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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 번은 체 게바라처럼 - '인문학 특강''생존경제학' 최진기의 리얼 인생 특강
최진기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솔직히 고백하건데,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체 게바라' 때문이다. 체 게바라를 이야기하는 책일 것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지, 출판사 서평을 읽었음에도 체 게바라의 생을 이야기 하는 책일 것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그랬기에 책을 덥썩 안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저자 최진기의 약력과 목차를 살펴보고 나는 기염을 토할 수 밖에 없었다. 이건 뭐 성공한 삶을 위해 이래라, 저래라 일일히 친절하게 알려주는 자기계발서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내 생각과 한참이나 다른 책이라는 것에 묘한 배신감까지 들었는데, 그것은 '체를 팔아서 책을 팔자'는 일종의 상술에 놀아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해서, 이미 오래전에 읽었던 장코로미에의 <체 게바라 평전>을 다시 꺼내들었다. 평전을 정독한 후, 적당한 상술로 적당히 책을 팔아먹겠다고 작정한 저자에게 비난의 서평이라도 한 줄 남겨야 속이 시원해질 듯 해서였다. 그런데 왠일인지 <체 게바라 평전>을 읽는 속도가 무척이나 더뎌지면서, 처음 읽었을 때의 그 감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꼬인 마음으로 읽는 책에 완전히 몰입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체 게바라 평전>을 제치고, 바로 <일생에 한 번은 체 게바라처럼>을 집어들었다. 이 정도의 자기계발서를 비난할 목적이라면 굳이 평전을 정독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체는 누구보다 인간을 사랑했고, 자유를 사랑했던 사람임으로 그를 이용해 현실적인 성공을 꾀하라는 충고를 담은 책이라면 평전에 대한 정독조차도 필요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우선 나는 저자의 직업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사회탐구 영역 점유율 1위의 스타 강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스타 강사, 그렇다면 그는 입시를 위한 사교육 시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뜻이렸다. 거기에 주부를 상대로 경제를 명쾌하고 속시원하게 알려주고 있다고 했다. 그건 그가 '재테크의 달인'이라는 뜻일 것이라고 알아들었다. 또 그는 인터넷 방송에 경제 강의 동영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 나는 결국 최진기 라는 스타 강사는 사람들의 불안을 미끼로 자신의 배를 불리는 뻔뻔한 베짱이 일뿐이라고 해석했다. 그런데 더더욱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최근에 그는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는 인문학 강의로 팟캐스트 교육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했다. 경제와 인문정신이 함께 할 때 거기에 바로 살 맛나는 세상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경제인들의 인문학 공부를 믿지 않는 사람이다. 그들이 하는 인문학이란 어디가서 딱 폼 날 만큼, 인문학이 대학을 떠나 고생하는 현장이 바로 그곳이라는 평소의 지론 때문이다.
더구나 자기계발서는 절대 읽지않는다는 저자가 쓴 자기계발서라니 이 얼마나 웃기는 상황이냔 말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날선 비판의 시각이 아닌, 비난의 시각으로 읽기 시작한 책은 체 게바라의 좌우명 '불가능한 꿈을 지닌 리얼리스트가 되자'를 부제로 단 1부의 세번째 꼭지, '매스게임의 카드 한 장과 대기업의 인생'에서 부터 틀어지기 시작했다. '어, 최진기라는 사람, 내가 생각한 스타 강사가 아니네.'
요즘 청춘들에게도 체 게바라가 먹히는지는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러나 최진기의 <일생에 한 번은 체 게바라처럼>을 읽고 난 후라면, 혁명가 체 게바라에 대해 궁금해할 청춘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의사라는 멋진 타이틀을 쥐고 있었으면서도, 오로지 사람과 자유만을 사랑해 혁명가이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에르네스토 게바라 데 라 세르나'.
저자 최진기는 말한다. 이변이 없는 한 무한경쟁 사회는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편안함만을 추구하며 나만은 예외라고 생각하는 삶이 계속되는 한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승자의 보상에 대해 환호하는 사회가 아니라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존재하는 사회가 정상인 사회라고. '부자 되세요'라는 말을 부끄럼도 없이 마구 내뱉는 사회가 아닌, '꿈을 이루세요' 라는 덕담을 나누는 아름다운 사회는 개개인의 혁명을 통해 완성될 것이라고 말이다.
엄숙함을 거부하고, 가장 많은 것을 박탈당한 사람들 편에서 짧은 일생을 마감한 체 게바라의 삶을 통해 이시대 우리나라의 청춘들의 고민을 풀어나간 이 책에 관심을 갖을 만한 이들이라면 틀림없이 일생에 한 번은 체 게바라처럼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잃지않으면서도 자신의 삶을 혁명하기 위한 시도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책을 읽은 소감을 마무리 한다.
많은 사회구성원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사는데 어려움이 없는 사회, 그것이 바로 복지사회의 본질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강하게 동조한다.