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도서관에 끌리다 선생님들의 이유 있는 도서관 여행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엮음 / 우리교육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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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볼라벤'이 우리나라를 강타할때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휴교를 했다. 우리아이의 학교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아이를 집에 혼자 둘 수 없어서 나도 직장을 하루 쉬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수도권에서는 태풍피해가 심하지 않았고, 학교까지 휴교할 정도는 아닌듯했다. 해서 아이를 데리고 주민센터에 위치한 도서관을 찾았다. 중앙도서관이 아닌 주민센터의 미니도서관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처음 찾은 미니 도서관은 생각보다 훨씬 아담했고 적당히 아늑했으며, 제법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으로 꾸며져있었다. 아이가 방과후에 제 혼자 찾아와 책을 읽을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걷기에는 너무 먼 도서관의 위치가 불만스러웠다. 이사할 때 도서관의 위치를 고려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태풍 덕분에 도서관은 조용한 편이었지만, 한 엄마가 초등학교 2학년은 됨직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소리는 간간히 들리는 바람소리보다도 더 큰 울림으로 귀를 어지럽히곤 했다.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을 찾는 엄마라면 적어도 주변을 생각하는 여유쯤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도 들었고, 도서관이 아예 책 읽어주는 엄마와 아이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태풍으로 온나라가 소란스럽던 날 아이와 함께 찾은 도서관에서 느낀 불만은 두가지였다. 거리가 멀다는 것과, 조용하지 않다는 것 두가지를 제외한다면 아주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내가 자랄때는 특히나 공공도서관에 얽힌 기억이 없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아파트 게시판을 보아도 도서관에서 열리는 문화행사는 적지않고, 꼭 책을 읽기위해서만 찾는 곳이 도서관이 아니라는 것쯤은 이젠 거의 상식이 된 듯하다. 그럼에도 도서관을 찾는 사람보다는 찾지 않는 쪽이 많을 것이고, 도서관에서 알토란 빼먹듯 정보를 빼먹는 사람보다는 도대체 도서관을 왜 가야하는지 모를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만큼 도서관은 우리에게 일반적인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서관이 공공의 문화장소로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첫번째 이유로 거리상으로 너무 멀다는 점이다. 요즘에는 주민센터에 미니 도서관 하나씩 쯤은 가지고 있지만 사실 주민센터가 오분거리마다 있는 것도 아니고, 동네마다 주민센터의 규모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주민센터에 딸린 도서관만으로는 그 수요를 감당하기가 수월치 않다 생각한다.

욕심같아서는 아파트마다 도서관이 하나씩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보다는 먼저 학교에 있는 도서관이 좀더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오래된 학교일수록 도서관 시설이 부족한 것 같고, 그나마 있는 도서관도 잘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학교 도서관이 그 학교 학생뿐만이 아닌 지역주민을 위한 도서관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책은 현직 학교 선생님들의 북미 도서관 기행문으로, 유럽의 도서관 순례에 이은 두번째 책이다. 도서관이 발달된 나라들을 찾아보고 직접 눈으로 공부하고, 우리의 도서관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노력으로 씌여진 책이다. 유럽편은 나는 보지 못했지만, 북미편만 보고서도 평소 우리의 도서관에 갖었던 불만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눈에 보이는 듯 하다.

미국에서는 잘 사는 동네일수록 도서관이 먼저라는 이야기를 읽으며, 교육열이 높고 잘 사는 동네일수록 사교육 시장이 발달된 우리나라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친구들을 보아도 학원이 좋아 이사하는 친구는 보았어도, 도서관이 좋아 이사한다는 친구는 본 적이 없다. 그것이 꼭 자식들이 잘되길 바라는 부모의 잘못이기만 할까.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고쳐져야 할 것은 먼 미래보다는 단기적인 국가 정책일 것이다. 기존의 것들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부족한 부분을 상호 보완하며 좀더 가까운 거리에 도서관들이 세워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의 문화를 개선하자는 취지의 이런 책들을 보다보면 은근히 짜증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우리도..'하는 생각보다 '우리는..' 하는 비관이 먼저 들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도 문화사대주의의 하나겠지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스려본다. 좋은 사례, 좋은 경험을 자꾸만 훑다보면 우리의 문제점이 더 크게 보일 것이고, 문제점을 본다는 것은 개선의 여지를 포함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불평등과 과도한 경쟁이라면 미국 못지않은 우리도 적어도 미국만큼은 도서관 문화가 발달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우리에게도 미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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