로망이 점점 뭉게뭉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마치 카파도키아를 보기 위해 오른 열기구들이 둥실둥실 떠오르는 것처럼.

 

 

그 어디보다도 나는, 하늘빛을 담은 신들의 온천 '파묵칼레'에 가보고 싶다. 터키어로 '목화의 성'을 뜻하는 파묵칼레는 지은이의 말에 의하면 정말 솜으로 만든 요새처럼 보인다고.

사진으로 보는 파묵칼레는 엄청난 파도가 일으키는 바다 거품같기도, 혹은 수정바위 틈틈이로 푸른물이 고여있는 것 같기도 하다. 직접 보면서도 눈앞의 광경이 좀처럼 믿기지 않는다는 그곳.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가 이처럼 어울리는 곳도 없을 것이라는 지은이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부신 이 신비로움을 꼭 두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마구 용솟음침을 느낀다.

자연과 시간이 빚어놓은 이 신비한 결정체를 보고나면 벗어나고 싶을 만큼 지루한 내 일상에도 어떤 변화가 생기는 걸까. 그건 알수 없지만, 아니 어쩌면 지루하기만 한 내 일상이 더더욱 지겨워질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내가 살아있다는 것에 깊은 감사가 우러나리라는 것은 예상할 수 있겠다. 어디를 여행하건 여행의 목적은 그곳을 통해 바로 나 자신을 발견하는 법이니까.

 

터키 여행을 앞두고 있다거나, 혹은 나처럼 터키를 오랜 로망으로 간직하고 있다거나, 그도 아니면 여행이 남일처럼 아득한 사람일지라도 백승선의 <두 개의 영혼이 번지는 곳 터키>를 읽어보라고 꼭 권하고 싶다. 사진만으로도 가슴이 트이고, 무엇인가 꿈 꿀수 있음에 문득 감사하는 마음이 생길터이니.

 

 

평생 사용한 감탄사보다 더 많은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는 터키에서 바라보는 지중해와 하루 종일 앉아만 있어도 충분히 행복한 곳, 파묵칼레와 그리고 카파도키아의 열기구 여행은 조만간 꼭 이루어야 할 나의 소망 중 하나로 올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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