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착한 분노 - 안철수가 말한 안철수, 심리학자가 분석하다
이경희 지음 / 예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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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철수가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라고 생각하는 한 사람이다. 그 이유는 CEO 대통령의 정치적 능력을 이미 처절하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물론 사사로운 개인의 이익 추구를 우선하는 CEO와 무엇보다 공익을 우선하는 CEO를 비교해서는 안되겠지만, 어쨌든 CEO 대통령을 통해 경제는 경제인이 정치는 정치인이 가장 잘 할 수 있지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 한편으로 안철수가 정치가가 될 것을 반대하는 또다른 이유는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진정성이 훼손되는 것을 더이상 견딜 자신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쉽게 말하자면, 안철수가 '노무현 꼴' 날까봐 두려운 것이다.

 

안철수가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나는 이 책을 안철수의 정치적 능력을 알고 싶은 욕구에서가 아닌, 에니어그램으로 보는 인간 안철수를 알고싶어 선택했다. 서로다른 아홉가지 성격과 그 성격 내면의 역동성을 설명하는 일종의 성격 유형론인 에니어그램은 자신과 타인의 이해를 돕는 도구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나 역시 심리학 개론 시간에 '에니어그램 성격유형 검사'를 받은 경험이 있는데, 내 경우는 4번 낭만형으로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직관력과 감수성이 예민한 유형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 결과에 대해 나뿐만 아니라 주변사람들도 수긍했는데, 평상시 나는 특별함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자신을 조절할 필요가 있는 유형의 성격인 것이다.

 

고대의 지혜와 현대 심리학이 결합되어진 결과라는 에니어그램은 심리상담 분야에서는 많이 사용되고 있는 도구이다. 상담과 심리분석 및 치유 전문가인 지은이 이경희는 안철수의 저서와 인터뷰, 평서의 언행 등을 보고 에니어그램을 이용해 안철수의 성격유형을 판별하고 그에 대한 해석을 이 책에 정리했다. ]솔직하고 가식이 없으나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라는 평을 주로 듣고 있는 안철수는 에니어그램에 의하면 본능형으로,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엄청난 내적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평화주의자로 분석된다.

이처럼 책은 에니어그램에 집중해서 안철수를 분석하고 있지만, 역시 안철수라는 인물에 촛점을 맞춘 책답게 그가 정치를 해야할 이유들을 나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뒷부분에서는 그만 집중력이 흐트러지기는 했어도, 안철수가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여겼던 기존의 내 입장이 조금은 달라졌다.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가장 좁게 제한된 '나'의 이익을 위해서 사람들이 행하는 이기적이고 비겁한 행위들이라는 안철수에게 한번 더 기대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안철수가 정치를 하고자 하는 것은 여타의 정치적 목적 때문이 아닌, 불의한 세상을 자신의 힘을 보태 고쳐보고자 하는 선의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선의만으로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어 불안했던 나는 사회적 모순, 불합리한 관행, 무책임 등에 관한 공적 분노로 움직이기 시작한 안철수의 정치 행보에 대해 이 책으로 인해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은 그의 정치활동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부디 그가 쥔 칼이 외과의사의 사람 살리는 칼이길 진심으로 바라는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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